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발전은 끝이 없어 보인다. 그 동안 한계라고 생각했던 것도 새로운 개념의 기술에 의해 속속 극복되고 있다. 미 MIT에서 간행되는 과학기술 전문 격월간지 테크놀로지 리뷰 최신호는 커버스토리에서 ‘주목할만한 5가지 특허’를 통해 가까운 현실에 있는 혁신적인 기술을 소개했다.♣ 분산처리 컴퓨팅‘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을 컴퓨터에 적용한 기술이다. 인터넷에 연결된 수많은 컴퓨터의 대부분은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다. 이처럼 놀고 있는 컴퓨터의 힘을 모아 태산과 같은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기술이 ‘분산처리 컴퓨팅’이다. 유전자분석, 재무정보처리, 날씨예측, 그래픽 분석 등 고성능 컴퓨터만이 처리 할 수 있는 작업을 잘게 나눠 인터넷에 연결된 수천, 수백만대의 컴퓨터에 작업을 분산시켜 처리하도록 작업 결과를 모으는 방식이다.♣ 먹는 백신백신 덕에 인간은 전염병의 공포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백신은 주사를 통해 접종해야 하기 때문에 비싸다. 백신을 냉장고에 보관하다 의료요원이 주사를 놔야 하기 때문이다. B형 간염백신의 경우 주사 1회당 6백원 정도가 든다. 그런데 백신을 먹는 형태로 만들면 단가를 6원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 프로디진이란 회사가 2000년10월 특허를 취득하고 상용화 단계에 있다.♣ 라만 광증폭기빛은 정보통신시대의 중요한 정보전단 수단이다. 가느다란 광섬유를 통해 대용량의 데이터를 순식간에 전송한다. 그러나 빛은 대용량의 데이터를 전송하는데 아주 효과적이지만 치명적 결함이 있다. 거리에 약해 멀리 떨어진 곳은 빛이 제 힘으로 도달하지 못한다. 따라서 매 70km마다 광케이블에 증폭기를 달아 빛의 신호를 올려줘야 한다. 그런데 광증폭기는 가격이 비싸고 충격에 약하다. 이는 광케이블의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구리케이블을 전면적으로 바꾸지 못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루슨트테크놀로지는 라만이론을 이용해 빛이 더욱 더 멀리 나갈 수 있는 새로운 증폭기를 개발해 특허를 취득했다. 라만증폭기를 이용하면 값비싼 장비의 수를 크게 줄일 수 있어 광케이블 설치 및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생체조직 공학신체 일부가 손상되더라도 장기를 이식 받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식할 수 있는 인간의 장기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설사 어렵게 장기를 기증받아 이식하더라도 평생 면역 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사람 몸의 면역시스템이 이식한 장기를 공격해 못쓰게 만들기 때문이다.생체조직 공학은 장기의 수급문제는 물론 면역반응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 준다. 피부 뼈 연골조직 등을 형성하는 기술은 이미 상용화된 상태이고 방광이나 심장판막을 형성하는 기술은 실험단계다. 미 매사추세츠대학 병원은 쥐의 척수 일부분을 제거한 후 인공 세포를 이식해 새로운 척수조직으로 자라도록 하는데 성공했다.♣ 분자메모리반도체칩의 발전으로 컴퓨터의 정보처리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지만 칩의 크기는 반대로 급격하게 줄고 있다. 그러나 칩의 크기를 무한정 작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반도체업계는 실리콘 대신 유기체의 분자를 반도체의 재료로 이용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분자는 아무리 크더라도 나노(10억분의 1)m 밖에 안된다. 따라서 분자를 이용해 칩을 만들면 아주 작게 만들 수 있고 그 안에 수조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할 수 있다.지난해 말 HP와 UCLA의 공동연구팀은 분자를 이용해 반도체 회로를 구성하는 메모리 장비로 특허를 받았다. HP외에도 여러 기업들이 분자메모리반도와 관련된 특허경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