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단말기를 삼성전자나 LG전자와 같은 대기업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벤처도 휴대전화 단말기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업체가 있다. 인터큐브(www.intercube.co.kr)가 그 주인공.작고 가벼운 것이 장점인 ‘카이코코’(Khai-coco)와 저렴한 가격의 컬러 휴대전화 ‘씨나인’(C-nain)을 개발해 대기업들이 독주하는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에서 ‘히트제조기’로 통한다. 다른 벤처들처럼 대기업에서 개발 솔루션을 얻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대기업에 개발 솔루션을 제공할 정도다. 덕분에 지난 97년 설립 후 해마다 100% 이상씩 성장했다.2000년 출시 6개월 만에 65만대가 팔려나가 ‘최단기간 최다판매’라는 기록을 세운 카이코코는 성냥갑만한 크기의 회로판에 모든 기능을 구현한 초소형 CDMA 단말기다. 과학기술부가 주는 장영실상도 받았다. 지난해 10월 내놓은 씨나인은 삼성전자, LG전자에 이어 국내에서는 세 번째로 개발한 컬러전화. 50만~70만원대였던 컬러 휴대전화 가격을 30만원대로 낮췄다.이 회사의 성공비결은 뛰어난 기술력과 똘똘 뭉친 맨파워에 있다. 강원희 사장을 비롯해 전체 직원 143명 중 119명(83%)이 연구개발자. 대부분은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 LG전자, 노키아 등에서 10년 이상 개발 경력을 쌓은 베테랑들이다.팀워크 또한 탄탄하다. 연구원들의 특성을 잘아는 강사장이 중심이 돼 분위기를 편안하게 잡아나가 상품화에 잇달아 성공하고 있다. 단말기 개발뿐만 아니라 ‘한글사랑’이라는 독특한 문자입력방식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출원한 지적재산권만 40개가 넘는다.기술력 못지않게 마케팅 능력도 만만찮다. 철저한 시장분석으로 소비자의 기호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노하우가 있다. 카이코코의 경우 10대 후반~20대 초반을 타깃으로 잡고 강렬한 빨간색을 사용, 목에 거는 액세서리로서의 새로운 휴대전화 개념을 탄생시켰다.비용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생산을 효율적으로 아웃소싱해 고정비용을 크게 줄였다. 이는 판매가를 낮춰 가격경쟁력에서 대기업을 앞지르는 계기가 됐다.매출액 증가추이만 봐도 이 회사의 성장잠재력을 가늠할 수 있다. 99년 87억원이었던 매출액이 2000년에는 192억원으로, 지난해에는 385억원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매출액 700억원 달성과 코스닥 등록을 목표로 잡았다. 해외에서도 인기다. 중국 쇼우신과 퀄컴한솔펀드로부터 31억원을 투자받기도 했다.또 지난해말 중국 CEC, 쇼우신 등에 60만대(1억달러)의 단말기를 공급키로 했다. 강사장은 “8~9월쯤 호주에 휴대전화를 공급할 예정”이라며 “현재 수출용으로 3종의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7월에 256컬러 휴대전화를 선보인 다음 하반기에 6만5,000컬러 휴대전화를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