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사장은 우수한 인력을 바탕으로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된다면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그에 따라 우수한 인력이 따라오는 선순환 구조를 갖출 수 있도록 회사를 운영할 생각이다.“꾸준히 상위 30% 안에 들어가는 운용실적을 올리는 투신사로 키우겠습니다.”국은투신이 이름을 바꾼 랜드마크투신운용의 대표이사로 지난 6월3일 취임한 최홍 사장(42)은 “단기간에 승부를 내려 하기보다 매년 꾸준한 수익률로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회사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최사장의 이력은 화려하다. 서울대 경영학과와 대학원을 나온 뒤 87년 미국으로 건너가 컬럼비아대에서 파생상품 관련 논문으로 92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어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즈에서 차익거래를 주로 하는 파생상품 부문 전략담당을 95년까지 맡아 월가의 생리를 익혔다. 대우증권 파생상품 부장으로 영입되면서 한국에 돌아온 최사장은 랜드마크투신으로 옮기기 직전에는 미래에셋증권에서 리스크관리담당 임원을 역임했다. 그는 평소 경영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가 국은투신 인수작업을 벌이던 모건스탠리PE(사모펀드)측의 CEO 제의를 받고 흔쾌히 받아들였다. 최사장은 모건스탠리PE측이 국은투신 매수작업에 착수한 지난해 11월부터 정기적으로 접촉하면서 회사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밑그림을 그렸다. 회사이름도 최사장이 직접 작명했다. 역사의 이정표(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회사를 운영하겠다는 의지가 들어 있다는 설명이다.최사장은 “금융회사의 최대 자산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따라서 사람에 대한 투자를 무엇보다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강조한 대로 꾸준히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운용역과 그들을 지원해주는 조직의 힘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최사장은 요즘 직원들과 1대1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들이 원하는 게 뭔지, 지금까지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기 위한 자리다. 아직 면담이 완전히 마무리되지는 않았지만 최사장은 취임 후 첫 개혁조치를 내놓았다. 은행의 자회사로 지내던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완전 연봉제를 도입한 것이다. 은행식 문화에서 탈피, 자유경쟁체제를 강화해야 보다 나은 성과가 나올 것이란 판단에서다. 최사장은 “의외로 젊은 직원들 중에는 의욕 있는 사람들이 많아 적극적인 회사분위기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앞으로 새로운 인력도 계속 수혈할 생각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한국의 투신시장은 지속적으로 팽창할 수밖에 없고, 우수한 인력을 바탕으로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된다면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그에 따라 우수한 인력이 따라오는 선순환구조를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최사장은 마케팅전략도 원점에서 새로 짜고 있다. 상품을 판매한 뒤 상품운용이 어떻게 돼가고 있는지, 시장상황과 맞아떨어지고 있는지 등을 고객들에게 수시로 알리는 ‘통합마케팅전략’은 그가 큰 기대를 하고 있는 전략 중 하나다. 상품을 팔고 나면 그만이라는 관행에서 벗어나 결과보다 과정에 초점을 맞춘 개념이다. 그는 요즘 은행지점을 상품판매거점으로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랜드마크투신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전략을 구사할 예정인데 은행 고객들의 성향이 이와 잘 들어맞는다는 생각에서다.“외부는 물론 내부의 고객, 즉 직원들과의 신뢰구축이 회사발전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랜드마크호의 키를 잡은 최사장이 “3년 안에 예탁자산 10조원대의 투신사로 만들겠다”며 소개한 발전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