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근서울고속버스터미널 사장“지난 마라톤대회에서는 초반에 너무 무리해 좋은 기록을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꾸준하게 레이스를 유지해 기존 기록을 10분 이상 단축할 수 있었어요. 경영도 마라톤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최근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대 사장으로 재취임한 백남근 사장(58)은 마라톤 예찬론자다. 달리기 시작한 지 5년 안에 수십 차례의 마라톤 하프코스는 물론 풀코스를 3번이나 뛰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마라톤을 위해 뉴욕까지 건너가기도 했다. 지난 10월 춘천마라톤에서는 풀코스를 4시간10분 안에 완주하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백사장은 마라톤을 시작할 즈음인 지난 98년 사고를 당한 전임사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사령탑에 올랐다. 하지만 그는 단기적인 자리 채우기에 급급하지 않고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 꾸준히 추진해나가는 마라토너의 모습을 보여주었다.선진국의 버스터미널을 직접 찾아 벤치마킹을 하는 것은 물론 ‘이거다’ 싶으면 곧바로 도입했다. 터미널화장실 개조, 터미널 앞 문화공간 조성 등이 그의 작품이다. 특히 사원들의 서비스 정신을 높이기 위해 전사원을 1년에 두 번씩 삼성에버랜드, 철도 교육연수원, 아시아나 교육연수원 등에서 교육을 시키고 있다. 회사에 대한 소속감은 물론 자칫 소홀할 수 있는 대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다.“처음 이 곳에 왔을 때만 해도 직원들에게 주인 없는 회사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게 사실입니다. 그것을 불식시키기 위해 직접 터미널 내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직원들에게 무엇보다 주인의식을 심어주고 싶었던 것이죠.”그의 이런 노력으로 회사는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다. 부임한 지 3년 만에 영업이익이 무려 15배가 뛰었고, 해마다 10~20% 줄어들던 고객수도 지금은 매년 2~3% 증가로 반전됐다. 터미널 내 시설들의 리모델링을 통해 상가임대료와 부대사업의 수익성을 극대화한 것도 큰 힘이 됐다.“고객들이 만족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게 주효했습니다. 고객만족이 결국은 터미널 내 상가수익으로 이어진 것이죠. 상가임대료를 올릴 때도 상인들이 이해를 해주더군요.”요즘 백사장이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 중 하나는 터미널 본관 외에 별관을 새로 짓는 일이다. 별관을 통해 고속버스들의 터미널 진입을 용이하게 만들어 외부 교통개선은 물론 고질적인 주차난을 해소하자는 것. 터미널 내 정비고, 세차장, 기사숙소 등 낙후된 시설로 운영비가 가중된 점을 개선해 장기적으로는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그의 생각에서 나온 것이었다.“앞으로 선진국 못지않은 국제적인 고속버스터미널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남북 육상교류시대를 맞아 이에 걸맞은 터미널로 거듭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