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자동차메이커 계열 금융사를 통해 소비자들은 장기저리의 할부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요즘 GMAC에는 어떤 할부상품이 있는지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중이다.”(LG캐피탈 허병하 차장)현대차와 현대캐피탈이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상태에서 대우 쌍용차 등의 할부금융상품을 주로 취급해 온 LG캐피탈로서는 GMAC에 이를 빼앗길까봐 매우 초조한 상태다.GM계열 금융사인 GMAC는 대우캐피탈 인수를 통한 자동차금융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대우차를 인수한 GM은 이름을 GM대우오토앤드테크놀로지(GMDAT)로 바꾸고 9월께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금융사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대우캐피탈은 올 초 대우차와 함께 GM으로의 일괄매각이 추진됐지만 대우계열사에 빌려준 ‘브릿지론’이 불거지면서 GM의 인수대상에서 제외됐었다. 그러나 대우캐피탈이 구조조정을 통해 브릿지론 문제가 해결기미를 보이면서 GM이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됐다. GM은 론스타 등과 함께 대우캐피탈 인수 의향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 GM과 함께 삼성자동차를 인수한 르노 계열 금융사의 국내 설립도 가시화되고 있다. 현재 추진과정을 놓고 볼때 GMAC보다 르노계열인 르노크레딧인터내셔널 방크(RCI Banque)의 한국 자동차금융시장 진출이 빠를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RCI 방크는 자동차파이낸싱이 주 업종이다. 유럽에서 르노와 닛산자동차의 금융 부문을 맡고 있는데 유럽 17개국과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에 진출해 있다.RCI 방크는 올해 초 서울사무소 대표로 발루 알랭(Ballu Alain)씨를 파견했다. 그는 어시스턴트 1명과 함께 르노삼성 본사 건물에 작은 사무실을 마련해 일하는데, 아직 국내에서 인가를 내고 법인으로 출발한 것은 아니지만, RCI 방크에서는 한국 사무소로 여기고 있다. 이 회사의 공식 홈페이지는 “르노가 한국진출 첫해에 단일 모델로만 7만대 이상을 판매했다. 르노삼성모터스의 전망은 대단히 낙관적이다. 이에 따라 시장조사와 이 시장에서의 세팅업을 위해 대표자를 한 명 임명했다”고 밝히고 있다.RCI 한국사무소에서 알랭 대표가 주도하고 있는 시장조사는 이미 끝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독진출보다 은행이나 캐피털사 등 국내 소매금융사와의 제휴에 비중을 두고 추진 중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이미 하나은행에 조인트 벤처설립을 제안했으나 서로 조건이 맞지 않아 성사되지 못했다. 현재 다른 시중은행 한 곳 및 제2금융권에도 제안을 해 놓은 상태. 정식으로 법인이 설립되면 르노삼성자동차의 고객금융팀이 새로 설립되는 회사에 합류하고, 알랭 대표가 한국지사장은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GMAC와 RCI 방크 등 외국 메이커 계열사의 한국법인 설립에 대해선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김소림 한국자동차공업협회 부장은 “시장 메커니즘이 공급자 위주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금융 부문이 강한 GM이나 유럽시장에서 노하우가 많은 RCI 방크가 들어오게 되면 본사의 높은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국내 자동차 할부금리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고, 소비자들은 장기저리의 할부금융 서비스를 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국내 할부금융사들의 반응은 다르다. 현대캐피탈의 김건식 팀장은 “다양한 할부상품, 선진 금융기법 운운 하는데 연구를 해 본 결과 실제로 외국에도 그다지 특별한 상품은 없었다”면서 “자금력을 이용한 저금리가 위협 요소이긴 하나 최근 국내 할부금리도 많이 떨어져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