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자유치 성공으로 도약 발판...올해 10월 '푸르덴셜생명'이 대주주 지위 확보

황성호제일투자증권 대표푸르덴셜의 자금 납입 일정은.지난해 1월에 푸르덴셜 및 IFC(국제금융공사)와 본계약을 체결하고 난 후 3월에 2,000억원이 납입됐다.2차 자금납입은 당초 계약상 올 9월말부터 가능하다. 지난해 외자유치 협상을 하면서 허용한 주주 콜옵션에따라 푸르덴셜이 올 10월경에 2차 자금을 납입하고 대주주로서의 지위를 갖게 된다.그 때쯤이면 회사이름에 ‘푸르덴셜’이 들어갈 것 같다. 이렇게 되면 우리 회사는 이름에 걸맞는 리딩컴퍼니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현재는 푸르덴셜이 대주주로 참여할 때까지 회사의 가치를 키우기 위해 전 임직원이 합심해 노력하고 있다.푸르덴셜과 협상이 쉽지는 않았을텐데.97년 외환위기 이후 자본조달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회사의 중요한 과제로 돼 있었다. 내가 부임했을 당시 기존 대주주가 열린 마음으로 외자유치 협상에 임했기에 푸르덴셜의 투자가 가능했다.외자유치를 위해 뛸 당시 처음에는 여러 사모펀드(PE)들이 접촉해 왔지만 단기차익을 노린 투자자보다는 장기적으로 회사를 경영할 주주를 물색하고 있어 일단 거절했다. 때마침 푸르덴셜도 수익다변화를 위해 해외투자처를 찾고 있었는데 좋은 투자은행을 하나 갖는 것으로 내부입장을 정리한 상태였다.서로의 필요가 맞아 떨어진만큼 협상은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결국 기존 대주주가 경영권을 내주는 문제도 수용함으로써 잘 알려진 대로 푸르덴셜과 IFC가 5억달러에 달하는 투자계약서에 서명할 수 있었다.한국 투신증권업계 사상 최대규모의 외자유치가 순수 민간차원에서 이뤄지게 된 것이다. 이번 합작은 단순한 외자유치를 넘어서 우리나라 투신-증권업계에 글로벌 스탠더드를 접목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푸르덴셜로부터 컴플라이언스-리서치 시스템을 비롯한 모든 체계를 도입하는 한편 마케팅은 물론 금융상품(푸르메리카 펀드)의 국내 독점판매에 이르기까지 푸르덴셜 금융과 제일투자증권은 끈끈한 전략적 제휴를 이어나가고 있다.은행출신으로 증권사 경영을 맡은 데 대한 우려도 있었는데.은행에 오래 있었던 사람으로서 두 업종을 비교해 보면 증권사가 은행보다 훨씬 더 간단한 의사결정구조를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특히 영업과 관리에서 남다른 전통을 갖고 있는 씨티에서 10여년간 치열하게 지내다보니 자연스럽게 의사결정에 균형감각이 생겼다. 어차피 돈 버는 건 둘 다 마찬가지 아닌가.(웃음)사실 은행업무만 한 건 아니다. 다이너스카드 한국지사 대표도 했었고, 아테네은행 대표도 역임했다. 알다시피 유럽의 은행은 증권 보험 등도 영위하는, 소위 유니버설뱅킹시스템이다. 그러니까 사실 은행뿐 아니라 전 금융업종을 다 두루 거쳤다 할 수 있다.씨티은행 근무가 CEO 수업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는 건가.그렇다. 씨티에서는 뭔가 과업이 떨어지면 ‘어떻게 이 문제를 풀 건가’하는 자세로 일을 해내는 태도를 배웠다.요즘들어 ‘리스크매니지먼트(위험관리)’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데 씨티에서는 일찍부터 리스크매니지먼트에 대한 훈련을 시켰다. 사실 금융회사는 리스크매니지먼트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제일투자증권에 와서는 리스크매니지먼트가 제대로 갖춰졌다는 확신이 드는 일은 대부분 해당부서에 위임시켰다. 위임과 전결사항이 많아지니까 회사가 잘 돌아간다는 느낌이 있다. 지나치게 위에서, 특히 대표이사가 꼼꼼하게 챙기면 오히려 일이 더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직원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면.‘프루덴셜 유니버시티’란 이름으로 회사 내에 재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푸르덴셜의 재무관리사(Financial Planner)과정을 한국화한 것으로서 여기서는 고객들에게 어떻게 금융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건지, 또는 다양한 고객들의 요구에 어떻게 부응할 수 있는지 등을 가르친다.예컨대 예전에 은행에서 정기예금을 판매할 때와 주식형 상품을 팔 때 소구점이 달라야 할 것 아닌가. 이런 점을 단순히 기술적인 측면에서만 교육하는 게 아니라 직원들 각자가 FP 역할을 해낼 수 있을 정도로 전문화를 유도하고 있다. 푸르덴셜의 투자가 시너지효과를 내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또 앞으로 증권영업은 리서치와 전산투자가 좌우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만큼 이 분야에 대한 교육과 투자도 적극적으로 펼칠 생각이다.제일투자증권이 올들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는데.올해 제일투자증권의 전략적 목표는 ‘자산관리형 증권사로서의 기반강화’이다. 내부결속이 다져진만큼 다소 적극적으로 업무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이런 맥락에서 올초 동양투자신탁증권의 명동 청담점 등 5개 지점의 증권영업인력 40여명을 흡수해 전진배치했다.환경이 나빠진 지점은 폐쇄하고 영업거점에는 지점영업을 강화하는 방식의 구조조정을 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이해해달라.주가가 최근 조정양상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주가전망은.개인적으로 보면 우리 주식시장이 장기적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본다. 일부에서 얘기하는 대로 종합주가지수 1,200 아니라 1,500도 가능하리라 생각한다.우리 증시를 좋게 보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선 부채에 의한 성장이 끝났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회사에 필요한 자금을 이제는 직접금융시장에서 조달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또한 구조조정이 제대로 진행됨에 따라 국내 기업의 펀드멘털이 크게 호전된 점도 증시에는 호재다. 여기에다 국가 신용등급이 두 단계 도약, A등급에 올라 외국인투자자의 여력을 더 넓혀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