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향·화질 ‘빵빵’ 젊은층 몰려 … DVD방 체인사업체도 잇따라 등장

‘노래방·비디오방·(PC)게임방’.지난 90년대 전국적 인기몰이는 물론 창업아이템으로 선풍적 인기를 모았던 ‘방’자 돌림 ‘3형제’다.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방자 3형제’가 들어서지 않은 곳은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하지만 요즘 사정이 변했다. PC방을 제외하면 시들해진 분위기다. 발길이 뜸해진 것이다.하지만 이런 방자 돌림의 세계를 뒤흔든 강력한 도전자가 나타났다. ‘DVD방’이다. DVD로 제작된 영화나 공연 등의 영상물을 관람할 수 있는 시설과 공간을 갖추고 시간당 사용료를 받는 곳이다. 방은 2인1실을 기본으로 하며 사용료는 보통 방 하나에 1만원 안팎. 언뜻 기존의 비디오방과 유사하지만 저장매체와 재생장치, 음향시스템 등 주변기기들이 차원을 달리 한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우리나라에서는 유난히 ‘방’에 대한 관심이 높고 확산 속도가 빠르다”며 “요즘 새로 선보인 DVD방은 장기적으로 비디오방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전망이 좋다”고 말했다.DVD방의 확산 열기는 창업트렌드의 ‘발신지’이자 업종의 성패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신촌 대학로 등 젊은층이 붐비는 곳에 가면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비디오방 노래방 PC방 등이 영업중인 틈을 비집고 들어선 DVD방마다 빼어난 영상과 ‘빵빵’한 음향을 즐기려는 마니아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지난해 11월 서울 신촌에 문을 연 DVD Zone 연대점의 홍석광 사장은 “깨끗한 화질, 뛰어난 음향, 진동의자 등 기존 비디오방과는 전혀 다른 서비스로 마니아들은 물론 가족단위 손님들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평일 저녁과 주말은 예약하지 않으면 좌석을 얻지 못할 정도”라고.노래방·PC방 대체할 히트상품 ‘0순위’DVD방이 새로운 창업아이템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DVD Zone 연대점비단 서울의 번화가만이 아니다. 부산 대구 울산 등 지방 대도시는 물론 중소도시에도 DVD방 개설이 잇따라 현재 전국적으로 약 30여개의 DVD방이 영업중인 것으로 업계에서는 파악하고 있다. 게다가 DVD방을 창업하려는 열기도 뜨겁다. DVD방 관련업체로 매일 수십건의 문의가 몰릴 정도다. VA미디어 오대석 부장은 “전화 인터넷 등을 통한 문의가 급증하고 있으며 대부분 1억∼1억5천만원 정도의 자금을 갖고 DVD방 창업을 상담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추세라면 올해만도 전국적으로 1백여개의 DVD방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때문에 비디오방이나 PC방, 노래방 등을 운영하던 사람들 가운데 DVD방으로 전업하려는 사람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한양대 근처에서 비디오방을 4년째 운영하는 유정태씨도 그런 예. “비디오방의 손님이 줄어드는 추세인데다 청소년들의 일탈공간으로 변질되는 것 같아 1억원 정도를 투자해 비디오방을 DVD방으로 바꾸려 한다”는 유씨는 “DVD방의 전망이 좋아 다른 사람보다 먼저 DVD방을 차릴 예정”이라고 말했다.DVD방이 새로운 창업아이템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DVD방 체인사업체들도 잇따라 등장, 시장을 먼저 장악하기 위한 경쟁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현재 체인사업에 나서고 있는 곳은 스타맥스, 뉴콤씨스템, 비트윈, 큐스톤, VA미디어 등.(표 참조) 이들은 창업자금 융자, DVD타이틀 할인 제공, DVD방 사업성 홍보, 커뮤니티 형성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체인점 확대를 서두르고 있다.체인사업체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업체는 비디오 유통·배급업체인 스타맥스가 운영하는 ‘DVD Zone’. 건대 근처의 직영점과 연대점을 비롯해 4개의 체인점을 열었으며 올해 50개의 DVD Zone를 개설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추진중이다. 45평 12개 DVD방을 기준으로 기자재 인테리어 부대비용 등을 합해 약 1억1천8백만∼1억2천8백만원 정도가 든다는 게 회사측이 제시하는 투자비용이다.기존에 DVD타이틀 유통사업을 운영해온 큐스톤은 고급형으로 커피숍 카페 등을 결합한 복합영상공간 ‘뎁스DVD클럽’과 보급형 ‘뎁스DVD방’으로 이원화한 체인사업을 벌이고 있다. “대도시 1급 상권이 아닌 지역이라도 그에 걸맞은 DVD방 모델을 갖추고 있으며 다른 체인업체에 비해 투자비가 PC방 수준이면 가능할 정도로 적게 든다”는 게 이 회사 임대원 사장의 말이다. 큐스톤이 제시하는 투자 견적은 방 하나당 시스템 구축비용이 1백50만∼6백만원, 인테리어비용은 평당 1백만∼1백50만원 수준. 45평에 방 15개 기준으로 약 9천5백만원정도가 소요된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정보통신업체로 무선호출 자동수신장치인 ‘해피콜’을 개발한 뉴콤씨스템도 ‘db Park’이란 체인브랜드로 DVD방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대구 성서점과 울산 석남동 등 두곳에 db Park가 개설돼 있다. “방 하나 기준으로 시스템 구축 비용이 5천40만원, 인테리어(평당 1백25만원) 비용이 3천7백50만원 들어간다”는 게 이 회사 이진환 이사의 설명이다.마기클럽은 다른 곳과 달리 VOD(주문형 비디오)와 DVD타이틀의 비율이 8대2로 VOD의 비중이 크다. 60평에 10개 방을 기준으로 했을 때 시스템구비, 인테리어, 기타비용 등을 합해 약 2억3천만원가량이 소요된다. 사용요금도 2인 기준 1만3천원으로 책정, 다른 업체에 비해 다소 비싼 편이다.한편 DVD방에 대한 일반인들과 창업지망생들의 관심이 높지만 넘어야 할 과제도 많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DVD방이 비디오방과 동일한 업종으로 분류된다는 점. 때문에 학교나 학원 등으로부터 일정 거리를 두어야 하며 실내 창문 등 시설 규격에서 비디오방처럼 까다로운 법 적용을 받는다. 게다가 비디오방의 아류로 생각하고 은밀한 공간을 요구하는 일부 고객들도 문제다.초기에 들어가는 막대한 투자 비용도 부담이다. 대형TV, 스피커, DVD플레이어 등 시설비가 만만치 않다. 때문에 혼자 기기를 장만해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DVD는 화질과 음향이 동시에 구축돼야 하는 만큼 기기 간섭이나 충돌로 인한 에러나 잡음 제거, 개설 후 DVD타이틀 수급 등을 고려하면 전문업체와 상의하는 것이 낫다”는 게 돌비넷 신학용 부장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