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곡물·과실 재료 노인 음용층 확보, 효도마케팅으로 인삼음료 특수

나이 지긋한 사람들이라면 콜라보다는 식혜가, 오렌지주스보다는 매실주스가 입맛에 맞다. 국내에 온갖 외래 음료들이 들어와 있지만 어르신들에겐 역시 우리 것이 최고다.‘가을대추’, ‘아침햇살‘ 등 우리 곡물과 과실을 재료로 만든 음료로 시장을 개척해온 웅진식품(www.wjfood.co.kr 대표 조운호)의 제품은 그 자체로 실버고객들에 훨씬 더 접근성이 있다. 콜라, 사이다 같은 청량음료나 오렌지주스 등 외래음료보다 노인들에 호소력 있게 다가가기 때문이다.이 회사가 지금까지 내놓은 음료 10여종은 모두 대추나 쌀뿐 아니라 보리, 매실에 이르기까지 ‘우리’재료를 쓴 것이다. 재료뿐 아니라 브랜드도 하나같이 순 우리말로 돼 있어 ‘어르신’들에게 그만큼 친근감을 준다.웅진식품 조광현 과장은 “이처럼 ‘신토불이’를 강조한 것이 특히 향수에 목말라 하던 노인층을 사로잡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소외됐던 노인 음용층을 주 소비층으로 끌어들였다는 얘기다.이 회사가 추진 중인 우리 음료 마케팅은 현재의 노인들뿐 아니라 미래의 실버고객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조과장은 “커피나 콜라에 익숙한 젊은층 또한 언젠가는 나이를 먹게 될 것”이라며 “우리 곡물과 과실로 만든 음료에 익숙해진 젊은이들이 실버 세대가 돼도 계속 우리 음료를 찾을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방판·코디 조직 활용, 마케팅 펼쳐노인층만을 겨냥해 특화한 상품도 지속적으로 내놓았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용홍삼’과 ‘장쾌삼 골드’다. 조과장은 “이미 25년이 넘게 축적한 ‘인삼 가공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값싼 수입산을 쓰지 않고 100% 국산 인삼만을 사용한다”고 밝혔다.다른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약이 아니라 인삼을 주재료로 쓴 건강보조 음료식품이다. 그런데도 마치 약처럼 효과가 있다는 게 회사측의 얘기다. 조과장은 “이들 제품은 노인들에게 자주 있는 장염과 변비 등의 질환에 효과가 있다”며 “회사 홈페이지에 ‘효험을 봤다’는 사연이 종종 올라온다”고 전했다.특히 이 두 제품은 추석이나 설 등 명절이나 어버이날 때 집중적으로 판촉 전략을 쓴다.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직접 마케팅이 아닌 그 자녀들을 타깃으로 구매를 유도하는 이른바 효도마케팅을 가미한 ‘쿠션’ 전략이다. 특히 직장인, 주부 등을 상대로 ‘용홍삼’과 ‘장쾌삼’의 제품력을 알리고 있다.“실제 소비 대상인 노년층에게 직접 호소하지 않고, 20~30대 자녀들을 대상으로 마케팅한 결과 해마다 상당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전체 매출의 두 배 이상이 명절 기간에 이뤄진다”고 조과장은 말했다.노년층만을 상대로 마케팅을 하기에는 아직 시장이 발달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이들 제품은 시판보다는 기존 네트워크를 활용해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관계사인 웅진닷컴과 웅진코웨이가 보유하고 있는 방문판매조직과 정수기 관리를 맡는 코디들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전국적인 조직망을 갖추고 있는 만큼 도시는 물론 농촌지역에 있는 노년층들에게까지 마케팅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게 조과장의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