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크로싱의 파산신청에서 월드컴의 회계부정 파문에 이르기까지 미국 통신업계의 위기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시스코시스템즈를 비롯한 통신장비업계는 이미 2년 이상의 장기불황에 시달리고 있다.이같은 미국 통신산업의 위기를 초래한 주범은 바로 과잉투자인 것으로 지적됐다. 단기간에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졌으나 수요가 뒤따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는 지난 96년 통신법시행으로 통신시장이 자유화된 이후 지난해까지 통신망건설에 약 5,000억달러가 투자됐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이것은 미국 연방정부가 지난 50년 동안 고속도로 건설에 투자한 3,290억달러를 훨씬 웃도는 규모이며 단기간에 과잉투자가 이뤄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엄청난 통신업체의 파산사태를 몰고왔다”고 지적했다.가 통신서비스(이동통신 제외) 및 장비제조 분야의 116개 상장기업이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이 기간에 4,444억달러를 투자했다.이 투자액의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2,924억달러가 1999~2001년에 집중됐다.이들 투자는 AT&T, SBC커뮤니케이션스, 버라이존커뮤니케이션스 등 기존 통신업체에 의해 이뤄졌지만 통신자유화 이후 설립된 신규 통신업체인 퀘스트(250억달러), 레벨3(125억달러), 글로벌크로싱(72억달러), 윌리엄스 커뮤니케이션스 그룹(69억달러) 등의 투자규모도 500억달러를 웃돌았다.과잉투자는 통신설비에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통신 장비분야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도 러시를 이뤘다. 미국벤처캐피털협회(NVCA)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벤처이코노믹스가 공동으로 집계한 벤처투자 실적 머니트리에 따르면 벤처캐피털이 투자한 통신장비회사는 지난 96년 30개사에서 97년 42개사, 98년 62개사로 늘었다.통신장비업체에 대한 투자열풍은 통신산업 붕괴가 두드러진 지난해까지 이어져 34개사가 벤처캐피털의 자금을 유치했다.2001년 투자수익률 마이너스 82.8%지난 96년부터 지난해까지 벤처캐피털이 통신장비 업체에 투자한 금액은 무려 49억달러에 이르며, 약 절반인 22억달러가 2000년 한 해에 투자됐다.통신관련 기업들은 이 기간 중 주식시장에서 44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 역시 96년 42억달러에서 2000년 181억달러로 급증했다. 통신산업의 붕괴로 지난해에는 48억달러로 줄어들긴 했지만.통신업체들은 시설투자에 필요한 재원확보를 위해 막대한 돈을 빌려 부채가 2000년말 3,060억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다.그러나 통신업체 가운데 이익을 내는 기업은 5~6개에 불과할 정도로 경영실적이 나쁜 것으로 조사됐다.2001년 이들 기업의 투자수익률은 평균 마이너스 82.8%로 집계됐다. 심지어 뉴비주얼, M페이스 테크놀로지스 등의 투자수익률은 마이너스 1,000%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통신 업체들은 모두 40만명을 해고했으며 주식투자자들은 수조달러의 손실을 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