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부동산 투자의 개념을 바꿔놓을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제도가 시행된다. 리츠제도의 근간이 되는 부동산투자회사법은 지난 2월 법안이 확정된 데 이어 3월 국회를 통과, 4월에 입법예고됐다.리츠는 다수의 소액 투자자가 안정성, 수익성, 유동성이 결합된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고 해서 ‘꿈의 상품’으로 불린다. 더구나 국내 투자환경이 초저금리, 증시침체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 일반투자자에겐 ‘가뭄 속 단비’로 인식되고 있다. 또 미국, 호주 등에서는 안정적인 투자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어 국내 정착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하지만 7월부터 곧바로 리츠 상품이 쏟아지진 않을 전망이다. 그동안 법안이 여러 번 바뀐데다 시행령과 시행규칙 발표가 늦어져 상당수 기업과 기관들이 법령 검토에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세제혜택에 대한 문제도 완결되지 않아 시장 참여를 망설이고 있는 곳이 적지 않다. 게다가 법안 시행과 더불어 리츠회사 설립, 투자자산 및 투자자문사 선정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일반투자자는 8∼9월께나 본 상품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어디서 준비하나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또는 관련 유가증권에 투자하거나 부동산 관련 대출 등으로 운영, 매년 발생한 수익의 90% 이상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간접투자제도다. 기본적으로 주식 투자의 형태를 띠지만 주식보다 리스크가 낮고 채권보다 배당수익률이 높은 ‘채권과 주식의 중간형태’로 이해하면 된다.리츠를 발매할 수 있는 부동산투자회사는 자본금 5백억원 이상의 상법상 주식회사 형태다. 발기인은 자본금의 10∼70%를 의무적으로 인수하고 나머지는 주식시장을 통해 공모하도록 했다. 일반적인 공모주 청약과 방식은 똑같다. 이는 사회적 신용도와 재정능력이 있는 기관을 발기인에 참여토록 해 일반투자자의 투자 위험도를 줄인다는 의도에서 정해진 것이다.현재 리츠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곳은 금융권과 연기금, 공기업, 외국계투자회사 등 40∼50군데에 이른다. 특히 리츠법인 설립때 10% 주식소유 한도에서 예외가 되는 공공기금과 군인공제회 등 각종 공공기금이 적극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론스타, 아더앤더슨 등 외국계 투자·컨설팅회사들도 리츠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은 98년 이후 서울 도심의 업무용 빌딩을 대거 매입, 리츠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이다.리츠 업무를 수탁할 부동산투자자문회사 설립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자본금 30억원 이상, 5명 이상의 전문인력을 두도록 한 부동산투자자문회사는 기존의 부동산컨설팅회사, 감정평가법인 등에서 설립을 준비중이다.투자 유의사항리츠제도 시행을 앞두고 가장 큰 걱정거리는 ‘리츠 모델이 없다’는 점과 ‘부동산금융전문가가 부족하다’는 것. 처음 도입하는 제도이니 만큼 도입초기에 상당한 시행착오가 예상되기도 한다. 나쁜 경우 일반투자자의 손실도 예상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김기완 글로벌감정평가법인 사장, 건교부 박상덕 사무관 등은 지난 5월9일 열린 ‘한국의 리츠 현황과 투자전략’ 세미나(사진)에서 다양한 투자자 유의사항을 내놓았다. 투자자의 투자목적, 위험에 대한 이해, 리츠사 경영자의 능력 및 도덕성 등에 따라 투자결과가 달라진다는 지적이다. 몇 가지를 간추려본다.●경영자의 능력 및 도덕성 = 부동산투자회사, 투자자문회사, 자산운용회사 경영진의 능력은 ‘무형의 재산’이다. 자본조달 및 업무수행 능력, 책임의식, 도덕성 등이 상품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과거 기업이나 부동산업계에서의 성공 및 실패 경력을 살펴야 한다. 건교부 인가를 받은 회사인지 확인하는 것은 필수.●부동산전문가 확보 = 리츠는 부동산과 금융 모두를 이해해야 하는 분야다. 자산을 운용하는 기관이나 관리자 또한 부동산금융 전문가로 구성돼야 실패를 줄일 수 있다. 감정평가사, 공인중개사가 확보돼 있는지, 부동산 및 금융 관련 경력자가 확보돼 있는지 살핀 후 투자에 임해야 한다.●경제지표에 대한 관심 = 투자자는 투자대상만 분석대상으로 삼으려는 경향이 있다. 투자 결과는 일정기간이 지난 후 나타나므로 경제현상과 밀접한 상관성을 지닌다. 특히 부동산 경기는 일반경기에 비해 빨리 침체하고 늦게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항상 경기변동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부대비용 확인 = 각 회사마다 자산운용수수료, 판매수수료, 보관수수료, 일반사무 수탁수수료 등의 체계가 다르다. 제 보수와 세금 공제후의 실효 수익률이 얼마나 될 것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각종 서류 검토 = 리츠사 설립 후 증자시 주식청약서, 투자설명서를 확인해야 한다. 매분기 나오는 투자보고서를 통해 자산구성 현황, 수익률, 비용구조, 주가변도 상황 등을 체크하도록 한다.시장 전망한국건설산업연구원 왕세종 박사는 “5년후 리츠시장이 최저 8조4천억원, 최고 4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은행 신탁상품, 장단기 채권, 주식 등 3대 금융상품 투자 잔액의 대체 규모로 가정한 것. 세제혜택 등 활성화 정책이 실효를 거둘 경우 주요 금융상품 투자 잔액의 5%를 대체하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배당이득과 주가상승으로 결정되는 수익률은 은행금리보다 2∼3% 정도 높은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리츠의 경우 평균 11%선이다.리츠의 시행으로 ‘사두면 오른다’는 매매차익 중심에서 ‘보유 중 운용수익 창출’ 개념으로 부동산 투자 패턴이 변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부동산 정보의 투명성이 부족한 상황이고 믿을만한 공시기관이 없다는 점이 제도 정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세제지원 없이 리츠는 성공할 수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어서 정부의 결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유사 리츠’ 주의보고수익’ 내걸면 일단 의심‘연간 40% 투자 수익 보장’ ‘부동산 엔젤투자클럽 대모집’. 대표적 부동산 간접투자상품 리츠의 발매를 앞두고 부동산컨설팅업체 등이 조성하는 사설 투자펀드가 크게 늘고 있다. 주로 인터넷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는 이들 사설펀드는 적게는 연 10∼12%, 많게는 연 40% 이상의 수익률을 내걸어 투자자를 현혹시킨다는 지적이다.부동산 개발업체 S사의 경우 서울 용산구의 아파트 부지 개발에 투자할 50억원의 펀드를 조성하면서 총 80.42%의 수익률을 보장한다고 밝히고 있다. K, H, I사 등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부동산 간접투자 클럽을 개설하고 수십억∼수백억원대 펀드를 모집중이다.사설 투자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 수익을 배당한다는 점에서 리츠와 유사하다. 하지만 리츠가 부동산의 증권화를 동반한 공모펀드인데 반해 사설 투자펀드는 개인이나 법인이 자체 개인자금을 가지고 투자하는 사모펀드라는 점에서 다르다. 대부분의 회사가 펀드 운용과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지 않아 실패할 경우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들 몫으로 돌아가기 십상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리츠 시행 이전에 모집되는 유사 펀드는 피하는 게 상책”이라며 “지나치게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거나 투자자 보호장치를 갖추지 않은 사설 펀드는 요주의 대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