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가격, 30~40대 샐러리맨에 인기 … 참치 수급 중요, 가맹본사 결정 신중히

“질 좋은 상품을 싸게 파는 것, 그게 장사의 기본 아닌가요?”서울 강북구 미아동에서 참치전문점 ‘명장’을 운영하는 김병은(53)사장은 질 좋은 참치를 어느 곳보다 싸게 파는 박리다매 전략으로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보통 1인분에 3만∼4만원 대인 참치회를 1만5천원으로 낮춰 직장인들 사이에 선풍적 인기를 모으는 중이다. 저가판매가 가능한 이유는 체인본사가 대형 참치제공업체와 직접 계약을 맺어 참치를 대량 구매하기 때문. 중간 유통과정을 없애고 소매가격 거품까지 걷어내 소비자 눈높이를 맞춘 것이 적중했다.명장은 중간 유통과정을 없애고 소매가격 거품까지 걷어 소비자 눈높이를 맞춘것이 적중했다.김사장은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사업 경험이 전혀 없는 전업주부였다. 9남매의 맏며느리로 시집와 30년 남짓 집안 일에만 파묻혀 있었다. 시동생과 시누이들을 모두 결혼시키기까지 ‘바깥 일’은 엄두를 내지 못했고 완고한 남편도 곁눈질을 허락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나름대로 사업의 꿈을 키우면서 ‘때’를 기다렸다.지난해 가을 마침 인터넷 수산물 유통회사에 다니는 아들이 엄마의 창업 의지를 파악하고 박리다매형 참치 전문점을 추천했다. 한창 대중화 단계를 밟고 있는 고급 아이템인데다 수익도 짭짤할 것이라는 게 추천 이유. 아들의 끈기있는 측면 지원 덕분에 남편은 창업 자금을 보탤 정도로 태도가 바뀌었다. 개업 3개월이 지난 지금엔 부부가 함께 시장을 볼만큼 확실한 공조 체제가 갖춰졌다.이벤트로 먹는 재미에 보는 재미 더해“요즘 너무 즐거워요. 젊은 종업원들과 함께 일하고, 점잖은 손님들에게 정성껏 대접하는 게 굉장한 재미이더군요. 생각 밖으로 일도 깔끔한 편이고요. 물론 돈버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김사장의 식당에선 매주 수요일 저녁 특별한 이벤트가 벌어진다. 길이 1m가 넘는 참치 한 마리를 주방장이 통째로 손질하는 행사다.손님들을 관객으로 놓고 펼치는 일종의 테이블 쇼. 질 좋은 참치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고객들로 하여금 직접 확인케 하고 먹는 재미에 보는 재미도 함께 제공한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는 데 탁월한 효과를 내는 건 물론이다.영업시간은 오후 5시부터 새벽 2시까지. 대부분의 식당이 점심시간 매출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 달리 저녁시간 영업에만 전력을 다한다. 위치가 지하철 4호선 미아역세권의 먹자골목인 점을 감안, 퇴근길 직장인을 집중 공략하기로 한 것이다. 실제로 30∼40대 샐러리맨이 고객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여러모로 부담없다는 단골들이 많아요. 가벼운 주머니 사정을 알아주는 저렴한 가격에 무한대로 제공되는 참치회를 즐길 수 있으니 인기가 높을 수밖에요. 손님이 좋아하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참치회는 손님이 “그만”이라고 할 때까지 제공된다. ‘그러고도 수익이 날까’ 의문이 날 법 하지만 본사로부터 참치를 들여오는 원가는 공급가격의 40% 수준. 유통과정을 단축하고 단가를 낮췄음에도 비교적 높은 마진율이다.월요일처럼 손님이 적게 드는 날은 하루 60만원 선,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하루 90만원까지 매출이 오른다. 개업후 3개월 동안 올린 한달 평균 매출은 1천8백만원 선. 점포 임대료와 관리비, 주방장과 파트타이머 등 종업원 인건비를 제하고도 월 평균 6백70만원 선의 알짜 수익을 건졌다.반면 창업비용은 수익에 비해 낮은 편이다. 15평 점포를 얻는 데 총 2천5백만원이 들어갔고 가맹비, 초도물품비, 인테리어비 등 4천만원을 체인본사에 지급했다. 총 창업비용은 6천5백만원인 셈.“짧은 시간 내에 단골을 확보하고 매출을 끌어올린 것은 고품질, 저가격, 친절 등 핵심요소를 실천했기 때문입니다. 자주 오는 손님이 질리지 않도록 기본 반찬을 바꾸고 환한 인상을 심어주는 것도 중요해요. 그 덕분인지 아직까지 술 취한 손님 때문에 고생한 적은 없습니다.”김사장은 이왕 시작한 사업, 꾸준히 매출을 올려 대성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늦게 시작한 만큼 장기 비전을 갖고 제대로 해보겠다는 이야기다.고단백 저칼로리 음식으로 이름난 참치요리는 80년대 후반부터 수요가 급증, 현재는 수산물 가공품 총 생산량의 70% 가량을 참치통조림이 차지할 만큼 국민의 주요 단백질 공급원으로 사랑받고 있다.하지만 통조림이 아닌 회 종류는 아직까지 서민들이 즐기기엔 부담스런 고급 외식 아이템인 게 사실. 참치회와 구이, 죽, 우동 등을 함께 판매하는 저가형 참치전문점은 우선 가격면에서 눈길을 끈다. 샐러리맨들의 휴식처를 표방, 최근의 건강 지향 트렌드와 합리적인 소비 경향이 맞아 떨어져 서민들의 지지를 받는 데 성공했다.수요 많은 사무실밀집지역 입지 최적이 사업은 직장인 수요가 많은 사무실 밀집지역이나 유동인구가 풍부한 지하철 역세권이 최적 입지로 꼽힌다. 중장년층이 모여 사는 단독주택지 어귀도 권할 만하다. 가족단위 외식 수요도 적지 않아 소비층이 두터운 게 장점.또한 원활한 참치 수급이 키포인트인 만큼 체인본사 의존도가 높은 사업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참치를 공급해줄 수 있는 회사인지 먼저 알아보는 것이 필수다. 각 업체 가맹점을 3∼5곳 정도 방문해 제품의 질과 영업 현황을 면밀하게 검토한 후 결정하는 것이 실패를 줄일 수 있다.참치회 시장은 매년 50%이상 급성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참치의 풍미와 영양학적 가치가 주목받고 있는 것. 저가형 참치전문점은 중장년층을 기반으로 장기간 성장 가능성이 강한 사업으로 평가된다. (02)987-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