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은 지난 2000년부터 적자기업에서 흑자기업으로, 외형성장 추구에서 내실을 다지는 기업으로 일대 변신을 꾀했다. 굴뚝업체로 대변되던 섬유업체에서 선진산업으로 분류되는 패션업체로 바뀐 것이다. 불과 4년 전 삼성에서 의류패션사업을 정리해야 할지 모른다는 말을 들었던 기업치고는 대단한 변화다.이렇듯 일신할 수 있었던 주요인은 성공적인 구조조정 덕분이다. 1,400여 개 유통조직을 500개로, 직원 수는 3분의 2쯤 줄였다. 명예퇴직과 분사된 기업의 직원까지 합치면 몇천 명을 잘라낸 셈이다. 30개에 이르는 브랜드도 14개로 줄였다. 이런 노력으로 제일모직은 구조조정에 성공한 가치주로, 섬유업종 대표주로 부각됐다.유성문 세종증권 애널리스트는 “구조조정을 완성해 실적개선 효과가 2003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라며 “적정주가는 1만 2,000원대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회사의 주력인 패션부문은 올해 빈폴 브랜드 확대와 캐주얼 의류의 수요 증가로 이 부문에서 7.6%의 매출증가가 이뤄질 전망이다. 또 직물부문은 세계 1위의 모직물 생산업체인 미국 벌링턴사가 파산해 수출이 증가될 것으로 회사측은 예상하고 있다.패션과 직물뿐 아니라 정보통신 부문의 약진도 눈에 띈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이 주목하는 것도 바로 이 부문이다. 지난 1996년부터 반도체 봉지제(EMC)를 생산하면서 정보통신 소재 부문에 진출했다. 이후 전자파 차폐제, 전해액 등 신규 아이템을 개발, 회사의 매출 확대에 상당한 도움을 주었다. 또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등 수요처 여러 곳을 잡고 있어 앞으로의 성장 속도 또한 돋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도정민 굿모닝증권 애널리스트는 “EMC 국내 신규 거래선 확대, 중국수출 증대 그리고 신규 아이템의 매출 확대로 이 부문 매출이 29% 증가할 전망”이라며 “최근 주가(8,700원, 1월 3일 기준)보다 1,800원쯤 높은 1만 549원을 적정주가라고 평가한다”고 분석했다.정보통신 소재사업 이익 커져사실 정보통신 소재 사업은 지난해 제품 테스트와 가격협상 때문에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이 과정이 마무리돼 올해는 지난해와 비교해 160%가 증가한 900억 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특히 사업이 안정되는 2003년에는 2,500억 원의 매출이 기대돼, 앞으로 제일모직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유성문 애널리스트는 “올해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10%가 증가한 1조 9,040억 원과 영업이익 1,802억 원 그리고 경상이익은 1,215억 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도정민 애널리스트는 “정보통신 부문 매출에서 회사측은 1,000억 원을 예상하지만 실제로는 500억 원 정도에 머물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삼성SDI 등 수요처에서 신규투자가 본격적으로 일어나지 않으면 회사측의 예상과는 다른 양상이 펼쳐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