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비즈니스의 추락은 끝이 없는가.인터넷 산업의 불황은 2년여 동안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 그 종착점을 찾기 어려운 형편이다. 인터넷 기업의 대표 주자 야후는 올해 1분기(1~3월)에도 적자를 냈다.지난 2000년 4분기부터 6분기 연속 적자행진이다. 매출은 약간 늘었으나 적자 규모는 5,300만달러로 지난해 1분기의 1,100만 달러보다 5배 가량 많아졌다.이같은 인터넷 비즈니스의 침체는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인터넷월드 스프링(4월22~26일)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이 행사는 인터넷 서비스를 비롯해 솔루션, 네트워크, 데이터센터 등 인터넷과 관련된 모든 분야의 기업들이 참가하는 ‘인터넷 대표 전시회’. 인터넷 붐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2000년에는 참가 기업이 1,000개가 넘었고, 닷컴 붕괴가 시작된 지난해만 해도 500개를 웃돌았다.그러나 올해는 참가 기업이 150여개에 불과했다. 그것도 ‘스트리밍 미디어 웨스트’가 함께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스트리밍 미디어 전문 행사인 스트리밍 미디어도 예전에는 인터넷월드 못지않는 대형 전시회였다.전시회 규모만 줄어든 것이 아니었다. 내용에서도 인터넷 전문 행사라는 특징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통신회사나 컴퓨터업체가 대거 참가해 컴덱스와 같은 일반적인 정보기술(IT) 행사와 차별화되지 않았다.통신회사인 스프린트가 전시장 입구에 대형 차량을 갖다놓고 무선인터넷 등에 대한 홍보를 했지만 관람객들은 오히려 잿밥(스프린트는 예쁜 커피잔과 음료를 나눠줬다)에만 관심이 있는 모습이었다.그런 가운데서도 AOL과 리얼네트웍스의 부스에는 비교적 많은 관람객들이 몰렸다. AOL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와 리얼네트웍스의 신제품 ‘리얼비디오9’가 관심을 끈 것이다.이번 행사에는 e스트라이더스와 아라기술 등의 한국계 기업이 참가했다.한국 파이언소프트와 전략적제휴를 맺은 e스트라이더스는 파이언소프트의 전자상거래용 솔루션을 미국 실정에 맞게 수정, 이번 전시회에 첫선을 보였다.장원 e스트라이더스 사장은 “이번 전시회에서 NTT도코모 관계자를 만나 이 회사가 투자한 미국 베리오에 이 제품을 공급, 베리오의 데이터센터에서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소개했다. 아라기술은 인터넷 서비스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부하 분산 및 캐싱 솔루션 등을 선보였다.그러나 인터넷이 완전히 죽은 것은 아니다. 희망의 싹이 보이고 있는 것이다. e베이나 아마존, 프라이스라인, 페이팔 등 거래를 기반으로 하는 인터넷 기업들의 실적이 호전되고 있고, 닷컴 기업의 도산도 뜸해졌다. 웹머저닷컴에 따르면 문을 닫은 인터넷 기업은 모두 66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18개에 비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닷컴이라는 이름을 사용한 용감한 기업도 등장했다. 호텔 레저베이션스 네트워크는 최근 회사이름을 호텔스닷컴(Hotels.com)으로 바꿨다. 기존 기업명을 ‘닷컴’으로 바꾼 것은 최근 몇 달 동안 유례가 없었다.센던트가 설립한 온라인 여행사도 회사 이름을 트립닷컴(Trip.com)으로 지었다. 이런 추세는 ‘닷컴’에 대한 혐오감이 약해지면서 기업들 사이에 이를 의도적으로 사용하는 움직임이 형성되는 현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