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투자에 새로운 ‘테마’가 형성되고 있다. 속칭 ‘먹고 튀는’펀드, ‘전환형’ 펀드다.이달 들어 새로 나온 전환형 펀드만 모두 여덟 개. 최근 대한투신, 한국투신 증권 등 대형 투신사들이 모처럼 온 상승장을 맞아 ‘모집목표액 15조’ 등 대형 펀드 내놓기에 바쁜 만면, 규모 싸움에서 밀릴 수 밖에 없는 중소형 투신사들은 전환형 펀드에 주력하는 모습이다.전환형 펀드란 주식에 투자했다가 애초 설정해 놓은 일정 수익률이 달성되면 채권형으로 전환되는 상품. 따라서 한때 수익률이 좋았다가도 펀드 만기 때 주식시장이 나빠질 경우 수익률이 떨어질까봐 염려할 필요가 없다.은행서도 전환형 펀드가 인기를 끈다. 신한은행 신탁팀 관계자는 “보수적인 은행위주 거래 고객의 성향과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안전장치도 없이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건 꺼리지만, 동시에 세후 4%도 안되는 은행 정기예금 금리에 만족을 못하는 사람들에게 10%내외의 수익만 내면 큰 욕심 안내고 재빨리 빠지는 전환형 펀드가 상당히 설득력있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대박을 노리는 투자보다는 안정지향의 고객들이 증가하고 있는데다 저금리 기조도 전환형 펀드의 인기를 높이는데 한 몫하고 있다.은행권 상품도 인기국민은행이 판매하고 미래에셋투신운용이 운용한 ‘솔로몬전환형 혼합투자신탁’은 이미 7.03%의 수익을 달성하고 순수채권형으로 전환했다. 지난 1월 15일 설정된 이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주식으로 이미 달성한 7.03%에 더해 채권 운용에서 얻어지는 수익을 가져갈 수 있게 되는 것. 은행 금리와 비교해도 펀드가 설정된지 겨우 한달 밖에 안 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꽤 짭짤한 수익인 것이다.대한투자신탁증권 남명우 차장은 “종합주가지수 840을 넘어서면서, 앞으로 1,000을 넘긴다고 예상한다 해도 기대수익률은 15%에 그친다며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간접투자를 통해 10%내외의 수익만 확보한다는 취지에서 전환형 상품이 많이 나온다”고 설명했다.투신사들이 앞다퉈 전환형 펀드 새상품을 내놓으면서, 각종 아이디어를 동원한 전환형 펀드도 나타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시스템-캡펀드’는 소위 ‘원금보존 전환형’펀드다. 주식에 30%이하를 투자하는데, 주가지수가 일정 상승률에 도달하면 편입한 주식을 처분하고 채권형으로 전환된다.예컨대 투자자가 주가지수 800선에서 가입할 경우 1년중 한번이라도 주가지수가 이로부터 30%이상 상승하면 채권형으로 전환된다. 투신협회로부터 3개월 배타적 우선판매권을 얻은 상품이다. 이 밖에도 많은 은행과 투신사, 증권사에서 전환형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