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 침체국면 진입, 근거없어 … 반도체 관련주서 투자 실마리 찾아야

주가 상승흐름에 다시 제동이 걸렸다.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4월 이후 가파른 상승추세가 형성되기도 했지만 제반 경제 지표들이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했다. 이미 예상된 2분기 기업실적 악화라는 재료가 주가 발목을 잡은 것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시 커졌기 때문이다.최근 우리 경제는 4분기 이후 경기회복 전망을 가능케 하는 신호들을 꾸준히 보여왔다. 우선 1분기 중 실질 국민총소득(GNI:Gross National Income)이 증가세로 반전됐다. 지난해 4분기 -2.2%보다는 크게 개선된 수치다. GDP성장률과의 격차도 6.8%포인트에서 2.6%포인트로 줄어들며 교역조건 악화추세가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해 주고 있다. 소득증가는 향후 꾸준한 소비회복을 이끌어 낼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다.6개월 후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소비자 기대심리(CSI)도 5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여 소비심리 회복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은행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3분기만에 100을 넘어서 기업들의 체감경기 호전이 지속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실업률도 3개월 연속 큰 폭으로 떨어지며 기업과 가계의 체감경기가 빠르게 개선되는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경기에 대한 불투명성이 다시 커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체감경기 회복은 가계 소비 및 기업들의 투자증가를 유발해 실물 경제의 호전을 가져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우리 경제 GDP의 45%를 차지하고 있는 수출부진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 수출부진이 지속되면 체감경기 회복의 효과도 반감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기업 및 가계의 체감경기를 악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연결될 수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우리나라 수출경기의 심한 대외의존도로 인해 미국 등 해외 경제여건이 개선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미국은 견조한 소비와 체감경기 회복, 공격적 금리인하 등을 바탕으로 하반기 경기회복을 기대하고 있지만 쉽게 방향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 수출이 크게 의존하고 있는 IT 경기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없다는 점이 부담이다. 2001년 4월 미국 IT 산업의 신규주문은 전월대비 10.4%나 감소하고 신규주문 출하 비중(0.92)도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 비율이 최근 5개월 연속 1보다 낮은 값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도 상당한 생산 위축이 불가피할 것임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6월 중순을 고비로 미국 주식시장이 약세로 접어든 것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된 결과라 해석할 수 있다.미국 경기동행지수 상승세 지속그러나 미국 경기가 급격한 침체국면으로 진입했다는 근거도 찾아보기 어렵다. 소비 및 건설 부문이 경기를 지탱하고 있으며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가 소폭이지만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4분기부터는 고용사정 개선과 세금환급에 의해 소비가 증가할 것이고 연초부터 진행된 금리인하로 투자회복과 재고조정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 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들 가능성 또한 여전히 열려 있다.그렇다면 최근 미국과 국내 주식시장의 약세 역시 하락추세로 바뀌었다기 보다는 단기 불확실성이 다시 커진 데 따른 조정국면으로 이해함이 바람직할 것이다. 경기와 주식시장 흐름의 큰 변곡점은 3분기 중반 이후 경기지표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큰 폭 하락보다는 밀고 당기기식의 변동성이 큰 장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실적호전세가 이어지고 있는 내수관련 우량주와 IT 경기의 첨병역할을 하고 있는 반도체 관련주 움직임에서 향후 장세의 실마리를 찾아 나가는 자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