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 조정 가능성 높아, 국내 시장도 단기적으로는 매물 소화과정 필요

올해 들어 미국증시는 호전된 일부 경제지표와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심리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주요 금융기관들의 올해 미국증시에 대한 전망도 우호적이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미국증시가 하락하긴 했지만 올해는 다소 다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즉 기업 이익의 회복세가 나타나면서 주가 상승세가 가능하리라 예상하고 있다. 또한 이라크전쟁, 북한 핵문제와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는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세에 제동을 걸고 있지만 이런 위험이 줄어든다면 미국증시는 완만하지만 꾸준한 경기회복에 기댄 상승세가 가능할 것이란 견해도 피력하고 있다.지난 4분기 기업 실적발표는 ‘기저효과’ 덕분지난해 미국증시의 하락 원인은 부정회계 문제, 과잉 설비투자의 거품 해소의 부진, 추가 테러 위협과 이라크전쟁 가능성 등으로 인한 위험증가로 요약할 수 있다.따라서 미국증시의 상승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기업실적의 개선이라는 주가상승을 이끄는 근본적인 힘이 가시화돼야 한다. 따라서 2002년 4분기의 미국 기업 실적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결론은 그리 좋지 않다. S&P500에 속한 기업의 4분기 실적과 다우지수에 포함된 30개 주요종목, 그리고 주요 IT기업의 분기별 예상실적을 살펴본 결과 미국 기업들의 4분기 실적개선의 이면에는 ‘기저효과’(Base Effect), 즉 과거 실적이 워낙 좋지 않았던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어 자칫 착시현상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 이외에도 미국 애널리스트들의 지속적인 이익전망치 하향 조정 등으로 인해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4분기 미국 기업의 실적발표는 미국증시의 상승동인으로 작용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또한 과거 실적전망 발표에서도 경험했듯이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는 분기말로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였고, 본격적인 경기회복 징후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향후에도 이러한 추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 때문에 투자자들이 기업의 실적 개선에 거는 기대감은 높아지지 않을 수 있어 투자심리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종합하면 미국증시의 상승을 이끈 동인이 경기부양책에 따른 기대심리였음을 상기해 볼 때 기업 실적의 비추세적인 징후는 주가 반등에 커다란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일부 미국 기업들이 ‘어닝서프라이즈’, 즉 예상보다 실제 실적이 높은 효과로 미국증시가 반등세를 보이더라도 이를 실적에 기초한 미국증시 전체의 상승기조로 해석하거나 추세적 상승세로 이해하기는 이르다고 판단된다.결국 미국증시의 상승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면 코스닥시장 역시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최근 무선인터넷, 디스플레이 등과 같이 작은 테마를 형성하면서 선별적으로 주가 상승이 출현하고 있는 업종이 있기는 하지만 지수 하락조정 가능성에 따라 후속 테마의 출현이 부진할 경우 단기상승 이후의 매물 소화과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따라서 최근 진행 중인 악재 희석과정이 출현하면서 리스크가 줄어드는 국면이 진행되기 전까지 당분간 보수적인 시장접근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