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삼성테크원.제일모직 대표주자...장기적 시각에서 투자임해야

지난 몇 년간 인수 합병을 통해 사업영역을 확장해온 미국의 주요 기업들이 이제는 사업부문의 분리나 매각을 통한 구조조정을 적극 추진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종합화학회사인 듀폰의 경우에는 전체 매출의 23% 정도를 차지하는 섬유부문을 분리해 주식공개를 실시할 것을 발표했는데, 이를 계기로 성장성있는 사업영역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국내에서도 코오롱 상사가 FnC코오롱(01370), 코오롱인터내셔날(63510), 코오롱IC(비상장)로 분할됐다. 이는 사업 경쟁력 집중과 신사업분야 가치증대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기업분할 과정에서 사업내용 변경, 유통주식수의 감소 등의 이유로 주가가 급등해 조작 의혹이 제기된 것도 사실이나 영업 환경 변화에 대응한 기업의 구조조정 노력은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하고 투자자들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2001년에 393%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한 태평양(02790)은 구조조정에 성공해 국내외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방문을 통한 고가의 기능성 화장품 판매 확대로 마진율이 향상된 것도 무시할 수 없으나 10여년에 걸친 구조조정의 결실이 주가의 상승으로 나타났다고 생각된다. 8개의 부실 자회사 정리와 재무구조의 개선으로 부채비율이 97년 300%에서 올해에는 51%로 낮아지고 자기자본이익률도 8.9%에서 21%로 대폭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구조조정과 관련해 투자자 입장에서 앞으로 주목해야 할 대상은 핵심역량을 재조정하여 신사업 분야에 진출해 성공을 거두는 기업이다. 태평양처럼 재무구조의 개선과 신제품의 출시로 경영실적이 크게 호전되는 경우는 물론, 이제는 미래성장 잠재력이 높은 부문에서의 매출 기여도가 높아지고 이것이 시장 가치를 끌어올리는 모멘텀으로 작용하는 기업의 비중을 확대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삼성테크윈 수익구조 개선예를 들어 종합주가지수가 12% 상승하는 동안 주가가 72%나 급등, 시장수익률을 크게 웃돈 삼성테크윈(12450)을 살펴보자. 삼성항공산업에서 이름을 바꾼 삼성테크윈은 항공부문 분리, 적자 사업 정리, 인원 감축 등의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유상증자의 실시 등으로 재무구조와 수익구조를 크게 개선했다. 특히 반도체 부품과 장비, 광디지털 등 성장성이 높은 사업 중심으로 영업구조를 변신해 회사의 역량을 집중시켜왔다.그 결과 회사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반도체 부품 및 장비의 비중은 99년 21%에서 2001년에 30%로 증대됐으며 광디지털 사업의 비중도 19%에서 23%로 높아졌다. 아직도 지급보증, 지분법 평가손과 같은 불확실한 요인이 잠재해 있으나 회복세를 보이는 반도체 경기의 직접적인 혜택을 볼 것임에는 틀림없다. 패션, 직물분야의 대표 기업인 제일모직(01300)도 인력 감축, 재무구조 개선, 신규 사업 추진 등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진척된 경우이다. 올해도 매출액 대비 전자재료사업의 비중은 5% 미만이나 신사업의 매출 증가율은 120% 정도로 전망되고 있다.경제위기를 겪으면서 구조조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기업들의 경영 실적이 호전되고 그에 따른 주가 상승은 당연한 결과였다. 부실 계열사의 정리, 부채비율의 축소를 포함한 재무구조의 개선, 사업부문의 매각이나 정리 등과 같은 구조조정의 효과는 단기간에도 입증될 수 있으나 신사업 분야의 성공은 상대적으로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시장 참여자들도 좀더 장기적인 시각에서 투자에 임하는 자세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