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컨소시엄 밀어주고 끌어주며 수익배분 … 인력이동도 빈번

한국오라클과 SAP코리아는 LG,삼성그룹과 끈끈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삼성그룹과 LG그룹은 오라클과 SAP의 최대 고객사. 즉 최대 시장이자 밥줄이다. 이들 4사간의 협력관계는 얽히고 설킨다. 특히 오라클은 90년대 초부터 데이터베이스로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관계로 삼성과 LG그룹 전산관계자들과 끈끈한 인맥관계를 맺고 있다.대부분 그룹의 영업은 시스템 통합업체를 창구로 전개된다. 삼성그룹은 삼성SDS, LG그룹은 LG-EDS시스템. 양사 출신들은 합종연횡 연합군을 형성해 공동영업에 나선다. 이때 실력을 인정받은 세일즈맨은 한국오라클로 가거나 SAP코리아로 직장을 옮기기도 한다.한국오라클은 SAP 국내 진출 이후 ERP부문에서 삼성그룹내 영업력이 힘을 잃고 있는 것이 현실적 평가다. 심지어 SAP는 삼성이 먹여 살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만큼 SAP코리아는 삼성과 ‘끈끈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얘기다.SAP와 삼성과의 관계는 삼성전자가 먼저 ERP 솔루션으로 SAP를 도입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지난 94년 삼성전자가 SAP 독일 본사에 직접 연락해 ERP 솔루션을 구축했다. 특히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SAP 솔루션 도입을 직접 지시했다는 후문이 들릴 정도로 양사는 밀착관계를 유지한다.삼성 이회장이 SAP솔루션 도입 지시 후문이런 배경으로 SAP코리아가 삼성전자를 지원하기 위한 방안으로 설립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SAP코리아는 삼성전자 ERP 도입 다음해인 95년에 ‘오직(Only)’ 삼성전자만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삼성전자 이후 삼성전관 삼성전기 등 삼성 계열사들이 하나 둘 SAP코리아 고객으로 들어왔다. 삼성전자가 ERP 솔루션의 표준을 SAP로 정하면서 삼성 계열사로 확대되는 것은 시간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삼성에 대한 SAP의 지원은 전폭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본사 차원에서 운영되는 GAA(Global Alliance Account)란 조직이다. GAA는 최우수 고객에 한해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본사가 직접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국내에선 삼성이 유일하며 아시아에선 소니 히타치 마쓰시다 정도다. SAP코리아 내에도 GAA 조직이 있다. 이 조직의 대표는 지사장과 동시에 본사에 보고 권한을 갖고 있다.SAP코리아의 대표적인 SI 협력사는 삼성SDS. 삼성SDS는 현재 SAP이외 오라클 바안 등 다른 경쟁 제품도 취급하고 있지만 절대적인 포션은 SAP다. 삼성SDS 출신으로 현재 SAP 관련 일을 하는 인력은 1천5백명. 삼성SDS에서 직접 SAP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컨설턴트만 1백50명에 이른다. 오라클의 파트너 LG-EDS시스템에 비하면 비교가 안될 정도로 많다는 게 삼성SDS 관계자의 말이다. 협력사 ERP 컨설턴트의 수임료는 하루 평균 1백30만원에서 1백50만원 정도. 삼성SDS의 경우 3년차 컨설턴트의 경우 하루 임금이 1백30만원이다.오라클, 포스코 수주로 제조업종 진출 회심협력사와의 관계는 프로젝트 컨소시엄에서 잘 나타난다. 대규모 프로젝트의 경우 대부분 컨설팅 SI SW공급사가 함께 진행한다. 삼성SDS는 올해 SAP와 공동으로 진행해 성공한 프로젝트로 KBS 한솔CSN KTF 삼성코닝 삼성테크윈 등을 꼽았다.데이터베이스의 강자인 오라클도 이에 질 수 없다. 전자 업종의 사례를 구축해야 한다는 절대적 사명감이 LG전자를 파트너로 맞아들이는 데 성공했다. 물론 LG-EDS시스템과 함께 LG전자에 대규모 ERP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98년부터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전자 제조업종에 승리 사이트를 구축한 오라클은 여세를 몰아 포항제철의 포스피아 프로젝트를 수주하게 된다. 제조업 실패 경험 바탕이 된 케이스. 철강이라는 제조업종에 개발 사이트를 확장하게 된 것이다. 그 전까지만 해도 오라클은 금융 및 텔레콤 서비스 업종에 치중해 왔었다. ERP공급사와 협력사인 SI업체는 수익도 함께 나눈다.삼성SDS ERP컨설팅팀 장창엽 팀장은 “컨소시엄이 구성되면 협력사간 인력을 어떻게 구성할 지 정해진다. 보통 수익은 파견인력들의 용역비로 계산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삼성SDS는 지난해 패키지 라이선스 15억원과 컨설팅 40억원 등 약 60억원의 매출을 SAP를 통해 벌어들였다. SAP코리아 지난해 매출 5백50억원 가운데 라이선스 매출에는 삼성SDS 매출도 포함돼 있다. 한국오라클도 SAP코리아와 유사한 방법으로 협력사와 수익을 나눈다. 누이좋고 매부좋은 사업방식이다.인터뷰한국오라클 협력사/ 김양호 LG-EDS시스템 전략마케팅 부장“끈끈한 파트너십 믿음직”김양호 부장은 LG전자의 오라클 제품을 기반으로 한 ERP시스템을 공급하고 개발하는 프로젝트 컨설턴트. 김부장은 LG전자의 ERP시스템에 오라클 제품을 도입, 단계별 개발 및 운영을 추진하고 있다.김부장은 “LG전자는 지난 95년 미국의 CSC 인덱스 컨설팅사와 함께 정보통신 부문 마스터플랜 프로젝트를 마쳤다. 이 결과 사업경쟁력 강화 방안의 하나로 기능별 전산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게 됐다. 이것이 오라클의 ERP를 도입하는 계기”라고 선택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LG와 오라클을 연결하는 창구 역할도 한다.“오라클의 장점은 ERP 컨설팅 인력을 보유하면서 파트너사와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사업을 발굴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파트너사와의 관계가 끈끈할 뿐만 아니라 영업력이 우수합니다. 특히 형식과 규정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한 사고방식을 갖추고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SAP는 파트너사 중심의 영업을 펼치는 데 비해 오라클 세일즈맨에 비해 유연성에 제약을 받는 듯한 인상입니다.”그는 “LG와 삼성은 다르다. LG의 경우 그룹 각사의 독립경영을 근간으로 하기 때문에 기업의 핵심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적합한 솔루션을 선정한다”며 “이런 배경으로 전자계열 기업은 오라클 제품을, 화학을 중심으로 한 장치 및 프로세스 산업은 SAP중심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김부장은 가격대 성능비 측면에서 SAP와 오라클도 평가했다.“오라클 SAP 모두 ERP로서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어느 것이 우수하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경쟁력을 위해 제품을 선택하기 보다는 구축 후에 효과적인 활용이 성공의 관건입니다.” 그는 또 “오라클과 ERP 컨설턴트 양성 프로그램을 육성하고 있다”며 “협력관계 특히, 프로젝트 진행에 있어서 교육은 필수 항목”이라고 말했다.인터뷰SAP코리아 협력사 / 장창엽 삼성SDS ERP 컨설팅 팀장“완벽한 솔루션 구축 메리트”“ERP는 컨설턴트가 중요합니다. ERP 프로젝트는 ERP솔루션, 사람, 사이트 3박자가 맞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 면에서 SAP는 3박자를 고루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SAP의 국내 최대 협력 파트너인 삼성SDS에서 4년째 SAP 컨설팅을 하고 있는 장창엽(43) ERP컨설팅 팀장은 SAP가 경쟁 제품에 비해 기술적으로 우수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삼성이 SAP를 표준으로 선택하면서 SAP관련 컨설턴트들이 대거 배출, 막강한 인력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한다.장팀장은 “SAP 제품이 우수한 것은 사이트가 말해 준다”며 “국내 기업 구조상 경쟁업체가 선택한 제품을 취급하지 않는 게 일반적인 데 오라클에 가까운 LG계열사들이 SAP를 선택한 것이 그 단적인 예”라고 말했다. 실제로 SAP는 LG칼텍스 LG화학 LG패션 등을 고객으로 확보했다.SAP와 오라클 제품을 사용해본 엔지니어나 컨설턴트들은 SAP는 커스터마이징 없이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반면 오라클은 커스터마이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에 대해 “이는 SAP가 필요한 모듈을 이미 다 갖추고 있다는 것이고 오라클은 개발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말한다”고 말했다.반면 SAP는 제품이 우수하지만 오라클에 비해 변신이 더딘 것이 단점이라는 게 장팀장의 지적이다. 장팀장은 “SAP 같은 규모의 ERP 업체는 작은 기업보다 삼성과 같은 대규모 기업을 상대해야 한다”며 “신규 고객 확보도 중요하지만 기존 고객을 관리하면서 새롭게 나오고 있는 CRM SCM 등 솔루션을 팔아야 더 이익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SAP코리아의 성장은 삼성이라는 고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며 “새로운 기술과 정보를 신제품이 나오기에 앞서 고객사에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