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자동차용품사업이 일본시장에서 대형 비즈니스로 급성장하고 있다. 소비불황에 길들여진 자가운전자들이 타이어, 알루미늄 휠 등 소모품을 중심으로 값싼 중고품을 선호하는 소비패턴이 뿌리내리면서 관련업체들이 힘차게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자동차용품 판매업체 중 일본랭킹 1위를 달리는 ‘오토백스 세븐’은 지난 4월부터 프랜차이즈 방식의 자회사를 설립, 중고용품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사업 시작 2개월 만에 점포를 3개로 늘린 이 회사는 직영점 4개를 포함해 내년 3월까지 모두 20개의 점포를 갖출 방침이다.판매할 중고상품의 약 90%는 일본 전역에 깔린 500여 오토백스 세븐의 점포를 통해 조달하고 있다. 신제품을 사러 온 고객으로부터 보상판매방식으로 사들이는 경우가 많지만 그냥 단품만 매입하기도 한다.오토백스가 거미줄 같은 점포망을 갖고 있는 덕에 중고품 구하는 데 애를 먹지 않는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오토백스는 차종별·점포별로 상품을 특화해 ‘어느 차종은 어느 점포에 가면 맞는 것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차별화전략으로 시장에 파고들고 있다.이와 달리 ‘오토 웨이브’는 기존의 자동차용품 전문점 내에 중고품만을 취급하는 매장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판로를 넓혀가고 있다.중고품 매입, 수리전문회사를 ‘에코 파크’라는 이름으로 지난 4월 별도 설립한 이 회사는 올 여름 안에 대형 중고품 매장을 선보이는 한편 4년 후 연간매출을 20억엔대로 끌어올린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중고용품을 전문으로 취급해 온 선발업체들도 신제품 전문업체의 공세에 맞서 몸집키우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중고용품시장의 파이어니어로 불려온 ‘업 개러지’는 이르면 연말까지 나스닥 재팬 주식시장에 기업을 공개한다는 목표로 준비작업을 추진 중이다.현재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일본 전역에 32개의 점포를 열어 놓고 있지만 이를 1년 후 두 배로 늘리기 위해 여기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업 개러지의 최대 강점은 10만여종에 이르는 중고용품의 매입가격을 체계적으로 데이터화한 방대한 정보네트워크에 있다.중고용품을 처분하러 온 고객 앞에서 컴퓨터 단말기만 몇 번 조작하면 즉시 공정하고 정확한 가격이 화면에 떠오르니 고객들이 깊은 믿음을 갖지 않을 수 없다.리프로덕츠 어소시에이트의 타이어 할인전문점 ‘오토 렛’은 현재 16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중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지난 3월 이후 문 연 곳만 3개점에 달하고 있다.특히 프랜차이즈점 중 2개는 주유소 한쪽에 병행설치해 운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야노경제연구소는 중고자동차용품시장이 급성장 페달을 밟게 된 이유로 소비자들의 알뜰심리를 가장 먼저 꼽고 있다. 빈약해진 호주머니를 절약으로 메우자니 저렴하면서도 당장 사용하기에 별 불편 없는 중고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다.중고전문업체들은 실제로 타이어, 카 내비게이션 및 알루미늄 휠 등 자가운전자들이 많이 찾는 용품을 신품과 별 다를 바 없는 것도 반 값 정도에 팔고 있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연구소는 승용차의 평균 사용기간이 2001년 사상 처음으로 6년을 넘어섰을 만큼 구두쇠운전자들이 늘어난 데다 부품교환 등 자동차 만지기를 취미로 삼는 운전문화도 깊이 뿌리내렸음을 지적, 중고용품시장은 고성장 페이스를 지속할 것이라고 진단했다.양승득·한국경제신문 도쿄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