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빈 매케이가빈소시지 대표지난 6월6일 정동극장에서 열린 유니세프 주최 자선축제. 타튼 퀼트를 입은 한 영국인이 스코틀랜드 민속춤을 멋들어지게 선보였다. 이 영국신사는 손수 만든 영국식 소시지도 판매했다.슈퍼마켓에서 파는 일반 소시지와는 다른 전통 스코틀랜드 생소시지를 맛보기 위해 인파가 모인 현장에서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가빈 매케이(Gavin Mackay·63) 가빈소시지 대표.헤드헌팅 기업 유니코서치의 부사장이기도 한 매케이씨는 한국생활이 17년째다. 외국계 기업의 컨설턴트로 한국에 온 그는 고향인 스코틀랜드의 소시지를 늘 그리워했다.홍콩에서 생소시지를 직접 주문, 요리해 먹으며 향수를 달랬던 그가 소시지를 만들기 시작한 건 12년 전쯤이다.“90년에 홍콩 상점의 해외판매가 중단됐어요. 요리책을 보고 소시지를 직접 만들기 시작한 게 계기가 됐죠. 만든 소시지를 친구들에게도 나눠줬는데 반응이 무척 좋았습니다. 2년 전에는 영국에 가서 소시지전문가에게 비법을 전수받았어요.”그가 만든 소시지의 맛이 일품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각종 바자회와 크리스마스 파티, 영국대사관 가든파티에서도 음식을 소개하게 됐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그의 소시지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주라는 주변의 권유가 이어지자 지난해 5월 ‘가빈소시지’(02-396-0239)를 서울 평창동에 창업했다.“금방 지은 밥이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것처럼 바로 만든 소시지도 신선한 법이죠. 한국에서 몇 안 되는 최고의 돈육을 사용하기 때문에 맛을 보장할 수 있어요.스코틀랜드 정통 소시지부터 마늘, 김치, 파, 생강, 칠리, 허브를 넣은 소시지까지 다양한 메뉴가 준비돼 있습니다.”가빈소시지는 생산과 납품을 동시에 하는 레스토랑 겸 소시지공장이다. 평창동을 직접 찾는 고객에게는 스코틀랜드 분위기로 단장된 매장에서 ‘허니와 머스타드 소시지’ ‘김치 소시지’ 등을 제공한다.또한 서울을 비롯해 대전, 울산, 부산, 거제도 등 전국 각지에 소시지를 도매로 공급한다. 현재 오쿠우드, 부산 조선비치 등의 호텔과 OB파크, 레스토랑 겸 바 ‘축제’, 프랑스 레스토랑 ‘라브리’ 등에 가빈표 소시지를 납품하고 있다.그는 그룹 비틀즈도 받았던 대영제국훈장 MBE(Member of the Order of the British Empire)를 받은 바 있다. 음식문화 전파와 더불어 10살 때부터 익힌 스코틀랜드 전통 춤을 한국에서 가르쳐 온 그의 업적을 영국 왕실에서도 높이 평가한 것이다.“부드럽고 쫄깃쫄깃한 수제 소시지를 한국에서 먹어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요. 생소시지 전문 체인점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지난달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음식축제에서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했어요.소시지를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선 사람들에게 스코틀랜드 음식과 문화를 함께 맛보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