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공간에서 히트친 캐릭터는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맹활약한다.인터넷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만화영화 주인공이 캐릭터시장의 주역을 담당했지만 이제는 플래시 애니메이션이 캐릭터시장에 가세했다. 사이버 전사들의 오프라인 진출이 활발해진 것이다.대표적인 사례가 마시마로. 국적불명의 캐릭터가 국내 안방시장을 사로잡더니 이제는 일본과 해외시장까지 눈을 돌리고 있다. 놀랍게도 이 캐릭터는 국내 디자이너가 개발한 플래시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다. 봉제인형, 프린트 등으로 변신한 엽기토끼 마시마로 캐릭터가 벌어들인 매출은 올 한 해 1,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토종 캐릭터가 1년도 채 안 된 기간에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기는 처음이다.사이버 공간의 캐릭터는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것이 특징이다. 티셔츠, 학용품, 머그컵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이 가능한 데다 라이선스(사용료)만으로 앉아서 매출을 일으키는 특징이 있다.이 같은 산업적 특성을 간파한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은 캐릭터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진흥원은 최근 자금지원사업인 ‘캐릭터 현지어버전 제작지원’ ‘캐릭터 해외공동 제작지원’ ‘우수캐릭터콘텐츠 제작지원’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관련 23개업체를 선정하기도 했다.특히 디지털 애니메이션의 선도업체인 디지털드림스튜디오는 펭귄을 소재로 한 ‘페닝’을 개발, 하반기에 상품화할 계획이다. 인형, 스티커, 프린터, 롤러블레이드 등을 개발하는 동시에 PC게임과 플레이스테이션 등의 전용 게임도 공급할 계획이다. 캐릭터 사업의 공통점은 온라인이나 TV에 멈추지 않고 오프라인으로 뻗어나간다는 점이다.마시마로는 플래시 애니메이션에서 오프라인으로 진출한 사례. 반대로 상품캐릭터가 게임공간에 진출하는 케이스도 늘어나고 있다. 각종 상품 속의 캐릭터를 이용해 플래시 애니메이션, 만화, 게임 등을 만들고 수익구조를 다양화하는 시도가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동양제과·LGT 등 대기업도 개발 한창고래밥으로 유명한 동양제과는 고래밥 캐릭터로 PC게임 노란 고래 라두를 제작했다. 이 라두를 주인공으로 한 플래시 애니메이션도 선보였다.눈사람과 모니터를 결합한 LG텔레콤의 카이홀맨도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넘나드는 캐릭터다. LG텔레콤은 카이홀맨을 즐길 수 있는 플래시게임을 인터넷으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건전지 제조업체인 벡셀은 건전지를 상징하는 캐릭터 미니비를 이용한 게임을 준비하고 있다.사실 캐릭터 개발은 대중의 인지도가 좌우한다. 대중의 인기를 얻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수십억원의 광고비 투자도 불사한다. 이에 비해 게임이나 플래시 애니메이션 개발비용은 매우 저렴한 편이다. 저명한 인지도를 이용하면 부가효과를 거둘 수 있는 아이템인 셈이다.캐릭터를 개발하고 파생사업으로 진출하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게임이 성공하면 CD 제작 비용만으로 대박을 터뜨릴 수 있으며 오프라인 캐릭터와 상승효과를 거둘 수 있다. 4,000카피 정도의 게임은 업체의 마케팅 능력으로 손쉽게 초과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이다.이에 대해 캐릭터 개발업체는 “특정 캐릭터를 게임에 적용할 경우 소비자가 30분 이상 게임을 하기 때문에 제조사측의 메시지를 더욱 강력하게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국내 캐릭터 업계 관계자는 캐릭터시장 규모를 최대 1조원으로 추산했다.그는 “캐릭터산업은 2001년 현재 최소한 5,000억원 내지 1조원대로 추산되고 있다”며 “약 30%의 불법복제시장을 감안하면 그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캐릭터 자체만으로 4,000억원 시장이 예상되고 있다.그러나 국내 캐릭터시장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국내 캐릭터시장의 80% 이상을 미국의 디즈니, 일본 캐릭터가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키 마우스, 포켓몬 등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존재들. 애니메이션에서 시작한 할리우드 캐릭터와 일본의 상징물들은 세계시장에 족적을 남기며 달러와 엔화를 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이에 대해 디지털드림스튜디오의 김경철 이사는 “캐릭터산업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불법복제가 버젓이 시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또 다른 문제는 캐릭터산업을 산업의 한 축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 애니메이션의 부산물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결코 그렇지 않다. 캐릭터야말로 오히려 지식산업으로서 고부가가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산업”이라고 강조했다.상품개발권 확보위한 경쟁치열캐릭터 산업은 진화, 확대하고 있다. 토종 TV애니메이션 ‘큐빅스’는 PC게임으로 거듭나고 있다. 영실업, 지나월드, 아카데미 등은 큐빅스 완구를 제작하는 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큐빅스’는 지난해 8월 국내에 앞서 미국에 방영돼 시청률 1위를 기록한 만화영화. 40여 개 업체가 앞다퉈 상품 개발권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정도다. 한편 인터넷, 플래시 애니메이션, 완구 등 종합적인 개념의 캐릭터도 나오고 있다.팅구는 캐릭터 전문기업인 캐릭터랜드가 1년이 넘는 기간에 1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기획, 제작한 캐릭터다. 팅구는 이모티콘을 이용해 희노애락 등 500여 가지 이상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신개념의 캐릭터다. 캐릭터를 내놓기 전부터 캐릭터상품과 플래시 애니메이션, 게임, 웹카드를 미리 준비하는 등 시장을 조성하는 치밀함을 보였다.앞으로 이러한 캐릭터는 인기 연예인에 버금가는 인기를 끌 전망이다. 업체들도 스타양성에 초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캐릭터는 끊임없이 발굴하고 키워줘야 인기가 유지되기 때문에 캐릭터에도 연예계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접목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게임과 영화영화 <후아유 designtimesp=22491> 속 아바타게임 실제로 출시지난 5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게임 박람회 ‘E3 2002’에서는 영화를 바탕으로 한 게임들이 두드러졌다. 단순히 영화와 게임을 공동으로 마케팅하는 차원이 아니라 영화 속의 주인공이 게임에 직접 등장하거나 영화의 내용을 게임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맞게 국내에서도 영화를 바탕으로 한 온라인 게임이 7월 초 출시를 앞두고 있다.3D(입체) 아바타 채팅게임 ‘후아유닷넷’(www.whoru.net)이 바로 그것. 영화 <후아유 designtimesp=22496>의 제작사 디엔딩닷컴은 3D게임 개발회사 디지탈에이전트와 영화를 기획하면서부터 영화 후아유와 컨셉이 맞는 게임을 개발하기로 했다. 1년여 간 게임개발을 진행해 왔으며 영화개봉에 맞춰 3D아바타 채팅게임인 후아유닷넷을 공동 마케팅했다.영화 <후아유 designtimesp=22497>의 인터넷 사이트(www.whoru.co.kr) 게시판에는 영화 속 게임이 실제로 존재하느냐를 묻는 글들이 봇물을 이룬다.영화 <후아유 designtimesp=22500> 속 동명의 게임의 특징은 정밀한 화면. 젊은이들의 문화공간으로 대표되는 압구정, 대학로, 종로를 게임 안에 그대로 재현했다. 영화 속 게임의 아바타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2D의 조합형 아바타가 아니다. 8등신의 늘씬한 아바타가 3D공간으로 재현된 대학로, 종로를 걸어다닌다. 채팅창에 ‘하이’라고 입력하면 아바타는 무릎을 굽히며 인사하는 동작을 보이고 ‘푸하하하하하하’라고 입력하면 아바타는 뒤집어질 듯이 웃어젖힌다. 3D 아바타는 텍스모(Texmo:Text to motion)라는 감정 처리 엔진으로 문장입력에 따라 24가지 감정을 얼굴의 표정과 모션으로 표현한다. 게임의 주요 배경은 압구정동 거리이며 갤러리아, 스타벅스 등 젊은 세대들이 자주 찾는 공간들을 실제와 유사하게 만들었다.이효정 기자 jenny@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