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전망 불투명, 월가 큰손들 “일단 관망” … 2/4분기 기업 실적따라 U자형 회복세 전망

나스닥의 많은 투자자들이 시장의 미래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나스닥시장이 회복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비관론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는 형국이다. 월가의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적어도 단기적인 관점에서 나스닥시장이 침체를 지속할 것이라는 점에 대체로 동의하는 모습이다.최근 나스닥지수의 추이를 살펴보면 투자심리 악화 현상을 엿볼 수 있다. 지난 1월초와 월말 두차례에 걸친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기준금리 인하조치에도 불구, 나스닥지수는 내림세를 지속해 지난 9일에는 연초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9일 시스코 시스템즈의 실적악화 전망의 영향으로 전날보다 91.09포인트(3.56%)가 급락, 2470.97을 기록했다.뿐만 아니라 지난 13일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한 앨런 그린스펀 FRB의장이 향후 경기를 낙관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나스닥지수는 61.94포인트(2.49%) 곤두박질쳐 2427.72를 기록했다. 많은 투자자들은 FRB가 내달 20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앞서 금리인하조치를 앞당겨 취할 가능성이 없을 뿐더러 금리를 내린다고 해도 인하폭이 적을 것으로 받아들인 것이다.기업들 실적악화 발표에 투자 급랭금리인하의 재료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차 퇴색해가고 있는 느낌이다. 금리인하조치와 함께 발표되고 있는 어두운 경제통계들을 비롯, 기업들의 실적악화 발표에 비춰 볼 때 현재 경기악화의 폭과 깊이가 단기간에 개선되기에는 넓고 깊다는 것을 투자자들이 인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FRB의 금리인하조치로 언젠가는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시스코 시스템즈와 같은 대형기술주에 대한 투자는 꺼리고 있는 모습이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기술주의 앞날에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월가의 기술적 분석가들도 차트상으로 볼 때 지난 9일 주가급락으로 나스닥지수의 모양새가 아주 나빠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중기적으로 볼 때 나스닥차트가 W자형 바닥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W형 바닥을 그릴 경우 시장의 회복은 더 지연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들은 차트상으로 나스닥지수가 W자형 바닥을 그린다는 것은 연중최저치를 기록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향후 시장을 낙관하는 애널리스트들도 나스닥시장이 언제부터 반등추세를 지속할 것인지에 대해 정확히 말하기를 꺼리고 있다. 기술주의 전망을 밝게 보는 펀드매니저들조차도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기술주를 피하면서 경기변동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방어주’들을 사들이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아직도 기술주들의 PER가 상당히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지난 14일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골드만 삭스의 기술주 투자 심포지엄에서 대부분의 대형 투자자들은 나스닥시장의 앞날을 불투명하게 보고 있다고 참석자들은 전하고 있다. 월가의 ‘큰손’들은 일단 관망자세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나스닥시장이 V자형보다는 U자형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그만큼 본격적인 주가반등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이야기다. 오는 2/4분기와 3/4분기에 기업실적이 악화되면 나스닥 시장의 회복은 더 늦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월가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해보면 나스닥시장은 앞으로 두고 봐야겠지만 상당기간 동안 시련의 시기를 더 거쳐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