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조정 난제 마무리, 해외매각 길 열려… 금융시장에도 긍정적 영향 전망

최근 대우자동차 구조조정 과정이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1천7백85명에 달하는 대규모 감원을 둘러싸고 종업원과 경영진 및 채권단간에 이해가 대립되는 것은 어쩌면 불가피한 부분이고, 아직도 우리는 구조조정의 과정에 있음을 새삼 절감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 경제에 있어 대우차 문제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결코 작지 않음을 생각할 때, 대우차의 성공적인 구조조정과 원만한 해결이 최근 호전 기미를 보이고 있는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이다.대우차 문제, 한국차산업 마지막 구조조정 일환자동차 산업은 철강 화학 기계 운송 금융 등 전후방 관련산업에 대한 파급효과가 엄청나고, 고용효과가 막대하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는 물론 선진국에서도 대단히 중요한 산업으로 인식된다. 또한 우리의 경우 전체 국가 수출 중 7%를 차지하고 있어 반도체에 이은 수출전략 산업으로서의 위상을 가지고 있다.국내 자동차 산업은 30여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최단기간에 세계 6위 규모의 생산국으로 도약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80년대 엑셀 신화로 대변되는 북미 수출의 성과가 소위 저가 메리트에 의존한 소형차 위주 전략의 결과라면, 최근의 북미 수출 급성장은 중형차와 RV(Recreation Vehicle)의 확대,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따른 한국차의 재조명이란 점에서 의미있는 결과로 보아야 할 것이다.그러나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그동안 규모 위주의 양적인 성장에 집착해 무리한 설비확장을 추구해왔고, 국내외 시장 규모에 비해 과다한 경쟁업체들이 존재했다는 점에서 구조조정이 필요한 대표적인 산업으로 지적돼 왔다. 그 결과 98년말 현대의 기아차 인수를 시작으로 현대모비스, 아시아자동차의 흡수, 르노의 삼성차 인수 등 업체간 실질적인 통폐합이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따라서 현재의 대우차 문제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마지막 구조조정 과정이자 그 규모와 부실의 정도를 고려할 때 가장 고통스러운 과정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조정의 과정이 기업 체질의 강화는 물론 나아가 과거와 같은 만성적인 출혈판매, 물량 위주의 판매경쟁 관행을 상당 부분 불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 전체의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현재 고용조정과 관련된 부분은 이번의 감원을 끝으로 목표를 달성했다. 가장 첨예한 문제인 인력조정 문제가 마무리됐다는 점은 이후 공장 및 라인별 감산, 모델 단종, 분할 매각 등 후속조치가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는 전제가 된다는 점에서 GM의 인수부담을 덜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 GM 매각 이외의 대안을 모색할 경우에도 자생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대우차 문제는 99년8월 사태 발생 이후 주식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 왔음을 우리는 기억한다. 특히 작년 9월15일 우선협상대상자로 2개월 이상 실사와 협상에 관여해 왔던 포드의 급작스런 인수 포기는 주식 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주었으며, 이후 시장의 약세에 중요한 요인이 됐다. 이번 대우차 감원 문제가 원만히 마무리될 경우 대우차의 향후 처리는 보다 가속화될 것이다. 이것은 GM 인수든 아니면 다른 대안이든 해결의 방향으로 접어듦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시장에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원만한 사태 해결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