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보다도 테러가 더 무서운 것은 상대방을 잘 알수 없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 무슨 형태로 공격을 할 것인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테러는 사람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방어하기도 매우 어렵다. 이 지구상에서 외부 침략이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나라로 알려진 미국이 테러집단의 무차별 공격에 속절없이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이지 않는 적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된다.세계 경제 전선에도 보이지 않는 적들이 어느 때 보다 많이 등장해 안정적인 기업경영을 위협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돼 가면서 전세계 기업들이 하나의 시장에서 경쟁하게 되자 과거에 비해 경쟁상대가 더 많아지고 경쟁의 정도도 더 치열해지고 있다. 전혀 예기치 못하고 상상하지 못했던 경쟁자가 불시에 나타나 기업경영을 위협하고 아예 통째로 기업을 집어삼키려는 사냥꾼들이 불쑥불쑥 나타나 겁을 주고 있다. 또 혁신을 거듭하는 기술변화가 과거에는 없던 새로운 경쟁자를 양산해 기업경영에 치명적인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언제 어느 곳에서 어떤 모습으로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나 나의 생존을 위협하는 적으로 둔갑할 지 모르는 불안한 환경이다.상대가 명확한 기존의 전쟁에 적용하던 전략과 전술이 테러 형태의 보이지 않는 적에게 별 효력이 없듯이 보이지 않는 경쟁자 또는 적들이 수시로 등장하는 새로운 경제환경에 기존 경영전략은 기업의 안정적인 경영기반 확보에 별다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그동안 국가단위 시장에서 서로 경쟁할 때는 대체로 경쟁자가 명확했으며 상대방의 전략도 비교적 쉽게 알수 있었다. 이제 경쟁의 무대가 세계시장으로 확대되면서 경쟁상대가 누구며 어떤 전략을 갖고 있는지 제대로 알기가 어렵다. 어느 날 시장에서 전혀 예기치 않은 낯선 경쟁자에게 고객을 빼앗기고 뒤늦게 새로운 경쟁자의 존재를 알게 될 때가 많으며 예기치 않은 역습에 믿었던 시장기반이 허물어지는 안타까운 일을 많이 경험하게 된다. 세계경제 구조가 크게 바뀌면서 단순히 보이지 않는 경쟁자 외에 무서운 기업 사냥꾼들이 여기저기 숨어서 기업의 목줄을 노리고 있다. 세계시장에서의 경쟁이 격화되고 자본의 이동이 자유로워 지면서 기업을 열심히 가꾸고 키우려는 사람보다 잘 가꾸고 키워놓은 기업을 인수하는 소위 기업 사냥꾼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튼튼한 자본의 힘을 바탕으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기업사냥에 나서는 이들은 어느 기업이든 작은 허점만 발견되면 집요하게 달려든다. 이들은 대체로 세계시장을 무대로 사냥을 하지만 좁은 국내시장에서도 기업 사냥꾼의 활동은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장래성이 있는 새로운 기술분야에 진출한 중소기업이나 특정한 제품을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중소기업들은 언제 이들의 사냥 목표물이 될지 모르는 아주 위험한 환경 속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농사를 짓듯이 차근차근 기업을 가꾸어 나가기보다 남이 애써 가꾸어 놓은 기업을 인수해 자기의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규모의 경쟁력을 갖추려는 기업전략이 인수 합병이란 이름으로 미화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 해야 한다. 보이지 않는 적들이 사방에서 위협하는 불안시대에 기업의 안정적인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선 변화하는 경제환경을 항상 면밀히 관찰해 새로운 환경에 수시로 적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기업내부의 허점이 외부로 노출되지 않도록 효율적인 내부관리 체제를 갖추는 일이 긴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