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마다 환락가와 유흥가가 있기 마련이지만 세계적 예술의 도시 파리에도 유명한 환락지역이 있다. 몽마르트 언덕 아래 피갈이 바로 그곳이다. 몽마르트는 화가들의 거리로 유명하지만 사실 언덕아래에 있는 물랭루즈와 대형쇼장 등이 낭만과 예술을 사랑했던 화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곳이기도 하다.또한 누드모델이 돼 주곤 했던 이 지역 창부들의 애환이 서린 곳이다. 그 명성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파리를 찾는 관광객들도 곧잘 들르곤 한다. 그러나 물론 언어가 어려운 동양관광객들을 노리는 유흥업소가 많아서 심심찮은 이야깃거리를 제공한다. 다음 이야기는 일행을 인솔했던 어떤 에스코트의 경험담이다.워낙 피갈이 문제가 많은 지역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남자 손님이 많은 팀을 이끄는 인솔자들의 경우엔 손님들에게 경고성 발언을 한다. 그곳은 이러이러한 곳이니 가시지 마시라고. 그러면 손님들은 그 말에 더 솔깃해지는 지 호시탐탐 기회를 노려 밤만 되면 사라져 버린다. 당연히 그 손님들 중 십중팔구는 피갈에 간다. 금단의 열매가 더 맛있는 지, 아니면 얼마나 대단한 곳이기에 그런가 하는 호기심 때문인지 가지 말라면 더 가는 습성을 아는 탓에 어떤 인솔자들은 아예 얘기조차 않는다고.한번은 단체 손님을 이끌고 간 인솔자가 파리에 도착해서 예의 경고성 발언을 했는 데 일행 중 몇몇 남자손님들이 그곳에 가서 봉변을 당했다. 한 손님의 경우 처음엔 나이트클럽에서 2백프랑만 내면 음료수를 주겠다고 해서 길가에서 삐끼들에게 끌려 들어갔다. 물론 못이기는 척하고. 그런데 황홀한 장면(?)들을 보여주고 어느 정도 취기가 오른 손님이 아무래도 불안한 듯해서 나오려할 때였다. 그들은 처음 이야기와는 달리 엄청난 금액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우리 돈으로 몇 십만원씩 하는 청구서를 흔들면서. 처음 이야기와 다르다고 해도 당신이 불어를 잘 못해서 못알아 들은 것 아니냐고 되받아치면 속수무책. 더군다나 그런 말조차 이해를 못하고 취기도 오르고 겁도 나고.결국 돈이 없다 잡아 때면 속칭 어깨들이 나와 옷을 벗긴다. 돈을 내놓을 만한 사람들을 데려오라는 것이다. 심한 경우엔 적당한 매맛(?)도 보여준다고 한다. 겁이 난 손님이 호텔에 있는 인솔자에게 전화를 해서 SOS를 요청했다.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많은 사람들을 동원해 가서 손님을 데려왔는데 그 손님은 무안했던지 다음날 더 이상의 투어를 안하고 서울로 가버렸다. 왜 그럴까. 실오라기 하나 없이 완전히 옷이 벗겨진 채로 수 많은 콘돔을 손가락마다 끼운 채로 대기실에 앉아서 일행을 기다렸던 창피함 때문이었다. 가지 말라면 가지 말 일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