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에서 솔루션까지' 못 파는게 없어...주식.보험중개인이 '원조'

“…경기 부천시 신앙촌 재개발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3부는 19일 재개발 공사를 맡은 기양건설산업의 브로커 역할을 한 김모씨(57)를 소환해 로비를 했는지 조사했다…”“허위 장애진단서 발급 브로커 검거…”“…부산지방경찰청 외사과는 17일 이웃주민의 여권을 사들여 중국 여권브로커에게 밀매한 혐의로 윤모씨(46)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최근 신문보도에서 찾아볼 수 있는 ‘브로커’의 모습들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는 브로커라고 하면 중간에서 뭔가 개운치 못한 일을 저지르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브로커의 대명사 주식중개인.88년 '큰장' 때 전성기를 누렸다. 주식시장 상황에 따라 천당고 지옥을 오간다.하지만 백과사전에는 브로커를 ‘독립된 제3자로서 타인간의 상행위의 매개를 업으로 하는 사람’이라는, 멀쩡한 직업인으로 정의하고 있다. 에이전트와 브로커가 자주 혼동, 혼용되기도 하는데 특정회사에 종속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에이전트와 차이가 있다.소위 ‘삐끼’라고 불리는 술집의 호객꾼들은 굳이 분류하자면 특정 술집에 고용돼 있는 에이전트에 속한다.브로커라는 단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인지 우리나라에는 직업으로서의 브로커가 정착되지 못한 면이 있다. 그래서 ‘진정한’ 브로커를 찾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또한 앞으로 이 같은 시장에 기회가 많다는 암시가 될 수도 있다.예를 들어 미국식 보험브로커라면 판매되고 있는 모든 보험상품을 고객에게 비교해줄 뿐만 아니라 이를 넘어 고객집단과 보험사 간에 보험요율까지 협상을 통해 가격을 조정해줄 수도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특정 보험사에 소속되지 않고, 제한적이나마 여러 상품을 취급하는 정도로도 중개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보통 ‘브로커’라 하면 가장 많이 떠올리는 것이 주식중개인이나 보험브로커다. 보험브로커는 13세기 무렵부터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해운이 발달한 영국에서 해상보험이 나타나면서 함께 출현한 것이다. 초기의 보험증권은 이탈리아어로 쓰여 있었기 때문에 이 시대 보험브로커의 임무는 이탈리아어를 영어로 번역하는 일이었다고 한다.이처럼 오래된 직업인 브로커의 역할은 시대에 따라 계속 바뀌고 있다. 요즘은 업종을 막론하고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활동하는 컨설턴트형 브로커가 각광을 받고 있다.기상천외한 브로커들도 수없이 많다. 특히 IT기술 발달과 함께 새로 생겨난 특이한 브로커도 다양하다. 홈페이지 도메인을 매매하거나 홈페이지제작 의뢰자와 대행자를 연결해주는 브로커는 오히려 고전에 속한다. 지적재산권을 거래하는 브로커도 있다.미국 헬로브레인 사는 인터넷사이트(www.hellobrain.com)를 통해 기술적 문제를 갖고 있는 사람들과 이를 해결할 솔루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연결한다.헬로브레인의 클라이언트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익명으로 사이트에 올리고, 그러면 여러 사람들이 지적자산을 팔기 위해 솔루션을 제시한다. 헬로브레인은 문제 해결에 개입한 정도에 따라 다양한 요율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