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우량주·가치주 중심 포트폴리오 다양화” 조언

동토의 뉴욕 증시에도 봄은 오는가.봄을 알리는 듯했던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두차례에 걸친 금리인하조치도 약발이 떨어지고 말았다. 월가 전문가들은 ‘그린스펀 배당’을 모두 까먹고 새로운 배당을 기다리고 있는 형국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오는 3월20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조기 금리인하 조치를 고대하면서 시장이 오르내림세를 반복하고 있다. 지금 뉴욕증시는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시점에 놓여 있다.기술주로 구성된 나스닥지수는 2월 들어 18%가 떨어지면서 2년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3월10일의 최고치보다 56%가 떨어져 있는 상태다. 나스닥시장은 경기후퇴와 이에 따른 기업수익 악화 우려감으로 방향성을 상실했다.월가 전문가들은 최근 대형주 위주로 구성된 S&P 500지수가 크게 떨어지면서 시장의 분위기가 더욱 악화됐다고 지적한다. S&P 500지수는 올들어 5% 정도 떨어졌다. 지난해 3월24일 최고치에 비해 18% 정도 하락했다. 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장’(Bear Market)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가에서는 일반적으로 최고치에 비해 20% 정도 떨어지면 약세장으로 분류한다.레먼 브라더즈와 CSFB도 올 연말 S&P 500지수의 예상치를 크게 낮춰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레먼 브라더즈는 연말 S&P 500 지수의 예상치를 당초 1675선에서 1600선으로, CSFB는 1600선에서 1520선으로 각각 하향조정했다.전문가들은 나스닥지수와 함께 S&P 500지수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시장에 더 이상 안전한 투자대상이 없다는 ‘신뢰의 위기’까지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전문가들 ‘신뢰의 위기’ 경고2월26일 나스닥지수가 200포인트 급등했다가 하루만에 다시 100포인트가 급락하는 매우 불안한 장세가 전개되고 있어 많은 투자자들이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이런 때일수록 냉정한 자세로 시장을 바라봐야한다고 충고한다. 이들은 지난 87년10월의 증시폭락을 교훈으로 삼아 현재의 장세를 매입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 당시 증시공황 때 주식을 헐값에 판 투자자들은 이후 큰 폭의 주가상승으로 손해를 입은 반면 주식을 싼 값에 사들인 투자자들은 이익을 봤다는 평범한 교훈이다.이들은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는 식의 투자자세를 가져서는 안된다고 충고한다. 약세장에서 주식투자를 포기하면 손해를 보충할 수 있는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약세장에서 투자자들은 감정을 조절하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것이 이들의 이야기다.월가 전문가들은 나이와 투자욕구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되 일단 우량주와 가치주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강조한다.얼어붙은 동토에서도 봄을 위한 생명의 싹은 트는 법. 자연과 시장의 이치는 비슷하지 않을까. 죽은 땅에서도 라일락은 결국 꽃을 피우게 될 것이니까. 인내와 절제로 잔인한 계절을 이겨내는 자만이 열매를 거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