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중학교 컴퓨터 교실’.실리콘밸리 동쪽 버클리시에 자리잡고 있는 ‘롱펠로 예술 및 기술 영재 중학교(Longfellow Arts and Technology Magnet Middle School)’의 컴퓨터실 입구에 붙어있는 문구다. 전세계 중학교 가운데 컴퓨터 교육을 가장 잘 시키고 학생들의 컴퓨터 실력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다는 자부심을 내보인 말이다.이 학교 학생들이 해낸 일들을 보면 이같은 자부심이 결코 과장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롱펠로 중학교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컴퓨터를 이용해 필요한 자료를 찾는다.이 학교가 자랑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버튼우드프로젝트. 버튼우드는 미국 해안경비대의 배 이름. 이 배의 홈페이지 (www. uscg.mil/d11/buttonwood/index1.htm)를 바로 이 학교 학생들이 만들었다. 이 홈페이지는 버튼우드호에 관한 정보는 물론 해양에 관련된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선원들을 인터뷰하고 관련 자료를 찾아 사이트에 올릴 자료와 원고를 준비하고 홈페이지 디자인과 제작 작업을 모두 롱펠로 학생들이 해냈다. 이 홈페이지는 모두 3백페이지 분량으로 사진도 5백여장을 담고 있다. 이 작업으로 롱펠로는 지난 98년 앨 고어 당시 미국 부통령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또 버클리심포니오케스트라의 홈페이지(www. berkeleysymphony.org)도 이 학교 학생들의 작품. 이 학교의 홈페이지(www.latms.berkeley.k12.ca.us) 역시 학생들이 직접 만들었다.이같은 활동 덕에 롱펠로는 미국 중학교 기술교육시범학교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22만1천개의 미국 중학교를 대상으로 한 컴퓨터 교육기술을 시험하고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또 이 학교는 미국컴퓨터학회(ACM)가 주최한 차세대컴퓨터기술전시회(ACM1)에 중학교로는 유일하게 참가했으며 스미소니언기술혁신상 후보로도 선정됐다. 버클리시는 이같은 활동을 기리기 위해 지난해 12월5일을 ‘롱펠로의 날’로 선포했다.이 학교가 컴퓨터 교육에서 이처럼 뛰어난 성과를 거둔 것은 좋은 시설과 실용적인 교육 방향 덕분이라고 낸시 엘노 교사는 설명했다. 이 학교에는 모두 2백대의 컴퓨터를 갖추고 있다. 각 교실마다 5대 정도씩 설치돼 있으며 2개의 컴퓨터 교실에도 약 50대가 있다.“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컴퓨터를 이용해 필요한 자료를 찾고 프로젝트를 합니다. 가령 화산에 관해 배울 때 인터넷에서 관련 정보를 찾아보고 실제로 화산이 어떻게 폭발하는지를 그림으로 그려가며 공부한다”고 엘노 교사가 소개했다.컴퓨터 고급반에서는 주로 자바에 대해 배운다. 특히 토요일에는 썬마이크로시스템즈 학생교육부문의 최고 기술자(Chief Technologist)인 가이 하스씨가 직접 나와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썬은 또 올해 약 8만4천달러를 들여 컴퓨터실에 서버와 클라이언트(SunRay1 25대)를 새로 설치해줬다.“고급반 학생들은 자바프로그램을 능수능란하게 할 수 있다. 이들은 더 이상 학생이 아니라 전문가들”이라고 이 학교 기술자문회의 회장인 제임스 로지씨는 자랑했다. 그는 또 학생들 가운데 일부는 기업체의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기자가 이 학교를 방문했을 때 만난 헥토 가인스 군(7학년)은 “컴퓨터 배우는 게 무척 재미있다”며 “특히 자바를 이용해 교과과정에 관한 홈페이지를 만드는 게 즐겁다”고 말했다.이 학교는 컴퓨터반에 참가하는 학생들을 선발할 때 수학성적을 중시한다. “프로그래밍은 논리적인 사고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로지 의장은 설명했다. 그는 인도가 소프트웨어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4천여년에 걸친 수학적 전통이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롱펠로의 혁신적인 컴퓨터교육이 UC버클리대학과 함께 버클리시를 세계 소프트웨어 산업의 중심지로 발전시키는데 한몫 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