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11·옥수12·공덕4·동빙고동 유망, 투자비용 부담 적고 유동성 높아 ‘장점’

겨우내 뜨겁던 분양권 시장의 열기가 한풀 꺾인 후 재개발 시장을 찾는 이들이 부쩍 늘어났다. 무주택 우선 공급의 부활과 분양권 전매 제한으로 갈 길을 잃은 여유돈이 대체 상품을 찾아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거래에 아무런 법적 제약이 없어 유동성이 높고, 건설사의 이주비 지원으로 투자비용 부담이 적다는 점이 바로 재개발 투자의 매력. 무엇보다 청약 통장이 없어도 로열층 알짜 물건을 분양 받을 수 있다는 메리트가 투자자들을 시장으로 불러모으고 있다.그러나 재개발 구역에 투자할 때는 수익률과 비례하는 리스크를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 자칫 사업 추진에 문제가 생겨 발이 묶이면 투자 원금 회수조차 여의치 않을 수 있다.현재 사업 추진이 활발한 한강 조망권 재개발 구역들의 거래 현황과 입지여건을 살펴보자.금호11구역 - 역세권에 한강 프리미엄까지달맞이봉 공원을 등지고 한강을 바라보는 금호 11구역은 성동구 일대 재개발 투자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이다. 지난해 재개발 구역으로 확정된 후 순탄하게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늦어도 올 하반기쯤엔 철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우가 시공을 맡았고, 23. 31. 42 등 3개 평형 총 888가구로 건립될 예정이며 임대 아파트는 짓지 않는다.사업 속도가 비교적 빨라 투자 위험이 낮은 대신 가격은 다소 높게 형성돼 있다. 전세를 안을 경우 24평형 입주 지분을 사는 데 약 9,000만원, 33평형 입주 지분을 사는 데 약 1억 3,000만원의 초기 투자비용이 필요하다. 입주할 때까지의 총 투자비용은 24평형이 약 2억 1,000만원, 33평형이 3억 2,000만원 선이다.이미 가격이 만만치 않은 수준에 형성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투자 매력은 높다. 지난 2000년 10월에 입주한 인근 대우 34평형이 2억 8,000~3억 7,000만원에 거래되고 있어, 조합원들이 로열층을 분양받는 점을 감안하면 3,000만~4,000만 원의 시세차익은 기대할 만하다는 게 중개업자들의 견해다.철거와 동시에 6,000만~3억원의 무이자 이주비가 차등 지급되므로 평가액 높은 지분을 잘 선택하면 투자시 금융부담도 크게 덜 수 있다. 한편 입주 후 시세는 대우아파트에 비해 다소 높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인 입지 여건이 금호 8구역이 재개발된 대우아파트에 비해 앞서기 때문이다.옥수 12구역 - 지구지정 임박, 소액 투자 유망성동구 옥수동 극동아파트와 나란히 자리한 옥수 12구역 역시 한강 조망 아파트에 속한다. 옥수 삼성, 금호 대우 등 한강변 인기 아파트 군단과 독서당길을 사이에 두고 있으며 한강 조망 거리는 다소 먼 편이다. 시공사는 삼성이 맡았고, 현재 구역지정 신청 중에 있다.아직 구역지정 전이라 투자 위험이 다소 큰 반면 가격은 금호 11구역에 비해 낮다. 25평형 입주 지분의 경우 전세 3,000만원을 안을 때 초기 4,000만~5,000만원 선에 살 수 있는 물건도 이따금씩 눈에 띈다. 이 지분을 매입하면 입주할 때까지 부담해야 하는 예상 총 투자비용은 약 1억 8,000만원 선이다.99년 4월 새로 지어진 길 건너 삼성아파트 25평형이 1억 9,000만~2억 3,000만원에 거래되는 것을 볼 때 입주 후 약 4,000만원의 시세 차익이 예상된다. 소형 아파트의 경우 조합원 배정분이 적어 대부분 좋은 동, 좋은 층을 배정받으므로 현 시세의 상한가 아파트와 견주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이다.동빙고동 - 짭짤한 외국인 임대 수익 기대반포로를 사이에 두고 서빙고동과 나란히 자리한 동빙고동 재개발구역은 현재 구역지정 신청 중에 있다. 4,300여평 부지에 3,040세대의 대단지로 지어질 예정이며 시공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맡았다. 한강을 바로 발아래 두고 있는 특급 조망권과 끊이지 않는 외국인 임대 수요가 이 아파트의 가장 큰 매력. 매매를 통한 시세차익에 꾸준한 임대 수익도 기대할 수 있어 전체적인 투자 점수는 높게 매겨진다.35평형에 입주할 수 있는 지분 시세는 1억 2,000만~1억 5,000만원 선인데, 전세를 안을 경우 6,000만원이면 살 수 있는 물건도 있다. 예상 총 투자비용은 2억 8,000만원 선으로 인근 보광동 삼성아파트의 같은 평형에 견주어볼 때 2,000만~3,000만원의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하지만 입주 아직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되기 전이어서 투자 위험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한편 45평형의 경우 대지가 37평 이상 보유해야 분양을 받을 수 있는데, 이미 가격이 정점에 올라 있으므로 투자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공덕 4구역 - 유동성 환금성 좋지만 시세는 정점지하철 5·6호선이 만나는 공덕역 주변의 삼성아파트 밴드는 마포구 재개발의 대명사로 통한다. 도심과 여의도를 잇는 길목인 데다 강변북로, 88올림픽도로 등을 타고 강남·북 어디든 쉽게 오갈 수 있는 말 그대로의 사통팔달의 교통 요지. 일반적인 산동네 재개발과는 달리 지대가 낮고, 도로 접근성이 뛰어나 진작 투자자들의 시선을 받아왔다.하지만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게 소액 투자를 노리는 이들에 대한 중개업자들의 대답이다. 가격이 이미 주변 입주 아파트의 시세만큼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구역 변경 신청으로 사업시행이 다소 지연되고 있는 공덕 3구역의 경우 이미 예상 분양가를 뛰어넘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한편 공덕 4구역은 32평형 입주 지분이 3억 1,500만원, 42평형이 4억 2,000만원 선으로 주변 아파트 시세와 비슷한 수준이다. 아무 때나 사고 팔 수 있어 유동성과 환금성은 좋지만, 이미 시세가 정점에 달해 있다. 따라서 금융비용 등을 신중히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