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의 사람이 가진 고유한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는 뜻에서 ‘사람과 이미지’로 회사이름을 지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사람에 중심을 둔 인간적인 조직, 사람 냄새 나는 회사로 키워나가고 싶습니다.”대기업 출신 홍보전문가들이 개인의 정체성(Personal Identity, PI)에 중점을 둔 홍보를 하겠다며 PI전문 홍보회사를 차렸다. 최근 서울 남대문로 대우재단빌딩 13층에 둥지를 튼 (주)사람과 이미지의 심준형(41, 사진 오른쪽)·배정국(40) 공동대표가 그 주인공들이다. 심대표는 대우그룹 홍보실, 배대표는 삼성SDI 홍보팀 출신. 두 사람 모두 막강한 홍보력을 자랑하는 양대 그룹에서 15년 넘게 홍보 밥을 먹어온 홍보전문가들이다. 무엇보다 업무로 만나 15년 가까이 우정을 쌓아온 막역한 친구사이인데다 PI란 새로운 개념의 홍보로 의기투합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저희들이 추구하는 PI는 기존의 PI (President Identity), 즉 ‘사장홍보’와는 개념을 달리합니다. 기업 대표는 물론 정치인, 대학 총장에서 세일즈맨, 가게 주인 등에 이르기까지 특정한 이미지를 갖고자 하는 개인 누구나가 고객이 될 수 있죠. 단순히 어떤 이미지를 포장해 언론에 알리는(PR) 것이 기존 사장홍보의 주된 업무였다면 저희는 개인의 사고 및 행동유형을 분석,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으로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작업부터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심대표는 ‘보여지는 나’와 ‘되고 싶은 나’의 차이점을 간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PI작업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는 따뜻한 사람이 차갑게 보일 경우 그 원인을 분석, 차갑지 않은 본래의 모습을 제대로 표출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 배대표의 부연설명이다.이를 위해 넥타이나 명함 재떨이 등 주변의 소도구들도 활용할 예정. PI의 이론적 틀은 인덕대학 홍지원교수(시각디자인과, PI연구소 소장)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제공하기로 했다.“삼성 홍보팀을 일러 대개 홍보는 조직적으로 잘 하는데 인간적인 정이 부족하다, 깍쟁이다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정국이는 전혀 그런 면이 없어요. 오히려 무뚝뚝하고 차가운 편인 저와는 달리 감성적이고 섬세한 편이죠. 그래서 제가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심대표의 말이다. 이에 배대표는 장난스런 표정으로 “사실 준형이가 나보다 한 살 많은데도 나를 형처럼 따른다”고 맞장구를 치고선 “이 친구가 겉으로는 차가워 보이지만 사실은 따뜻하다. 무엇보다 논리적이고 이지적인 통찰력으로 나를 압도할 때가 많다”는 말로 심대표를 추켜세웠다.업무에서 두 사람의 우정으로 화제를 옮기자마자 ‘정국이’ ‘준형이’로 호칭부터 바꾸는 두 사람의 태도가 재밌다. 두 사람은 “경쟁 그룹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15년 동안 물밑교류를 통해 우정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비슷한 가치관에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다른 성격이 어우러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서로 다른 성격에 따라 업무 영역도 심대표는 대외업무와 재무 마케팅을, 배대표는 인력 및 조직관리 PR 등을 맡기로 했다. 이들은 “서로 다른 성격이 앞으로 사업성공의 열쇠도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0년 후엔 국내 최고의 PI 전문회사이자 생활속의 디자인 혁명 회사를 꿈꾸는 이들의 가장 큰 힘은 우정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