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약물·대체의학·기능성 식품의약시장 급성장 … 기술 라이선싱 아웃 고려 필요
정혁자생식물이용기술개발사업단 단장서양의학은 인간에게서 나타나는 질병의 최종 증상을 약물이나 수술요법으로 치료하는 방식을 구사해 왔다. 이를 토대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고, 그 결과 현재 전세계적으로 가장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의료기술로 자리잡았다.반면 동양의학은 근본적으로 질병의 원인을 파악하고 그 원인을 조치해 들어가는 방식으로 발전해 왔으며, 이 또한 일부 지역과 국가에서는 지금도 중요한 의료체계로 유지ㆍ발전되고 있다.동서의학이 모두 장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서양의학이 고도로 발달한 서구사회에서는 서양의학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질병과 만성질환의 종류가 더욱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합성의약의 오남용에 의한 부작용은 날이 갈수록 심각한 사회경제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따라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급속히 부각된 것이 약초를 위주로 한 천연약물을 이용한 다양한 종류의 대체의약으로서 이와 관련한 시장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져가고 있다.신약 후보물질 단계서 다국적사와 협력 추진미국만 해도 2002년 기능성 식품의약품 시장규모는 1,000억달러로 예상되고 있으며 한국의 경우 연간 1조3,000억원의 거대 시장이 형성돼 있다. 따라서 예로부터 약초 등을 사용해 각종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해 온 오랜 역사적 경험이 풍부한 우리나라는 최근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각종 첨단생명공학 기술을 이와 접목한다면 유리한 시장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우리의 자생식물은 지금까지 수탈의 대상이었다. 30년 전부터 미국은 전세계 자생식물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분석을 시작했고, 중국과 인도도 자생식물의 대한 심도 있는 연구에 국가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그러나 우리는 좋은 자원을 가진 데 비해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지식공유를 소홀히 했다. 우리 강산의 자생식물을 국가 자원으로 활용해야 할 시점이나 늦은 감이 없지 않다.이러한 배경하에 발족된 것이 과학기술부 21세기 프론티어 사업 중 하나로서 ‘자생식물이용기술개발사업단’이다. 사업단의 주된 연구개발 목표는 세계시장에 통용될 수 있는 고부가가치 기능성 식품의약의 개발이다.가장 바람직한 것은 천연 신약개발이지만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노력(최소 10억달러 이상의 연구비용과 15년 이상의 기간 소요)을 감안한다면 우리나라 형편상 실제로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된다. 반면 기능성 식품의약 개발은 신약보다 훨씬 더 적은 연구비(수백만에서 수천만달러, 연구기간은 3~5년 내외)와 노력으로 비교적 쉽게 개발할 수 있다.이뿐만 아니라 향후 시장의 급성장까지 감안한다면 기능성 식품의약에 연구개발 목표를 두는 것이 현실적으로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신물질 개발을 연구 기획단계로부터 산업화에 이르는 전 과정을 나눠 볼 때 실험실 연구는 30%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실험실 밖의 마케팅과 산업화다. 그만큼 성공률은 떨어진다.연구특성상 기능성 식품의약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종류의 천연생리활성물질이 밝혀진다. 이 결과를 천연신약개발을 위한 후보물질로 포장, 신약개발 인프라를 갖춘 다국적 제약회사에 라이선싱 아웃(기술사용권 제공)하는 전략이 현재로서는 최상책이다.우리 한민족의 지혜와 사상이 결집된 허준의 동의보감이 첨단생명공학과 접목돼 우리가 개발한 고부가가치 식품의약제품이 세계시장을 석권할 날을 꿈꿔 본다.약력서울대 원예학 석사. 미국 일리노이대학 박사 및 연구조교. KIST 생명공학연구소 책임연구원. 인공씨감자연구실 실장. 자생식물이용기술개발사업단장. 무병 우량 인공씨감자 개발. 98대한민국 특허기술대상(대통령상) 수상.©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