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모비우스(Mark Mobius, 사진)는 세계의 신흥주식시장, 즉 이머징마켓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머니매니저다. 그는 영화배우 율 브린너를 꼭 닮았다. 얼굴이 잘 생긴 데다 머리를 빡빡 깎고 면도까지 해서 반짝반짝 하기 때문이다. 올해 65세의 독일계 미국인으로서 보스턴대학을 졸업하고 MIT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컨설팅회사인 카슨그룹의 설문조사에서 ‘20세기 최고의 머니매니저 10인’중 한 사람으로 뽑혔다. 98년, 99년 연속해서 로이터로부터 ‘세계 최고의 이머징마켓 머니매니저’로 선정되기도 했다.그는 87년부터 프랭클린 템플턴 투자회사의 이머징마켓팀을 총괄 지휘하고 있다. 팀의 본부는 홍콩에 있으며 애널리스트 겸 머니매니저 23명과 지원인력 30명이 소속돼 있다. 이들은 동아시아 동유럽 러시아 남미 등 11개국에서 일한다. 템플턴사에 들어오기 전에는 홍콩에서 10년간 컨설팅사업을 했고 대만 투자신탁회사의 사장, 미국 증권회사의 아시아지역 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동아시아지역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현재 모비우스가 관리하고 있는 이머징마켓 펀드는 총 75억달러에 달한다. 그는 1년에 2백50일을 13인승 전용비행기를 타고 스태프 4~5명과 함께 저평가된 시장과 기업을 찾아 여행한다. 그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하루는 점심을 생략한 채 일곱 개 기업을 탐방하고 나서 조깅을 한 다음 저녁에 팀원들과 함께 그날 탐방한 기업에 대해 토론하는 것이다.모비우스는 존 템플턴의 방식대로 시장분위기에 역행하면서 가치를 추구한다. 재무구조가 우량하고 경영진이 유능하며 변화가 임박해 있지만 PER는 낮은 회사를 선호한다. 주식을 살 때는 적어도 5년은 보유할 생각을 하고 산다. 그래서 펀드의 연간 회전율이 30%에 불과하다. “우리는 회전율이 반드시 낮아야 한다고 보지 않는다.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기 때문에 회전율이 낮지만 만약 트럭이 우리 앞으로 돌진해온다면 언제라도 뛰어내린다”고 말한다.어느 나라에 투자할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할 때는 시장이 공평한가(Fair), 효율적인가(Efficient), 유동성이 있는가(Liquid), 투명한가(Transparent) 등 네 가지 기준으로 따져본다. 현재 그의 포트폴리오에서 투자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이다. 다음으로 멕시코 중국 홍콩 한국 브라질 등에 많이 투자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금융 통신 에너지 순으로 투자비중이 높다. 그가 87년에 1억달러의 이머징마켓 전용 펀드를 시작할 때만 해도 미국에서 해외주식에 상당부분을 투자하는 펀드가 전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해외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뮤추얼펀드가 9백개를 넘으며 이머징마켓 전용 펀드는 1백여개에 달하고 있다.남아공 투자비중 가장 높아그는 87년부터 10년간은 연평균 20%의 우수한 성과를 냈으나 동아시아와 남미에 금융위기가 닥친 97년부터는 다소 고전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머징마켓에 대한 신념은 여전하다. 앞으로 개발도상국들의 평균 경제성장률이 선진국보다 두 배 이상 높을 것이기 때문에 금융시스템이나 기업지배구조만 개선된다면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믿는다. 다만 이머징마켓의 변동성이 크고 정치, 경제적인 위험이 있기 때문에 미국 유럽 일본에 전체의 70~80%를 투자하고 10~20%는 이머징마켓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마크 모비우스의 투자 유망국 선정기준- 공평한가 (Fair)- 효율적인가 (Efficient)- 유동성이 있는가 (Liquid)- 투명한가 (Transpar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