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교육’ 아이템, 창업 안전지대 … 연령별 독서지도·이벤트 통한 회원관리가 관건

흔히 불황을 타지 않는 사업으로 어린이 관련 ‘엔젤산업’을 꼽는다. 자신의 아이를 남부럽지 않게 키우려는 요즘 부모들은 가계수입이 줄어도 아이를 위한 지출은 좀처럼 줄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교육에 대한 투자는 말할 것도 없다. 세계 최고의 교육열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에서 ‘어린이+교육’ 업종은 안정성과 수익성이 확보된 탄탄한 사업 아이템으로 꼽힌다.어린이 도서대여점은 주수요층을 어린이에 맞추고 ‘교육효과’를 상품으로 내세운 전형적인 ‘어린이+교육’ 아이템이다. 어린이서점과 회원제 대여점 기능을 결합, 자녀의 독서 지도로 고민하고 있는 학부모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북가좌동에서 ‘꼬마루소’를 운영하는 송주영(38) 사장의 경우 학부모 입장에서 사업을 시작해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특이한 케이스.“초등학교 5학년인 딸아이에게 책을 빌려 읽게 하면서 사업적으로도 괜찮겠다고 생각했죠. 처음엔 아이 교육을 겸한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시작했는데 차츰 운영하다보니 부업 이상의 의미가 됐습니다.”송사장은 대학을 졸업한 후 15년 동안 유치원 사업을 해 와 어린이 교육 분야가 낯설지 않다. 그간의 경험이 지금의 사업에 보탬이 되는 건 물론이다. 아이들에게 책을 권해주거나 정서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 그러나 딸과 동네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읽게 한다는 애초의 순수한 의도에는 변함이 없다. ‘사업’이라기 보다 일종의 ‘교육 활동’이라는 생각이 강한 편이다.“주변에 아이들이 문화생활을 할만한 공간이 없어요. 지난 5월초 개업을 하고 보니 주변 초등학교 교사들이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지더군요. 아이들에게 유익한 공간이 생겼다고 교사회의에서 언급이 됐대요. 아쉬웠던 부분이 충족되니 반응이 좋을 수밖에 없죠.” 초등학교 교사들의 소리없는 지지는 동네 학부모에게 전달됐다. 점포 앞 길을 따라 통학하는 아이들과 주변 슈퍼마켓을 오가는 주부들이 하나 둘씩 서점에 들렀다. 특별히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개업 3개월만에 1백40명의 회원이 모였다.‘저렴한 가격에 풍부한 도서 제공’ 장점이 서점은 1세부터 13세까지 단계별로 짜여진 서적대여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월 6개월 연회원 등으로 가입하면 1주일에 다섯권씩 그림동화책을 빌려준다. 비치된 책들은 어린이 도서 연구단체 등에서 선정한 필독도서와 베스트셀러가 대부분이다. 현재 4천여권의 책이 비치돼 있고 수시로 새로운 책이 보충된다.회비는 월회원이 1만원, 6개월 회원은 5만원, 연회원은 8만원 선이다. 처음엔 월회원으로 가입했다가 연회원으로 전환하는 이가 많다고. 부모들은 아이가 싫증을 내지 않을까 우려했다가 재미를 붙이는 걸 보고 기쁜 마음으로 연장을 하곤 한다. 전체 회원의 80%가 연회원이다.한글 동화가 주종이지만 영어동화 오디오북을 구비해 다양성을 추구한다는 점도 인기 비결이다. 국제영어책읽기클럽 등에서 추천하는 아동용 영어동화책은 할인 판매를 겸하기도 한다.“무엇보다 회원 관리가 중요합니다. 연령에 맞게 책을 권해 주고 책 읽는 방법과 자세를 지도하는 역할도 해야하지요. 10월부터는 독서감상문 대회를 열려고 합니다. 공익성을 높이면 마케팅에도 도움이 되기 마련이죠.”송사장은 이 사업을 위해 총 3천9백만원을 투자했다. 8평 점포 임대에 6백만원이 들어갔고 가맹비 인테리어비 서적 구입비에 나머지가 쓰여졌다. 반면 하루 평균 2~6명이 신규 회원으로 가입해 한달 평균 4백30만원 선의 매출이 오른다. 책 구입비와 월 임대료, 관리비 등을 제외하면 3백만원 정도가 순수익으로 남는다.“두 눈을 반짝이며 책을 읽는 아이들이나 그걸 보고 만족해하는 주부들을 보면 보람이 절로 생깁니다. 같은 부모 입장이니 그 뿌듯한 마음을 잘 알지요. 앞으로도 좋은 책을 많이 구비해 호응에 보답할거예요. 아이들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사업입니다.”이 사업은 아이에게 좋은 책을 읽히고 싶어하는 부모의 마음을 정확히 꿰뚫는 게 특징이다. ‘월 6천7백원으로 1년에 2백60권의 동화를 읽을 수 있다’는 선전이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아이와 부모의 지적 욕구를 충족한다는 게 포인트.초등학교·학원가 입지 유리정기적으로 새 책을 공급받는다는 기본 상품 외에 인터넷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어린이 교육정보, 동호회 서비스를 통해 회원간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다. 또 가맹점은 인터넷으로 도서를 주문할 수 있어 운영이 한결 편리하다.이 사업은 전형적인 지역밀착형 사업이다. 따라서 아파트나 주택 밀집지역이 가장 적당한 입지다. 주수요층이 초등학교 6학년생까지라는 점을 감안, 20~30평대 주택이 많은 곳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주변에 대형 쇼핑센터나 초등학교, 학원이 있으면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단 문화상품을 판매하는 특별한 사업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지나친 상업성은 거부감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홍보에 주력해 회원 수를 늘이고 독서토론회 감상문 공모전 등 공익성 이벤트를 열어 교육효과를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이 사업은 과도한 사교육비에 부담을 느끼는 학부모에게 어필, 당분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교직 관련 경력이나 사업 경험이 없는 초보 창업자, 주부들도 쉽게 시작할 수 있어 좋다. (02)335-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