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당시 대대적 PR 펼쳐 효과 봐...사명 바꿔 종합가전업체 발돋움 '의욕'

“밥솥은 쿠쿠로 사세요. 기능도 다양하고 디자인이 예쁘잖아요. 압력전기밥솥이라 밥도 맛있어요.” 서울 테크노마트에서 가전총판점을 운영하는 김진배 사장은 방문객들에게 쿠쿠 제품을 추천하느라 바쁘다. 다른 매장에서도 전기밥솥을 찾으면 쿠쿠를 권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 같은 인기를 반영하듯 쿠쿠의 시장점유율은 올 상반기 45%에 달했다.LG전자에 전량을 OEM 방식으로 납품하던 쿠쿠홈시스가 독자브랜드로 나선 것은 지난 98년. 구자신 쿠쿠홈시스 회장(61·사진)은 IMF 외환위기 때 OEM 물량이 절반으로 줄어 공장가동까지 멈추던 날이 많았었다고 추억을 더듬었다. 구회장은 이때 독자브랜드 제품만이 살길이라는 일념에 쿠쿠라는 브랜드로 시장을 두드렸다.하지만 사정은 그다지 녹록지 않았다. 우선 출시 초기 브랜드 인지도가 절대 부족했다. 처음 두 달 동안 물건을 단 한 개도 팔지 못했을 정도. 하지만 부족한 브랜드 인지도는 과감한 마케팅 투자로 메워갔다.98년 당시 20억원이라는 돈을 광고에 투자한 것. 이런 과감한 ‘베팅’은 이듬해에도 마찬가지였다. 연간 50억원의 광고비를 책정해 방송, 신문, 잡지, 옥외광고 등을 대대적으로 실시했다. 결국 출시 1년 만에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98년 3.5%였던 시장점유율도 2000년 36.2%, 2001년 43.1% 등 가파르게 성장했다.국내 굴지의 가전업체인 삼성과 LG의 시장점유율을 합쳐야 40% 정도. 일본업체들이 1%에도 못 미치는 점을 볼 때 놀라운 수치다. 물론 이런 막대한 광고비를 투입할 수 있었던 바탕은 재무구조가 견실한 기업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철저한 현금거래 원칙도 여기에 일조를 했다.또 하나 이렇게 단기간에 공격적인 마케팅이 시장에 통할 수 있었던 원천은 바로 쿠쿠만의 기술력이다. 쿠쿠홈시스가 24년 동안 국내외 시장에 뿌린 밥솥은 1,000만대가 넘을 정도. 그만큼 품질과 디자인 등에서 쌓아온 노하우가 숨어 있다.또 단순히 밥만 하는 밥솥이 아니라 삼계탕, 갈비찜 등의 다양한 메뉴를 할 수 있는 기능을 내장해 소비자들을 끌어모았다. 구회장은 “밥솥 코팅기술은 전세계에서 일본 스모모토전기와 쿠쿠홈시스의 계열사인 성광화학 2개 업체만이 가지고 있다”며 “국내에서 팔리는 전기밥솥은 모두 성광화학에서 코팅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철저한 AS도 쿠쿠의 성장가도에 한몫 했다. 현재 50여개 서비스센터에서 소비자 불만처리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소비자 상담요원과 SVC반 24시간 대기, 서비스 후 만족도를 평가하는 해피콜 등. 소형가전으로서는 업계 최초로 가정방문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얼마 전에는 종합생활가전업체로 발돋움하기 위해 쿠쿠홈시스로 CI와 사명을 변경했다.우선 본격적인 브랜드 마케팅 강화와 함께 전기밥솥 중심의 생산구조를 앞으로는 생활가전 제품 전체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