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 연 30% 성장세 지속....백화점 빅3 시장지배력 더욱 확대 예상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은 처음으로 전분기 대비 0.4%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민간소비 지출은 총고정자본 형성과 수출의 마이너스 성장과는 달리 3분기 대비 0.3% 늘어났다. 이에 따르면 민간소비 지출 위축은 더 이상 급격하지 않을 것이며 고정자본 형성 및 수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추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 한다.현재의 상태를 평가하는 소비자평가지수는 지난 12월과 1월 64.5에서 69.4 그리고 3월에는 74.1까지 상승했다. 6개월 후 소비자기대지수 역시 82.2와 89.7 그리고 94.1까지 개선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3월 기업경기 실사지수는 1월 67.9에서 바닥을 친 뒤 3월 중 1백7.7로 1백 수준을 넘어서는 등 예상보다 빨리 심리적 회복이 진행되고 있다. 소비는 더 이상 악화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며 2분기 중 저점을, 3분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판단된다.그러나 이번 경기 회복은 99년 및 2000년 상반기의 급격한 회복과는 다소 다른 양상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당시 경기에 가장 민감한 소매업태인 백화점은 호황을 경험했다. IMF 경제 위기 시에는 가처분소득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개별 가계들이 향후 경기에 대한 위기감으로 예비적 저축을 증가시켜 오히려 소비성향이 함께 하락했다. 즉 가처분 소득 증가율의 감소와 소비성향의 하락이 동시에 작용해 강한 소비 위축을 유발시켰던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소비하락이 빠르고 깊으나 회복 시에도 그 정도가 급격하다.그러나 지난해 4분기 가계소비성향 (소비지출/가처분소득)은 예상과 달리 76.6%로 소폭 개선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가처분소득 증가율이 3분기의 9.3%에서 4분기 3.6%로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소비지출 증가율 또한 10.4%에서 4.7%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수치는 이번 소비위축이 지난 98년 경기 침체기와 달리 수요 둔화 자체에 의한 것임을 보여준다. 소비가 회복될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판단되나 그 회복 속도는 99년과는 달리 점진적일 것이다.(소비성향과 가처분소득 증감률 표 참조)국내 소매시장은 1백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중 백화점 비중은 약 14%, 할인점 9.5%, 편의점 1.2%, 재래시장 비중은 약 60∼70%로 추정된다. 이는 만약 어떠한 기업형 소매업태가 대량 구매와 물류를 통해 품질 좋은 상품을 싼값으로 고객에게 공급한다면 재래시장을 빠르게 흡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이러한 시장의 수요에 현재 가장 잘 부합하고 있는 업태가 할인점이다. 이는 지난 5년간 편의점이 연평균 30% 이상 지속적으로 성장한 것을 보더라도 확인된다. 다만 신세계 이마트 14개, 롯데 마그넷 13개,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7개, 까르푸 5∼6개 등의 신규 출점이 예상되는 등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판단된다.백화점은 이미 성숙단계에 들어섰으며 대형화로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할인점과의 경쟁으로 지방 중소형 백화점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는 점차 대형화하면서 지방에의 출점을 가속화하고 있는 할인점과의 경쟁 때문이다. 이에 따라 총 시장 성장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빅3의 시장지배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투자자들의 고민은 이러한 주식들을 현재 매도해야 하는가, 혹은 추가로 매수해야 하는 가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소매업종의 대표주라 볼 수 있는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지난 12개월 동안 절대주가 기준으로 각각 1백49%, 1백75% 상승하면서 시장 수익률을 크게 상회했다. 신세계는 할인점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의 지위를 지키며 구매력 확대와 이자율 하락으로 수익성이 향상됐다. 99년 2%대에 머물렀던 ROE가 올해 13%대로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이 지속적인 상승의 주 요인으로 판단된다.또 할인점이 상대적으로 경기에 덜 민감하다는 점이 부각된 점도 있다. 신세계는 외국인 지분율이 50%에 육박하면서 이익실현 물량에 따른 단기적인 조정 가능성은 있으나 실적이 좋아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대상으로 판단된다.고급 백화점으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향유하고 있는 현대백화점은 주요 경쟁자인 롯데 및 신세계가 할인점에 초점을 맞추면서 안정적인 영업환경을 영위할 것으로 판단된다. 현대백화점의 주가는 현대그룹과 공식적으로 분리했다고 발표했으나 시장의 불신으로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 그러나 창업자가 타계하면서 그룹 분리가 실질적으로 인정됐고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했다.또 4월에 발표된 TV홈쇼핑 사업권 획득에 따라 약점으로 지적됐던 성장성의 한계가 보완될 것이라는 기대 그리고 최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도 함께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큰 초과 상승 시현으로 이미 이러한 기대가 상당히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판단돼 앞으로 시장과 비슷한 수익률을 보이는 데 그칠 것으로 판단된다.무점포 시장분야에서 1위인 LG홈쇼핑은 신규 진입자에 대한 우려로 크게 하락했다가 한 달 전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 업체는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지난 1분기 81%의 매출 성장률과 영업이익률 4.4%를 기록함으로써 여전히 유효한 성장세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여준다.특기할 만한 것은 LG홈쇼핑의 인터넷 사이트가 지난 1∼2월에 지난해 전체 인터넷 매출의 57%를 달성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현재 케이블 TV 및 카탈로그 영업에 치중하고 있는 이 업체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보여줘 긍정적이다. 12개월 목표 주가는 6만5천∼7만원 선으로 현 주가 수준에서 다소 상승여력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경쟁자인 CJ39쇼핑의 경우 3개 신규진입자의 영업이 본격화 될 2002년 이전에 시장점유율을 확대해야 하는 것이 지상과제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공격적인 시장점유율 확대 노력은 올바른 선택이며 하반기 중 가시화될 가능성도 있으나 이를 위해 이익률이 희생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1분기 중 영업이익률 2.7%는 이러한 우려를 깊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