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강남권 재건축 대상 아파트에 투자, 천정부지로 오르는 가격에 가슴 설레었던 투자자들은 요즘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정부가 지난 1월 8일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한 후로 거래가 전면 중단되다시피 했기 때문.설상가상으로 서울시가 재건축 승인요건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나선데다 국세청의 기준시가 상향조정 방침까지 알려져 선뜻 팔 수도 넋 놓고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다.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뒤늦게 재건축 투자 행렬에 끼여든 투자자들만 꼬리를 잡힌 셈”이라고 입을 모은다. 진짜 투기꾼들은 이미 지난해 단기 투자로 재미를 본 후 물러났다는 것. 부동산 투자에서 아이템 선정과 매도·매수 타이밍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하는 대목이다.그렇다면 올해는 어떤 부동산에 투자해야 후회하지 않을까. 최근 상가나 토지가 상승세를 타면서 ‘유망 투자상품’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수익률로 따지면 단연 아파트가 첫 손 꼽힌다. 특히 서울지역의 20~30평형대 신규 입주 아파트는 갈수록 지명도가 높아지고 있어 여전히 탁월한 투자대상으로 통한다.더구나 분양권 세무조사 발표 등으로 프리미엄이 하향 안정 추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내집마련을 계획하는 실수요자라면 지금부터 분양권 가격 추이를 주시하면서 매입 타이밍을 맞춰야 한다는 이야기다.부동산114에 따르면 분양권 시세는 여전히 상승곡선을 긋고 있다. 2주 전에 비해 상승률이 2배 정도 증가한 곳도 많다.그러나 일선 중개업소에서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호가만 높아진 것일 뿐 실거래는 낮은 선에서 성사되고 있다”고 밝힌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의 M중개업소 공인중개사는 “분양권 전매시 탈세 여부를 조사한다는 발표 이후, 늘어나게 될 양도세를 대비해 그 만큼 프리미엄을 올린 매물들이 나오고 있지만 실제 거래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 “수요층 대부분이 앞으로 프리미엄이 내려갈 것이라며 관망하고 있기 때문에 호가도 점차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청약경쟁·분양가 상승 비껴가기 ‘매력’이처럼 초단타 매매를 통한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에게는 시장상황이 좋지 않게 바뀌고 있지만 반대로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투자하기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더구나 올 3월부터는 청약통장 가입자가 급증하게 돼 신규 아파트 당첨은 말 그대로 ‘하늘의 별따기’나 다름없게 된다. 치열한 청약경쟁을 피할 수 있다는 점도 분양권의 장점 가운데 하나다. 게다가 주택건설업계가 자재비, 인건비 상승 등으로 10% 안팎의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가격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분양권은 통상 입주가 가까워지면 가격이 급등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입주 후 3~5년 동안 상승세를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적어도 6개월 이전에 매입을 결정하는 것이 투자수익 배가 및 금융비용 절약 측면에서 유리하다.전세 수요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올해는 짝수해로 전세계약 갱신이 많은 해다. 따라서 하반기 이사를 계획하고 있다면 입주가 5~6개월 정도 남은 단지를 미리 점찍어두는 게 좋다. 주변 중개업소에 미리 의뢰를 해두면 입주시점보다 낮은 가격에 좋은 물건을 선점할 수 있다.1,000가구 이상 대단지에 ‘주목’올 하반기 입주 물량 중에는 1,000가구 이상 대단지가 몇 군데 포함돼 있다. 대단지 아파트는 주위에 생활편의시설이 비교적 빨리 자리잡고 향후 가격 상승폭도 크다.가장 큰 규모는 금천구 시흥동에 자리잡은 관악산 벽산타운 2차. 4,098가구의 매머드급 단지인 이곳은 올 9월 입주할 예정이다. 현재 공정률은 65% 선. 24·32·42평형으로 구성돼 있으며 단지 배후에 풍부한 녹지가 자랑거리다. 하지만 지하철역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는 다소 불편한 게 흠이다.24평형 로열층의 경우 1억 3,000만원 선에 가격이 형성돼 있으며 32평형은 1억 8,000만원 선. 분양가에 비해 1,400만~2,700만원 정도의 프리미엄이 붙었다.강서구 화곡동 대우그랜드월드도 눈여겨볼 만하다. 총 2,176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지하철 5호선 우장산역이 걸어서 5분 거리. 34평형의 가격은 분양가에서 3,000만~4,500만원이 오른 2억 3,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올 10월에 입주할 예정이다.강북구 미아동의 벽산 라이브파크는 인근 SK 북한산시티와 함께 주변이 신흥 아파트 밀집지로 개발되고 있는 곳이다. 2,075가구 대단지이며 24평형은 분양가에서 최고 2,400만원 오른 1억 4,300만원 선에 상한가가 형성돼 있다. 32평형은 분양가에서 1,000만~2,000만원 선의 웃돈만 부담하면 매입이 가능하다. 올 8월 입주예정인 성동구 행당동 한신플러스타운은 효율적인 평면의 24평형이 인기다. 방 3개, 화장실 2개로 구성돼 30평형대와 다름없는 구조를 자랑한다. 24A형이 최고 2억원 선에 거래되고 있으며 최하층 등 비로열층은 1억 6,500만원 선에 매입이 가능하다.이밖에 관악구 신림동의 우정하이비전 31평형, 성동구 성수동 우방3차 35평형, 성북구 돈암동 한신이매진 3차 35평형 등은 분양가에서 프리미엄이 거의 붙지 않은 상태다. 앞으로 상승 가능성을 감안하면 투자가치가 높게 매겨지는 단지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