양유찬(42) 에코서비스코리아 사장은 요즘 유럽에서 오는 손님들을 맞이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들은 폐기물 처리 전문가들로 에코서비스코리아의 대주주이면서 세계적인 환경·화학기업인 오닉스(Onyx)사와 로디아(Rhodia)사에서 파견된 직원들. 양사장은 이들에게 경기도 시흥시 시화공단에 있는 회사 폐기물 처리 시설을 보여주면서 회사 미래 청사진 마련에 분주하다.“올해 1백억원을 투자하고 2003년까지 총 2백30억원을 신규 투자할 계획입니다. 이 자금은 산업 폐기물의 전처리와 후처리 시설 그리고 연구소 등을 짓는데 사용할 것입니다. 현재 폐기물 처리 규모로 3위에 머물러 있지만 3년내 국내 1위의 폐기물 처리업체가 될 것입니다.”전신이 조양화학이었던 에코서비스코리아는 폐기물 처리 전문업체로 지난해 9월 로디아사가 인수했다. 로디아사는 지난 1월 오닉스사에 다시 50% 지분을 매각했다.로디아사가 화장품, 의류, 식품, 환경사업 등 화학제품 생산업체라면 오닉스는 세계 4천개의 도시에 3천만 인구의 폐기물을 처리하는 환경전문기업. 오닉스는 최근 현대전자가 매각한 경기도 이천공장의 폐수시설도 인수해 한국투자를 늘려가고 있다.2003년까지 총 2백30억원 신규 투자 계획“외국인들이 국내 환경사업에 투자하는 이유는 앞으로 사업전망이 좋기 때문입니다. 2002년부터 정부가 폐기물 처리 기준을 대폭 강화할 계획인데 국내 환경업체는 자금난으로 추가 시설 투자를 할 수 없는 형편입니다. 이는 난립했던 환경업체들이 정리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우리처럼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소각로 시설 등을 완비한 업체엔 사업을 성장시킬 기회입니다.”양사장은 연세대학교 화공학과를 졸업, 한국BP(British Patrol)에 입사한 뒤 줄곧 화학약품에 관련된 일을 했다. 공업용 식초로 불리는 빙초산 등 아세틸 계열의 화학제품의 제조, 수출, 공장설립 등 다양한 일을 추진했다.지난 94년 케미컬분야 부장을 마지막으로 한국BP 를 떠나 영국 화공제품 회사인 인스펙(Inspec)사의 아시아 담당 사장으로 옮겼다. 이곳에서 양사장은 페인트의 원료인 하이드록시 모노마 제품을 중국 등에 판매하고, 국내 공장 설립도 추진했다.특히 중국진출은 성공적이었는데 까다로운 중국시장의 판매 루트를 개척했다. 또 경쟁업체들과 손잡고 다양한 화학제품을 패키지로 팔 수 있도록 제품 통합에도 나섰다.그 결과 연간 1천만달러에 불과했던 매출이 5천만달러로 늘었다. 땅이 넓은 중국의 경우 소비자들은 원하는 제품을 한곳에서 모두 구입하기를 원했고, 양사장은 이같은 시장의 요구를 반영해 매출 증대에 성공했던 것이다. 이런 사업수완이 업계에 알려지면서 그는 지난해 9월 에코서비스코리아의 대표로 영입됐다.“환경사업은 정부의 의지가 중요합니다. 정해놓은 원칙대로 환경정책을 실행해야 외국인들이 이 분야의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겁니다. 또 기업들도 제품생산의 마지막 단계인 폐기물 처리를 귀찮은 일 정도로 생각하지 말고 생산의 중요한 과정으로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