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데이콤 등에 공급 … 잉크토미 등 외국 유명업체와 제휴로 시장 주도

인터넷에도 일반 도로처럼 정체(Traffic Jam)현상이 있다. 인터넷을 사용하다가 전송이 끊기거나 속도가 갑자기 느려지는 것 등이 흔히 경험하는 정체현상의 예다. 이는 기존에 설치한 케이블이나 서버의 용량이 폭증하는 사용자수를 따라잡지 못해서 그렇다.오픈베이스는 이런 정보의 정체현상을 풀어주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다.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정체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에 고객들은 회선을 늘리거나 서버를 증설하는 등 고가 장비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 이 사업을 주력으로 이 업체는 시스템 통합(SI), 검색엔진과 유무선 콘텐츠 변환기술 등을 공급하는 인터넷 인프라 솔루션 업체로 성장했다.매출·순익규모 3년새 2백%씩 증가지난해 실적은 매출 2백17억원, 영업이익 21억원, 그리고 순이익 15억원 등이다. 매출과 순익규모는 적지만 최근 3년 동안 평균 1백50∼2백%씩 증가했다. 또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으며 부채비율은 25%에 불과해 재무 안정성도 높다.이 회사의 주력 사업은 총 매출의 74%(1백60억원)를 차지하는 인터넷 트래픽 솔루션 사업이다. 지난 98년 국내 최초로 한국통신 데이콤 등 기간망사업자에 트래픽 솔루션을 공급하면서 시장을 선점했다.트래픽 솔루션부문에서 이 업체가 판매하는 것은 로드를 분산시키는 웹스위치(L4스위치)와 서버의 하중을 분산시키는 캐시서버 등 두 가지다. 웹스위치는 미국 알테온(Alteon)사, 캐시서버는 잉크토미(Inktomi)사와 물품공급 계약을 맺고 국내에 공급한다. 오픈베이스는 이 업체들과 독점계약을 맺고 있지는 않지만 수년간 제품을 공급하면서 습득한 노하우와 숙련된 인력 등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백60억원, 올해 목표는 매출 2백억원, 영업이익 20억원 등이다.인터넷 트래픽 분야는 국내 도입된지 4년밖에 안된 신흥시장이다. 역사도 짧고 시장도 작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그렇지 않다. IT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이 분야의 세계시장은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연평균 60%씩 성장, 2004년엔 6조7천억원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도 세계시장의 성장률과 비슷하게 성장, 올해 6백억원에서 2004년 3천5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한다.(윤성진 대우증권 애널리스트)이렇듯 시장이 확대되는 이유는 기간망 네트워크 통신분야의 사업자들이 인터넷 정체현상으로 들여야 하는 비용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회선을 증설하거나 대용량 서버를 구입할 경우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다. 때문에 값싼 소프트웨어로 정체현상을 풀어 가는 것이 보통이다. 트래픽 솔루션을 구입할 경우 장비를 도입하는 것보다 30%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고 회사측은 분석한다.SI·유무선 인터넷 솔루션 사업도 비중 확대시스템 통합(SI)사업은 총 매출에서 24%(52억원)를 차지하는 오픈베이스의 두 번째 주력사업이다. 대용량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검색시스템 개발이 주된 사업내용. 이는 지난 95년 회사가 설립된 뒤 성장의 원동력이 됐던 사업으로 대법원 법제처 검찰 등 공공기관에 데이터베이스 관련 제품을 납품했다. 사업 초창기 이처럼 대용량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다보니 트래픽 문제가 발생했고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한 결과 지금의 주력사업인 웹기반의 트래픽 솔루션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시장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한 것이다.아직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만 유무선 인터넷 솔루션도 앞으로 회사가 주력할 사업이다. 유무선 인터넷 사업부에선 디렉토리엔진 검색엔진 등 인프라 서비스와 무선 콘텐츠 변환, 이미지 변환 기술 등을 공급한다.무선 콘텐트 변환 솔루션은 유선 콘텐츠를 무선 단말기로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이다. 99년 이 업체는 미국 스파이글래스(현 오픈TV, 무선콘텐츠변환 전문업체)와 기술제휴 계약을 맺고 국내 환경에 맞는 솔루션 개발에 착수했다. 그 결과 오픈베이스는 미국 제품이 부족한 디스플레이 처리 능력(HTML 클립핑 기술)을 보강, LG텔레콤 등에 판매했다. 앞으로 이 업체는 스파이글래스와 함께 해외시장에도 공동 진출할 예정이다. 또 IMT-2000 서비스가 상용화될 때 이 분야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수요가 늘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한다.검색엔진의 경우 세계 검색엔진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잉크토미와 공동으로 한글과 영문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다음커뮤니케이션에 검색엔진을 공급했다.이 회사의 지분은 정진섭 사장 등 특수관계인이 26%, 아리랑 구조기금 등 기관투자가 31.1% , 그리고 잉크토미가 3.5%를 보유하고 있다.애널리스트 시각초기 시장 선점·노하우 ‘경쟁력’오픈베이스의 주력사업인 인터넷 트래픽 솔루션부문의 시장 전망은 매우 밝다. 인터넷 서비스업체 및 금융업체로부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 회사는 초기 시장 선점 및 축적된 노하우에 따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그러나 시장참여자가 급증함에 따라 오픈베이스의 독점적 지위는 위축될 전망이다. 알테온은 시스코, 파운드리 등과 경쟁이 불가피하고 잉크토미도 네트워크어플라이언스, 캐시플로 등 해외업체와 아라기술, 신텔 등 국내업체의 시장 진입으로 시장 점유율 유지가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오픈베이스의 매출 성장률은 앞으로 3년 동안 시장 성장률에 비해 낮은 수준인 28%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종합해 보면 이 업체의 올해와 내년 매출액은 각각 전년대비 42%, 26% 증가한 3백8억원, 3백87억원으로 예상되며 순이익은 각각 51%, 40% 증가한 26억원, 36억원으로 예상된다. 현재 주가는 NI업계 평균 수준인 PER 13배에 거래되고 있는데 성장성과 수익성을 고려할 때 다소 저평가된 것으로 판단된다.이시훈·현대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CEO 탐구정진섭 사장“해외진출 신중히 … 내실 더 다질 계획”정진섭 사장이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밸런스다. 누구든 혼자 이익을 독차지 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는 상대방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이익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이러다보니 회사와 자신의 경쟁력이 무엇인지 이 경쟁력을 통해 누구와 비즈니스를 풀어가야 할지 잘 알고 있다.IMF때 위기를 맞았지만 주위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선 것도 밸런스를 지켰던 정사장의 신념 덕분이다.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또다른 가치는 생산성이다. 그의 역할은 여러 사업부문의 생산성을 고루 높이는 것. 생산성을 높이다보면 자연스럽게 회사는 성장한다. 기업은 무조건 성장해야 한다는 것도 그의 지론이다.“회사가 성장해야 하는 이유는 직원들이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이익을 냈다고 해서 좋아할 이유가 없습니다. 또 다른 시장을 찾아서 사업을 확장하지 않으면 성장하는 직원들을 붙잡아 둘 수 없거든요.” 해외진출에 대해 정사장은 “아직 자신이 없다”며 솔직하게 얘기한다. 지난 90년부터 5년 동안 미국에서 사업하면서 얻은 경험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기술력과 마케팅 능력이 준비됐을 때 해외진출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미국에서는 두 번 오는 기회(Second Chance)는 없습니다. 예를 들면 비즈니스 협상자를 처음 만났을 때 우물쭈물하면 그걸로 끝입니다. 준비가 완벽하지 못하면 다신 기회가 없는 거죠.”약력:56년 출생. 79년 서울대 산업공학과 졸업. 81년 KAIST 산업공학 석사. 90년 미국 스탠퍼드대학 시스템공학 박사 수료. 81년 에너지 경제연구소. 93년 오롬컴퓨터. 95년 오픈베이스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