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작사업·게임 마케팅회사로 새 사업 전개 … 흑자 원년 목표 ‘의욕 활활’

게임리그 맞수 PKO와 배틀탑. 요즘 이 맞수들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한쪽에선 영화제작 사업을 한다고 발표하고 다른 한쪽에선 게임 마케팅 전문회사로 변신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지난해 게임 열풍을 일으켰던 두 맞수가 게임리그에서 한 발짝 물러서 새로운 사업으로 전환하는 이유가 무엇일까.게임리그도 살리고 수익성도 살리고PKO 임영주(33) 사장은 “지난 1년간 게임리그를 운영해 본 결과 답이 안 나오는 사업”이라며 “이벤트에 가까운 게임리그를 운영하기엔 스폰서와 구단 참가비만으론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임사장은 게임리그 사업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돌파구로 새로운 수익사업을 영화제작과 유통 사업에서 찾고 있다. 그는 “PKO는 앞으로 엔터테인먼트 컬처 프로바이더가 될 것”이라며 “게임리그는 PKO가 총판권을 갖는 게임만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제 더 이상 돈 안되는 ‘게임’은 하지않겠다는 얘기다.배틀탑의 이강민(40) 사장도 돈 되는 ‘게임’만 하겠다는 점에선 같은 입장이다. 이사장은 “게임리그는 훌륭한 마케팅 툴 임에도 그동안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며 “앞으로 배틀탑은 게임 제작사들의 마케팅 대행 서비스로만 게임리그를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단순히 게임의 승자를 가리는 게임리그는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이처럼 두 맞수의 새 사업 진출은 게임리그의 수익성 부재에 기인한다. 수익이 없기 때문에 두 회사는 마이너스 경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두 맞수는 지난해 게임리그 사업을 운영하면서 적자를 봤다. PKO는 약 12억원, 배틀탑은 약 60억원의 손해를 본 것이다. 결국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이 사업을 지속한다는 것이 어려워진 것이다. 그렇다고 아예 게임리그 사업을 포기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게임리그는 수익성을 논하기 앞서 국내 게임산업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한 중요한 문화자산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로 게임리그란 ‘장르’를 만들어냈고 스포츠 마케팅 개념이 가미된 프로게임 구단이 창단되고 프로게이머라는 새로운 ‘스타’도 탄생했다. 또 게임리그를 중계하는 게임전문 방송이 개국하면서 게임자키, 게임해설자 등 새로운 직업군도 파생돼 나왔다.그래서 두 맞수는 게임리그도 살리면서 경영난도 타개할 수 있는 신규 비즈니스를 찾아내는 전략으로 바꿨다. PKO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쪽에서, 배틀탑은 게임 ASP와 게임리그를 이용한 마케팅 대행 서비스로 돌파구를 발견한 것. 특히 배틀탑은 현재 게임리그 운영의 50%를 차지하는 프로게임 구단을 이용한 방식은 점차 줄일 방침이다. 이와 관련, 이미 프로게임구단협의회 소속 구단 대부분이 배틀탑이 운영하는 게임리그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PKO는 프로게임 구단이 참여하는 게임리그는 계속할 예정이다. 이에 프로게임 구단이 참여하는 게임리그는 PKO 하나로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프로게임구단 참여 리그는 PKO로 집중게임리그 사업의 어두운 전망에도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아낸 두 맞수의 요즘 발걸음은 무척 가볍다. 신규 비즈니스의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고 있어서다. PKO는 일본 독립영화제 작품들의 국내 공급사로 계약을 맺었으며 내년 행사를 한국에서 열기로 합의하고 준비에 들어갔다. 또 영화제작사로의 출발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또 9월부터 일본 시장 개봉을 목표로 6mm 영화 제작에 들어간다. 이 영화는 올해 말 완성, 35mm로 다시 제작돼 일반 상영관에 걸 계획이다. 마케팅 툴로 게임리그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배틀탑은 게임제작사의 문의가 잇따르면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일본 세가가 제작한 ‘택갠투온라인’과 월트디즈니의 ‘아틀란티스’ 국내 런칭을 위한 마케팅 대행 서비스 계약을 맺은 것이다.순조로운 출발에 힘을 얻은 두 회사는 올해를 흑자 원년으로 선언했다. 지난해 12억원의 적자를 낸 PKO는 올해 전년대비 10배가 넘는 1백5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면서 9억원의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배틀탑도 전년대비 2배 정도 성장한 80억원의 매출을 목표하고 있고 지난해 60억 적자를 털어내고 6억원의 흑자를 목표하고 있다. 이같은 매출 목표에 대해 두 맞수는 무난하다고 말한다. PKO는 상반기에 32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배틀탑도 2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상태여서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관련업계에선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변경한 두 맞수의 도전이 어느 정도 성공할 수 있을지는 연말까지 가봐야 할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영화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 PKO, 마케팅 툴로서의 게임리그로 비즈니스를 전환한 배틀탑의 변신이 과연 게임리그도 살리고 경영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인터뷰임영주 PKO 사장“엔터테인먼트 컬처 프로바이더로 거듭”“엔터테인먼트 컬처 프로바이더로 거듭나겠습니다.”게임리그만으로 더 이상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한 PKO 임영주 사장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사업에 발을 담궜다. 일단 그 첫번째 결과물이 고우영의 < 만화 삼국지>를 CD로 제작, 판매에 들어간 것. 그리고 독립영화 제작사로 거듭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임사장은 “게임리그를 운영하는 주체로서 그동안 제작사만 좋은 일 시킨 ‘중개 비즈니스’는 더 이상 하지 않겠다”며 “게임리그에 올라가는 게임에 대해 총판권을 갖는 조건으로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재 임사장은 총판권 계약을 위해 업체를 물색 중이다.PKO의 이런 변신은 쓰라린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우선 게임리그 사업이 생각만큼 돈을 벌어다 주지 못했다. 프로구단의 참가비, 일부 업체의 스폰서로는 기본 경비를 대기도 벅찼기 때문이다. 또 게임리그를 마케팅 툴로 활용하면서 게임유통 사업을 추진했던 계획도 순조롭지 못했다.올 초 악화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용산의 게임 유통업체 모니터코리아를 인수하기도 한 PKO는 새로운 수익사업으로 영화 제작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뛰어들었다. 딴지일보와 만화가 고우영이 공동으로 기획한 <만화 삼국지 designtimesp=21443> CD 제작과 유통을 맡았고 세계시장 배급을 목표로 독립영화 제작에 들어간 것이다.인터뷰이강민 배틀탑 사장“게임 마케팅 툴 담당 … 새 비즈 자신만만”"게임리그는 게임 마케팅 툴로 적격입니다. 게임의 홍보나 마케팅을 위한 게임리그 사업으로 비즈니스를 전환할 것입니다.”배틀탑 이강민 사장은 게임리그를 단순히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바꿨다. 바로 스폰서(Sponcerd) 게임리그 방식이라는 판권을 갖는 조건으로 리그를 운영하는 것이다. 배틀탑은 현재 축구게임 ‘강진축구’ 판권을 확보하고 게임리그를 운영중이다. 이사장의 목표는 배틀탑이 일반 유통사가 아닌 마케팅까지 책임지는 게임 마케팅 전문회사가 되는 것이다. “1년에 1백50개씩 쏟아지는 게임 가운데 성공하는 게임은 손에 꼽습니다. 좋은 게임도 마케팅이 부족해 시장에서 사라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배틀탑은 이런 새로운 게임들을 게임리그를 통해 시장에 소개하는 마케팅 툴 역할을 할 것입니다.”판권은 갖지 못했지만 게임리그를 통한 마케팅 대행 수수료 수입도 짭짤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위자드소프트가 개발한 ‘쥬라기원시전’이다. 위자드소프트는 배틀탑과 계약을 맺고 쥬라기원시전을 게임리그를 통한 마케팅을 시작한 것. 효과는 확실했다. 게임리그를 개최한 후 1달만에 판매량 1위를 기록한 것이다.이같은 배틀탑의 게임리그를 통한 마케팅은 국내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해외업체에서 더 인기다. 최근 일본 세가, 미국 월트디즈니가 배틀탑의 게임리그를 통해 게임 마케팅을 대행키로 했다. 또 8월15일부터 온라인 게임ASP 사업을 유료화한 배틀탑은 올 연말까지 온라인 게임ASP 게임리그 등으로 8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