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 신용카드 기능 대체하는 서비스 속속 나와, 모바일 결제 가능한 단말기 있어야

휴대전화 하나로 모든 경제생활이 가능한 시대가 열리고 있다. 휴대전화만 있으면 지하철이나 버스에 승차할 수 있고, 음식점이나 쇼핑센터에서도 현금이나 신용카드 대신 휴대전화로 결제하는 모바일커머스(무선상거래) 세상이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온 것이다.실제로 서울 강남에 직장을 둔 회사원 김진우씨(33)는 요즘 현금을 거의 갖고 다니지 않는다. 신용카드도 사무실 책상 서랍에 넣어버렸다. 별로 쓸 일이 없기 때문이다. 출퇴근의 경우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휴대전화로 결제한다. 예전에는 신용카드를 썼지만 지난달부터 휴대전화를 교통카드 리더기(인식기)에 대고 통과한다.점심식사도 회사 부근 식당에서 해결하고 역시 휴대전화로 밥값을 치른다. 휴대전화 결제가 가능한 식당이 많지 않아 불편한 점도 있지만 최근에는 모바일결제가 되는 단말기를 갖춘 곳을 자주 찾는다. 심심하거나 목이 마를 때 이용하는 회사 내 자판기도 휴대전화만 갖다대면 커피나 음료수가 나와 아주 편리하다. 결국 김씨는 휴대전화 하나로 대부분의 경제생활을 해결하는 셈이다.이처럼 요즘 우리 주변에서 휴대전화만 있으면 결제가 가능한 것은 한둘이 아니다. 신용카드는 물론 교통할인카드, 현금카드, 전자지불 기능까지 되는 서비스가 속속 보급되고 있기 때문이다.다만 이동전화사업자마다 서비스 메뉴가 약간 다르고 결제기능을 갖춘 휴대전화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선의 여지는 남아있다. 그럼에도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전화사업자들이 모바일커머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앞다투어 새로운 서비스와 시스템을 속속 선보이고 있어 본격적으로 대중화되는 추세다.먼저 SK텔레콤은 신용카드 기능 등이 들어간 스마트칩을 내장한 휴대전화를 이용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범실시 중이다. 칩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보안성과 확장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11월 말부터는 적외선 통신방식인 irFM(적외선금융결제)방식으로 상용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이에 앞서 지난 2월부터는 다양한 금융서비스와 NATE 쇼핑몰을 이용할 수 있는 모네타폰서비스를 하고 있다. 앞으로 휴대전화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고 연말까지 총 3만대의 리더기를 보급할 방침이다.KTF는 지난 상반기부터 휴대전화에 신용카드 정보를 다운로드받아 저장했다가 결제하는 서비스를 실시해 왔다. 이 경우 이용자 입장에서는 휴대전화 버튼만 누르면 적외선으로 카드정보가 전달돼 결제할 수 있다. 하지만 신용카드 정보를 다운로드받아야 하는데다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모바일 결제 전용 휴대전화 등장이런 점을 감안해 KTF는 최근 신용정보를 담은 IC칩을 휴대전화 뒷면에 끼워 신용카드 결제를 할 수 있는 모바일 지불결제전용 휴대전화(K머스폰)를 내놓았다. 이 제품의 특징은 하나의 칩에 신용정보를 모두 담아 적외선 통신을 이용한 irFM(적외선금융결제)방식과 라디오 주파수를 이용한 비접촉식 RF(무선주파수)방식으로 모두 결제할 수 있다는 점. 신용카드를 대체할 수 있는데다 보안성이 아주 뛰어나다.회사측은 앞으로 IC칩에 국제로밍, 은행, 증권계좌 정보, 개인신원 정보, 전자화폐, 멤버십 가능 등 다양한 정보를 저장할 계획이다. 아울러 KTF는 이미 유명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2000여곳의 가맹점을 확보했으며 연말까지 2만여곳으로 늘릴 예정이고, 11월 중 수도권 버스와 지하철 1~8호선에서 K머스폰을 사용하도록 할 방침이다.LG텔레콤은 지난 4월부터 국민카드와 함께 성남시를 대상으로 irFM 방식의 휴대전화 결제서비스를 선보였다. 적외선 방사기능을 갖춘 휴대전화에 신용카드 정보를 내장하여 버튼만 누르면 적외선으로 카드 정보가 전달돼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이 서비스는 성남시를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경방필백화점, 성남 하나로마트, 대한극장, KFC, TGIF, 스타벅스, 파크랜드, 토니로마스, 스파게티아, 베니건스 등의 전국 가맹점에서 이용할 수 있다.이와 함께 LG텔레콤은 전자결제 서비스도 내놓았다. 3,000여개의 유료사이트에서 전자결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휴대전화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019이지 패스’ 서비스도 본격 제공하고 있다.또한 자동판매기 결제 서비스도 도입해 자판기에 표시된 고유번호를 휴대전화에 입력한 다음 전화를 걸면 자판기 버튼의 표시 등에 램프가 들어오고, 이때 원하는 제품을 누르면 즉시 나오는 신개념 서비스도 실시 중이다. 올해 안에 휴대전화 결제가 가능한 자판기를 2만대 가량 설치할 예정이다.사용자 입장에서 휴대폰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일단 전용 휴대전화기가 있어야 한다. 기존의 모델들은 대부분 이런 기능을 갖추고 있지 않아 새로 구입하는 수밖에 없다. 가격은 기존 모델과 큰 차이가 없으며 40만~50만원 선이다.다만 기존 모델 가운데 칩을 내장할 수 있는 것은 부분적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예컨대 교통칩 내장 기능을 갖춘 모델의 경우 지하철이나 버스 등을 탈 때 결제할 수 있다. 또 일부 모델이지만 적외선 방출 기능을 갖춘 것이 있는데 이 역시 휴대전화를 통한 신용카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사용하기 전에 신용카드회사에 직접 찾아가 신용카드 관련 정보를 다운로드받아야 한다.또 하나의 문제는 신용카드와 달리 아직 휴대전화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이동전화서비스업체마다 가맹점을 늘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일부 업소만이 휴대전화용 리더기 등을 설치해 놓고 있다.또 시내버스나 지하철 등 교통 관련 결제 서비스의 경우 서울과 수도권에서만 이용이 가능한 점도 이용자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이는 지방의 버스회사나 지하철공사와는 이동전화서비스업체들이 아직 계약을 맺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돋보기 / irFM과 RF방식의 차이점현재 국내 이동전화서비스업체들은 휴대전화 결제와 관련해 적외선 통신을 이용한 irFM(적외선 금융결제ㆍInfrared Financial Messaging) 방식과 라디오주파수를 이용한 RF(무선주파수ㆍRadio Frequency) 방식을 쓰고 있다.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먼저 irFM은 가맹점 내에 있는 리더기(인식기)에 휴대전화의 금융정보를 적외선 포트로 보내 결제하는 방식으로 처리된다. RF는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교통카드를 이용하듯이 리더기에 직접 휴대전화를 대서 결제하는 방식을 말한다.KTF는 이미 이 두 가지 방식으로 모두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를 선보였고, 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조만간 irFM 방식의 서비스를 본격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