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서점의 고속 성장에 제동이 걸렸나?’세계 최대 인터넷 서점 아마존닷컴의 올해 1분기 매출이 소폭 늘어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나 인터넷 서점의 급격한 매출 신장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아마존닷컴은 최근 올해 1분기중 6억9천5백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5억7천4백만달러에 비해 21% 늘어난 것이다. 온라인 서점 반즈앤드노블닷컴(Barnesandnoble.com Inc.)의 올 1분기 판매가 1억9백만달러 정도로 23%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반즈앤드노블닷컴은 18일 이같은 분기 판매 증가는 무료 배달과 오프라인 광고 등 고객 유치 사업 전략을 거의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라 더욱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20%대의 매출 성장은 일반 기업에는 ‘경사’다. 그러나 아마존닷컴의 경우는 다르다. 지난해까지 5년동안 해마다 2배 가까운 고속 성장을 계속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이 회사는 27억6천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99년(16억4천만달러)에 비해 68%나 늘었었다. 다만 올해 1분기 경상적자가 5천만달러에 그쳐 지난해 1분기 9천9백만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을 위안으로 삼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이같은 온라인 서점 매출 감소 추세는 아마존닷컴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미국 소매업체연맹(National Retail Federation)의 연구 결과에서도 다른 인터넷 서점들의 매출이 소폭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제프 베조스 아마존닷컴 회장은 이같은 매출 성장 둔화가 일시적인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인터넷에서 팔리는 책이 전체 서적 판매량의 15%선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현재의 2배 수준이다. 또 미국에서 모든 분야에서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제품이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는 비중이기도 하다. 베조스 회장은 매출 성장세가 주춤해진 것은 “새로운 인터넷 이용자가 그다지 늘어나지 않은 탓”으로 돌렸다. 그는 따라서 아마존닷컴 사이트에 고해상도 영상과 음향을 추가하면 다시 성장 속도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을 곁들였다.그러나 전문가들은 온라인 서적 판매가 이전처럼 빠른 속도로 늘어나지 않는 것은 가격 메리트가 줄어든 탓이라고 지적한다. 서적 할인폭을 줄인데다 운송비를 올려 실제 서점에서 사는 것에 비해 별로 싸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물론 다른 인터넷 서점들도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 실제로 아마존닷컴은 최근 서적 할인율을 대부분 20%선으로 낮췄다. ‘적자를 줄이라’는 주주들의 성화에 배겨나지 못한 결과다. 그 덕택인지 아마존닷컴은 현재 서적 음반 비디오 사업부문에서는 흑자를 내고 있다.할인폭 줄고 운송비 올려 가격경쟁력 약화인터넷 서점이 책 판매가격을 올리자 일반 서점들에는 실지 회복의 기회가 되고 있다. 가격경쟁력에서 어느 정도 대등하게 된 만큼 쉽게 들러 곧바로 받아볼 수 있는 실제 서점의 매력이 고객을 끌어들일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아마존닷컴과 제휴한 미국 제2위 서점 체인인 보더스의 그레그 조세포위츠 최고경영자(CEO)는 “인터넷 서점의 할인폭 축소가 이번 제휴의 한 요인이 됐다”고 털어놨다. 가격이 중요한 경쟁 요소인 서적 판매업에서 아마존닷컴이 실질적으로 책값을 올림으로써 경쟁자가 아니게 됐다는 것이다.반즈앤드노블닷컴도 인터넷 서점의 가격 인상이 실제 서점에 유리하다는 점에는 동의하고 있다. 이 회사도 아마존닷컴을 따라 책값을 올려 인터넷 서점이 실제 서점에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이제부터 인터넷 서점과 실제 서점간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