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부터 고개를 들기 시작한 미국 '주가바닥론'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최근 들어 국제금융시장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앞으로 국제금융시장을 읽는데 반드시 감안해야 할 10대 변수를 선정, 요약했다.1. 미국증시 바닥론=지난달 말부터 고개를 들기 시작한 ‘주가바닥론’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최근 월가에서 확산되고 있는 주가바닥론의 근거는 그동안 증시를 짓눌러 왔던 2분기 미국기업들의 실적발표가 사실상 마무리됐고 2분기 사업실적도 당초 예상보다 나쁘지 않아 미국경기가 최악의 상황은 벗어난 것이 아니냐는 심리적 안도감에서 비롯되고 있다. 일부 월가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달말 나스닥 지수가 230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도 대두되고 있는 상태다. 정보기술(IT) 분야의 추가 재고조정이 예상되고 최근의 주가상승이 거래량이 동반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가 너무 낮다는 인식에 기인하는 측면도 많긴 하지만 주가흐름이 종전과 다른 이상 조짐이 감지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2. 8월21일 미국 연준회의= 연준회의는 두가지 측면에서 커다란 의미가 있다. 일단 현재 예상대로 올들어 일곱번째로 금리가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문제는 연준 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경우 추가적인 금리인하 여지가 있느냐 하는 점이다. 현재 미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6%이다. 21일 연준회의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내릴 경우 연방기금금리가 3.5%로 인플레를 감안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진다. 과거 미 연준회의에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상태에서 금리를 내린 관례가 없었던 점을 감안할 때 인플레가 지금 수준보다 안정되지 않는 한 금리인하는 이번 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다.3. 세금환급분 어떻게 쓰나=이달부터 세금감면책에 따른 세금환급분이 미국 국민들의 손에 쥐어지게 된다. 올 연말까지 세금환급분은 모두 1천억달러로 2억 인구를 가정한다면 1인당 5백억달러를 환급받는 셈이다. 문제는 미 국민들이 세금환급분을 어떻게 쓰느냐 하는 점이다. 물론 최근 ABC방송과 워싱턴 포스트지의 조사대로 기존의 빚 상환과 저축에 사용한다면 당연히 부시 정부가 의도한 경기부양 효과를 얻게 된다.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볼 때 세금환급과 같은 뜻하지 않은 불로소득이 발생할 경우 소비를 늘리는 경향이 높아 미국경기 회복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4. 달러고(高) 시정논의에 대한 미국의 입장정리=최근 들어 미 달러고를 시정하자는 움직임에 대해 정작 미국내에서는 입장이 정리되지 못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수출부진 요인인 달러고를 시정해야 한다는 미 산업계 입장을 받아들여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외화정책 주무부서인 미 재무부의 오닐 장관은 종전의 강한 달러화 정책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이달 중에는 달러고 시정움직임에 대한 이런 갈등이 정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분위기로는 이미 주식민주주의 시대에 접어든 점을 고려해 달러고가 시정될 경우 미국내 자금이탈과 주가하락을 우려해 강한 달러화 정책을 유지하는 쪽으로 기울 것으로 예상된다.5. 고이즈미 개혁정책과 9월 위기설=지난달 29일 선거에서 승리한 고이즈미가 보완된 정치적 기반을 바탕으로 개혁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 예상된다. 현재 계획은 연말까지 3단계로 나눠 추진할 의도이나 정부내 반발세력이 만만치 않고 중소기업과 서민들의 저항이 많은 상태다. 따라서 이달 안에 개혁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국민화합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느냐가 향후 일본 경기 회복과 엔 달러 향상과 관련, 중대한 사안이라 할 수 있다. 만약 이달 중 개혁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국민화합 분위기를 도출할 수 있으면 9월 위기설이 누그러지면서 엔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그렇지 못할 경우는 9월 위기설이 증폭되면서 국제금융시장은 또 한차례 출렁거릴 것으로 예상된다.6. 일본내 자금이탈=이 문제는 고이즈미 개혁정책의 가시화 여부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 높다. 따라서 고이즈미 개혁정책이 가시화 될 경우 9월부터 시행되는 시가 회계제도와 9월말 일본기업들의 반기 결산 때문에 오히려 해외에 투자한 자금이 일본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고이즈미 개혁정책이 정부내 저항 세력에 밀려 추진이 부진할 경우 일본내 자금이탈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 경우 반사적 이익측면에서 국내 증시로의 자금유입 가능성이 있으나 중국으로의 이동가능성이 더 높은 상태다.7. 유로화 가치회복=지난달 말 이후 유로화 가치가 0.84달러에서 0.88달러대로 회복된 것은 두가지 요인에 기인한다. 하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최대 현안이 물가안정을 최우선함에 따라 유로화 약세를 통한 고용안정 정책에서 유로화 가치회복을 통한 인플레 안정쪽에 정책의 주안점을 둔 점이 작용했다. 다른 하나는 최근의 달러고 시정움직임이 85년 9월 플라자 합의 당시와 달리 엔화보다는 유로화 강세를 통해 시정한 것이라는 예상이 작용했다.이달에 인플레 안정을 위해 유로화 가치회복을 과도하게 시도할 경우 디플레 효과 때문에 가뜩이나 침체를 보이고 있는 경기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동시에 달러고 시정움직임은 더 이상 진전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화 가치가 안정될 경우 미국 다국적 기업의 이익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보여 미국과 국내증시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8. 유로금리 인하=역시 관건은 물가안정 여부다. 최근 유럽중앙은행의 정책주안점이 물가안정쪽에 쏠리고 있어 물가가 안정되지 않는다면 이 달에도 금리는 인하될 가능성이 없다고 봐야 한다. 더욱이 침체 일로에 있던 독일과 프랑스 경기가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금리인하 국면이 마무리될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유럽중앙은행이 뒤늦게 금리인하라는 악수를 쓰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9. 개도국 금융불안=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사태로 촉발된 개도국 금융불안과 외환위기 3년 주기설은 다소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중남미 사태해결에 미국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들이 신속하게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대통령으로 새로 취임한 메가와티도 당초 우려와 달리 아버지인 수카르노의 후광을 업고 의외로 인도네시아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난달처럼 개도국 금융불안과 외환위기 3년 주기설이 원 달러 환율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소지는 지난 달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국내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10. 중국으로의 자금이동=일단 오는 11월15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릴 제4차 WTO 각료회담에서 중국의 가입이 확실시 되고 있다. 문제는 마지막 남은 과제라 할 수 있는 미국 등 선진국 보험회사들의 중국내 지점 설치문제가 어떻게 마무리되느냐에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만약 이 문제가 원만하게 정리가 될 경우 아시아에 들어올 자금들이 모조리 중국내로 유입되는 최근의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한국에 외국인 자금유입이 줄어들고 경우에 따라서는 기존에 한국에 투자한 외국인 자금까지 이탈할 가능성이 있어 국내증시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