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전용 쇼핑몰 월매출 4,000만원 … 맞춤형 이유식 서비스 인기 끌어

“안녕하세요 전 22살 대학생입니다. 제가 보기엔 남성형 탈모 초기 단계가 어느 정도 진행 중인 것 같습니다. 오늘 여기서 탈모전용 샴푸와 린스를 주문했습니다. 신청한 제품 속히 배달 부탁드립니다.”“허리사이즈가 40인치의 35세 주부입니다. 임신 후 잠시 방치해 둔 몸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갑자기 몸이 불어서인지 제게 맞는 옷을 살 방법이 막막하더군요. 다행히 이 곳에서 필요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어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제품 부탁드립니다.”다름 아닌 인터넷 쇼핑몰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이다. 모두 규격화가 힘든 특별한 내용들이다. 대머리 대학생, 허리 40인치의 주부, 임산부, 성생활로 고개 숙인 남성 등.모두가 지극히 정상인이지만 사회에서는 여전히 ‘쇼핑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이다. 남들처럼 떳떳하게 쇼핑하지 못하는 심리적·육체적 원인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들만’을 위한 쇼핑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그러나 인터넷은 이 특별한 주문을 수용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넷 쇼핑몰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저렴한 가격과 폭넓은 제품군을 내세우는 대형 쇼핑몰과 달리 특정 소비자군을 대상으로 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들의 공통점은 해당 쇼핑몰 게시판에서 전문가와의 1대1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마련해 서로의 고민을 나누는 장을 열어준다. 무엇보다 익명성을 보장하는 것도 이런 인터넷 특화 쇼핑몰의 장점 중의 하나다.탈모치료제, 빅사이즈 의류 등 인터넷서 활개탈모 전문 쇼핑몰 해피메이커(www. happymaker.co.kr)에서는 마치 난쟁이 나라의 걸리버처럼 머리숱 많은 남성들이 오히려 외면을 당한다. 이미 탈모는 수많은 남성들의 관심사. 완벽한 발모제가 없듯이 탈모에 있어서는 ‘치료보다 치부’가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이곳에서 가장 잘나가는 품목도 바로 순간증모제. 스프레이처럼 머리에 뿌려 듬성듬성한 머리숱을 순식간에 까맣게 만들어 주는 제품으로 탈모가 진행되는 남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시중에서 선뜻 사기 힘든 제품들도 이곳에선 익명성을 보장받고 편안하게 구매할 수 있다.오픈한 지 5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월매출 4,000만원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또 매달 50%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이 사이트를 운영하는 신준철 사장은 “남성들이 많이 찾을 줄 알았지만 의외로 남녀비율이 반반이다”며 “외모에 민감한 20대가 많이 찾는다”고 밝혔다.빅투빅쇼핑몰(www.big2big.co.kr)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큰 사람을 위한 큰 옷’ 쇼핑몰이다. 허리사이즈로 34인치에서 58인치까지. 34인치 이하는 명함도 내밀지 못할 정도다.시중 백화점이나 의류상가의 기성복 코너에서는 찾기 힘든 옷들을 내놓고 있다. 처음엔 평범한 인터넷 의류 쇼핑몰로 출발했지만 대형(빅)사이즈 카테고리가 유난히 인기를 끌면서 아예 그쪽으로 특화시킨 케이스. 회원들은 단순히 쇼핑뿐만 아니라 쇼핑몰 내 커뮤니티를 통해 서로간의 애환과 정보를 공유한다.온라인에서 출발했지만 이런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지금은 오프라인 매장도 열었다. 한성철 인터넷 마케팅 팀장은 “앞으로는 빅사이즈의 사람들을 위한 속옷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왼손잡이 쇼핑몰(www.leftland.com)도 등장했다. 이곳에서는 오른손잡이가 오히려 ‘왕따’를 당한다. 왼손잡이용 야구 글러브, 가위, 기타 코드 등 평소 왼손잡이로 겪었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성인용품 사이트도 극성이다. 성인용품은 이미 인터넷 대중화와 함께 꾸준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대표적인 인터넷 쇼핑 상품.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꼼꼼히 살펴볼 수 있으며, 무엇보다 익명성을 최고의 장점으로 내세운다.하지만 이런 성인용품 쇼핑몰들이 불법 성인사이트들과 같이 매도되고 관련법규가 명확하지 않아 사회의 음지에 있는 게 일반적이다.또 대부분의 제품들이 밀수된 수입제품이다. 딴지일보의 경우 인터넷 성인 쇼핑몰 남로당(www.xddanzi. com)을 창설해 화제가 됐다. 이곳은 고급 수입제품부터 자체 생산하는 국산품까지 건전한 성인용품 쇼핑물을 표방한다.인터넷에서 또 하나 인기를 누리는 곳은 육아용품시장. 출산을 준비하거나 막 아이를 출산한 ‘엄마’들이 발품을 팔지 않고 마우스만으로 제품들의 장점을 비교,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쌩스맘(www.thanksmom. co.kr)이 대표적이다. 이곳은 예비 엄마들간의 커뮤니티와 풍부한 육아 콘텐츠들이 눈에 띈다. 전문가 어드바이스 코너에는 조회수만 1만페이지뷰가 넘을 정도. 제품 소개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주부들의 애로사항을 일일이 답변해 주고 있다.아기 이유식 쇼핑몰도 활개다. 기존 할인점이나 슈퍼마켓에서 팔고 있는 분말 이유식과 차별화된 맞춤형 이유식이 인터넷을 타고 급속도로 전파되고 있는 것. 아기의 체질과 건강을 고려해 조리한 맞춤 이유식으로 아기 엄마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아기21(www.agi21.com), 베베쿡(www. bebecook.com), 아기밥(www.agibob. co.kr) 등이 대표적인 업체. 영양사와 조리사가 직접 만든 이유식을 배달하고, 소아과 전문의의 상담을 제공한다.이런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사이트와 더불어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은 이른바 튀는 쇼핑몰. 지난해 최고 검색어로 인기를 누렸던 엽기도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엽기몰(www.yupgymall.com)의 경우 이소룡 체육복부터 에어리언 가면, 채찍, 족쇄 등 기존 쇼핑몰에서 볼 수 없는 톡톡 튀는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INTERVIEW 김용석 딴지일보 남로당 팀장“침실노동자 권익보호 앞장”‘본 남로당은 내숭과 가식의 구태를 청산하고 지역, 계층, 성별간의 상호불감증을 극복하는 선진 민주 성생활을 구현한다.’ <남로당 기본정책 designtimesp=22667>김용석 딴지일보 남로당 팀장(30)의 또 다른 애칭은 남로당 사무총장이다. 남로당(www.xddanzi.com)이란 최근 딴지일보가 내놓은 토털 성인 전용 쇼핑몰.카테고리들도 명랑완구연구소(성인용품 쇼핑몰), 진상조사위(성인사이트 비교), 화상교육위(성인물 동영상 제공) 등 그야말로 낯뜨거운 이름으로 나뉘어 있다. 상업적인 측면이 강하지만 ‘침실 노동자의 권익을 대변하는 혁명적 호색정당을 꿈꾼다’는 그의 설명처럼 그야말로 성인만을 위한 포털사이트를 표방한다.“성적 억압은 곧 창의성의 억압과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성인용 관련 시장이 자유롭습니다.”남로당의 탄생배경은 이채롭다. 올해 초 그가 인터넷에서 활개치고 있는 성인용품들을 비교하기 위해 직접 제품들을 사용, 분석한 ‘성인용품 체험담‘을 쓴 게 계기였다. 관련 시장을 알아보기 위해서 광주, 부산 등지를 돌아다니면서 국내 성인용품 업계의 현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성인용품들은 대부분 중국산입니다. 제대로 검증받지 못해 비위생적인 제품이 허다하고 사용설명서도 갖추지 않고 있어요.”이렇게 탄생한 남로당은 현재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명랑완구연구소의 경우 월매출액이 1,000만원 안팎이지만 증가 추세다. 최근에는 ‘메이드인딴지’란 이름이 붙은 성인용품 ‘부르르’를 출시했다. 고부가가치산업을 중국이나 일본 등 외국에 계속 뺏길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제가 여기에 몸담고 있어서 그런지 저를 처음 보는 분들은 이상한 시각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 또한 아직까지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성에 대해서는 지극히 평범한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