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몰 네티즌들로 '북적북적'...장난감대여업도 성업중

장난감유통시장이 구조조정을 맞고 있다. 서울 용산 청계천 등지의 재래시장은 하강곡선을 그리는 반면, 인터넷몰, 할인점 등이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서울 용산에서 20년 넘게 장난감 장사를 해 온 정보근 사장은 최근 매출이 떨어지면서 깊은 시름에 잠겼다. 때문에 요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첨단장난감이나 키덜트 장난감의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이런 움직임은 서울시내 대표적인 장난감 재래시장인 청계천7가에도 그대로 불어닥쳤다. 이곳은 100여m 안에 30여개의 장난감가게들이 몰려 있을 정도로 국내 대표적인 완구시장이다.디지털보다 유아용 완구 중심인 이곳의 경우 특히 젊은 주부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이제는 지방 소매상들이 주고객이 되었다. 이곳에서 완구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기만 사장은 “예전에 비해 형편없지만 단골들 때문에 근근이 꾸려가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그렇다고 장난감시장 자체가 불황을 겪는 것은 아니다. 할인마트의 장난감매출은 급격히 신장하고 있다. 최준성 롯데마트 완구바이어는 “다른 품목들은 10% 정도의 신장세인 데 비해 장난감매출은 해마다 80~90%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며 “가격적인 메리트와 애프터서비스(AS)가 장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전했다.장난감 마니아 중심으로 인터넷 쇼핑몰 각광하지만 최근 계층을 불문하고 각광받는 장난감유통망은 인터넷 쇼핑몰. 인터넷은 유아용 장난감에서 최신형 RC모델까지 기존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훨씬 더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지난 9월 말 오픈한 멀티미디어 유아완구 전문 인터넷 쇼핑몰인 토토하우스(www.totohouse.co.kr)는 1세에서 9세에 이르는 유아와 어린이 대상 상품 수천여종을 갖추고 있다. 완구뿐만 아니라 책, 비디오, 기저귀 등 유아나 어린이에게 필요한 것이라면 없는 게 없다. 각 나이별, 테마별로 상품을 세분화해 소개하고 있고, 놀이완구부터 지능완구까지 다양하게 준비됐다.일부 인터넷 쇼핑몰은 장난감 마니아들의 ‘천국’이 돼가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가 토이매니아몰(toy.maniamall.co.kr). 이곳은 2,200만원짜리 어린이용 벤츠차, 3,900만원하는 경비행기 등 고가제품 외에도 각종 첨단완구들을 팔고 있다. 미니매니아몰(www. minimania.co.kr)은 미니캐릭터와 미니차들을 취급하는 장난감 쇼핑몰.17만원짜리 초합금 소재의 마징가부터 최근 유행하고 있는 피규어 제품까지 소형 첨단완구를 전문적으로 다룬다. 이런 첨단완구 외에도 얼리어답터족들을 겨냥한 쇼핑몰도 눈에 띈다.펀숍(www.funshop.co.kr)은 초소형 RC자동차와 같은 장난감에서부터 깜찍한 디자인이 눈에 띄는 디지털 카메라까지 구비하고, 성인들을 주타깃으로 삼고 있다. 인터넷에 첨단완구 마니아들이 모이는 이유는 무엇보다 다양한 정보를 서로 공유할 수 있다는 점. 대부분의 게시판에는 제품 관련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각종 첨단완구와 캐릭터완구가 봇물을 이루면서 인터넷 카페에는 이와 관련한 동호회가 활성화됐다. 첨단 애완견 아이로보 관련 인터넷 동호회는 10여개. 이들 첨단완구 동호회는 온라인상 정보공유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서로의 ‘애완동물’을 자랑하기도 한다.인터넷상 아이로보팬사이트를 운영하는 이일범씨는 “회원들이 10대부터 30대까지 다양하다”며 “오프라임 모임도 두 달에 한 번 정도 가지는 편”이라고 밝혔다. 아이들 장난감가격이 올라가면서 장난감대여점도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장난감아저씨의 경우 전국에 40개의 가맹점을 가진 대표적인 장난감대여업체. 가입비 1만5,000원에 월 회비 2만5,000원을 내면 수십만원대의 고가장난감들도 마음대로 빌려 사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토이키즈, 장난감대통령, 보물창고, 토이월드, 드림키드 등 수많은 업체들이 있다.중고장난감을 빌려주는 업체와 반대로 중고장난감을 사는 업체도 있다. 인터넷 쇼핑몰 ‘깔깔 마녀’(cokid.net)는 지난 8월 초부터 중고 어린이 용품들을 사들이고 있다. 물론 제품의 상태에 따라 차등을 두고 매입하고 있다. 수익은 사들인 물건들을 보수해 시중에 다시 팔면서 챙긴다.실제 엄마들이 아이들을 위해 장난감을 만들 수 있는 곳도 있다. 대표적인 업체가 테디클럽. 이곳에서는 곰인형 테디베어를 만드는 방법을 강의한다. 원명희 한국테디베어협회 회장은 “엄마가 직접 만들어준 곰인형이란 점 때문에 아이들이 좋아한다”며 “전국에 강사만 600명이 있고, 정식회원은 1만5,000명일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밝혔다.INTERVIEW/ 정동욱 토이매니아몰 사장“소니 아이보 못지않은 히트장난감 개발할 겁니다”“실생활에 접목되지 않는 첨단기술은 무궁무진합니다. 이런 아이디어들이 장난감들과 접목될 때 첨단장난감이 태어나는 거죠.”토이매니아몰을 운영하고 있는 정동욱 사장(34)은 쇼핑몰 이름처럼 자신도 ‘토이 마니아’다. 최근 최첨단 로봇 장난감까지 장난감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해박한 지식을 자랑한다. 첨단장난감에 담긴 개발배경과 그것에 숨겨진 첨단기술을 설명할 때는 진정한 마니아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최근 자신의 쇼핑몰에 선보인 3,900만원짜리 1인용 경비행기도 자신의 소장품 중 하나다. 집에는 갖가지 소형 첨단완구부터 고가의 무선비행기까지 첨단장난감들로 빼곡하다. 단순히 사 모으는 수집가가 아닌 실제 첨단장난감을 만드는 개발자를 자청한다. RC모델들은 스스로 개발, 제품화할 계획이다. 최근 그는 고무동력 비행기 기체 안에 리튬폴리머전지를 장착한 첨단무선조종비행기를 개발 중이다.정사장은 원래 항공대학교 항공운항과를 졸업한 파일로트 출신이다. 나중에는 교육훈련용 RC 비행기를 개발하는 데 뛰어들었다. 대공 발칸포 사격연습에 쓰이는 무선모형비행기 개발에 직접 참여한 것. 실물 비행기의 경우 한 번 이착륙할 때 500만~1,000만원이 들지만 무선조정비행기는 10분의 1도 안되는 수준으로 작전시 효율적으로 사용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그는 현재 토이쇼핑몰 외에도 전자상거래업체 21솔루션 사장, 국내 최대 RC사이트 자작천국 운영자 등 다양한 직함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쇼핑몰에 주력할 예정이다.“다시 본업을 되찾은 셈이죠. 단순히 인터넷 유통몰이 아닌 첨단완구 제작업체로 거듭날 겁니다. 소니의 아이보 못지않는 히트 상품을 개발하는 게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