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적 조직문화.포지션 역할 강조...'멀티플레이어'의미 되새겨 봐야
히딩크에 대한 각계의 찬사와 함께 그의 탁월한 리더십이나 조직운영 방식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조직문화 혁신에 관한 것을 빼놓을 수 없다.히딩크는 그동안 파벌주의나 권위주의라는 고질적인 병폐 때문에 경직돼 있던 대표팀을 새로운 운영방식으로 이끌며 분위기를 과감히 쇄신시켰다. 이는 바람직한 조직문화 형성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히딩크가 한국대표팀 조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었던 비결은 조직 내에 건설적 위기감(Construtive Crisis)을 조성하는 그의 탁월한 능력에 있다.히딩크는 처음부터 “어떤 포지션이라도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선수를 투입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이는 조직에서 선수들 사이에 선의의 경쟁을 유도해 선수들의 실력향상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 좋은 예라 하겠다.또한 히딩크는 한때 성적부진으로 비난의 화살을 받기도 했지만 “매일 1%씩 향상시켜 나갈 것”이라는 신념을 굽히지 않고 선수들을 독려해 선수들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았다. 리더의 신념과 구성원의 신뢰도 조직문화를 바꾸는 데 한몫 한 것이다.수평적인 조직문화 역시 히딩크사단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평소 조직 내의 의사소통을 강조한 히딩크는 감독이나 선배에게 묻고 따지라고 말해왔는데 이것이 결실을 본 것이다.연공서열이 아닌 경기장에서의 포지션에 따라 서로 역할을 지시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돼 유기적인 경기운영이 가능해졌다. 좀더 넓은 시야를 확보한 후배선수가 선배선수에게 역할을 지시해줄 수도 있는 것이 지금의 히딩크사단이다. 예전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히딩크는 입버릇처럼 멀티플레이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시 말해 다양한 위치에서 제 몫을 하는 선수를 선호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멀티플레이어라는 개념도 서로 위치를 바꿔서 하다 보면 더 좋은 기술이 개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수평적 조직문화와 연결된다.원래 수비수였던 선수가 공격수를 해봄으로써 수비수의 허점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선수는 허점을 보완하는 그만의 기술을 개발해 더 완벽한 수비를 할 수 있는 것이다.사실 조직문화는 조직의 오랜 역사와 함께 형성된 독특한 가치관, 사고방식, 행동양식 등 눈에 쉽게 보이지 않는 요소들로 이뤄져 있다. 따라서 쉽게 바뀌지 않는 속성을 갖고 있다.그래서인지 많은 기업들이 조직문화 혁신을 위한 노력으로 다양한 형태의 이벤트성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그다지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된다.이에 대해 조직문화를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학자들에 따르면 조직문화를 근본적으로 변혁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에 ‘건설적 위기감’(Constructive Crisis)을 조성할 수 있는 혁신적 마인드를 갖춘 리더의 능력발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