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 R 갈브레이스 지음/박기찬 옮김/생각의나무/2002년/495쪽/1만5,000원

이른 아침, 일간지를 받아들고 경제섹션을 꺼내든다. ‘글로벌 경쟁력, 글로벌 기업, 글로벌 경영….’ 과장을 좀 보태자면 글로벌이라는 단어를 하루 100번쯤 접하게 된다. 최근 들려오는 소식에서도 삼성은 2003년 그룹의 핵심방침으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설정했다고 하고, LG는 2003년도에 글로벌 경쟁시장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비를 늘린다고 한다.그렇다면 글로벌 전쟁에서 승리하는 기업이 되는 길은 무엇일까.조직설계의 권위자인 제이 R 갈브레이스 교수의 <글로벌기업 디자인 designtimesp=23372>은 바로 진정한 글로벌기업으로 가는 길을 안내해주는 책이다.저자는 수많은 기업들이 전세계를 대상으로 비즈니스 펼치려 하지만 기업들이 보유한 조직차원의 기술과 역량은 아직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수준이 못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세계화가 진전될수록 더욱 중요시되는 고객서비스의 단순화 작업은 오히려 복잡한 문제가 되고 있다.세계 각지의 고객들은 국경 없는 통합서비스체제를 기대하고 있지만 경영자들이 언어, 문화 등을 극복하고 이에 대한 해법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저자는 이처럼 세계화가 불러온 새로운 복잡성을 관리함으로써 기업이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위한 방안을 이 책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즉 글로벌기업을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지역적인 불확실성을 극복해야 한다는 전제하에 조직의 복잡성 관리가 기업의 장기적 관심사가 될 것이라는 게 저자가 말하는 핵심이다.불확실성의 극복은 일본 소니사의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전략의 예에서도 잘 나타난다. 아키오 모리타 소니 회장이 퇴임을 앞두고 전력을 기울인 글로컬라이제이션은 세계화와 지방화의 공존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러 나라를 상대하는 기업은 언어와 시간차, 문화와 정부 등 엄청난 복잡성에 부딪힐 수밖에 없어 조직 역시 복잡성을 띠게 되는 것이다.특히 최근에는 비즈니스에서 고려돼야 할 요소가 더욱 많아짐에 따라 복잡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따라서 글로벌 네트워크의 관리도 중요한 경영요소로 부각된다. 조직구조의 복잡성 관리뿐만 아니라 네트워크를 통한 복잡성 관리가 뒷받침돼야만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소니, 유니레버, IBM 등의 예에서 보듯이 유연한 네트워크의 관리는 기업이 많은 이슈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해준다.저자는 책 말미에서 가장 유력한 국제화 발전단계의 기업 유형이 단일민족에 의한 다차원 구조보다는 로컬 기업들의 가상군집 또는 전자군집의 형태가 될 것이라는 흥미로운 의견을 남겨두었다. NGO들의 세계화 반대 열기를 들어 미국의 코카콜라, 일본 소니의 워크맨 등이 세계적으로 판매되는 데는 성공했으나 세계화의 긍정적인 경제효과를 설득시키지는 못했다고 전제하고 있다.<글로벌기업 디자인 designtimesp=23387>은 글로벌사회의 특징인 복잡성에 대한 설명에서부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조직개편과 해외 파트너십, 기업의 공식 네트워크 관리 등을 총 14장에 걸쳐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경쟁력 있는 다국적 기업을 지향하는 그룹의 리더에게 글로벌기업의 A부터 Z까지 보여주는 해법서인 셈이다.다만 학자가 쓴 책답게 실용서라는 느낌보다 지나치게 교과서적인 느낌을 주는 것이 흠 아닌 흠인 듯하다.미국서평/The Global Political Economy of Israel이스라엘에 대한 정치ㆍ경제학적 분석서● 조너선 닛잔 외 지음/플루토/2002년/404쪽/24.95달러이스라엘 하면 떠오르는 생각은 무엇인가? 아마도 적대국들에 둘러싸인 위험한 나라, 고집스러운 유대교,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와 끝없는 무력대결, PLO의 자살특공대, 그리고 10억 인구 아랍과의 4차례 전면전에서 완승을 거둔 나라 정도일 것이다.한마디로 ‘작지만 매운 나라’라는 인식 수준에서 그치고 있는데, 사실 우리나라가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이스라엘을 중동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우방으로 간주했던 것을 아는가? 또한 그당시 우리나라 국민들이 이스라엘을 신화를 지닌 나라, 한국의 발전모델로 인식했던 것을 아는가?한국의 4분의 1도 채 안되는 땅덩이에 인구도 적은 소국이면서도 10배가 넘는 인구를 지닌 주변 아랍국가들과의 전쟁에서 항상 이겨왔고 우리보다 늦게 건국한 신생국가이면서도 황량한 사막에 선진국 수준의 경제발전을 이룩한 나라 이스라엘. 하지만 70년대 중반부터 한국의 건설회사들이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이라크 등 그들과 적대관계에 있는 아랍권 산유국들로 진출해 외화를 벌어들이면서 이스라엘은 우리의 시선에서 벗어났다.조너선 닛잔 교수가 저술한 는 그동안 잊고 지냈던 이스라엘의 정치, 경제, 그리고 세계화를 분석한 책이다. 이스라엘은 우리가 잊고 지냈던 기간에도 꾸준한 경제성장세를 바탕으로 현재 중동지역의 선진국으로 불리고 있으며 2001년에는 1인당 GDP가 1만2,452달러를 기록함으로써 세계은행에서 분류하는 고소득 국가군에 포함됐다.단순히 원유를 팔아 수익을 올리는 아랍 산유국들과 달리 튼튼한 산업 기반을 가지고 있으며 군수산업을 중심으로 발전, 전자 및 항공산업, 생명공학 등 세계 최첨단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책은 농업국가에서 시작해 현재의 첨단기술국으로 변모한 이스라엘이 끝없는 국내외 정치갈등 속에서 어떻게 현재에 이르렀으며 앞으로 어떠한 국가로 변모해 나갈 것인지를 예측하고 있다.저자가 바라보는 이스라엘의 미래는 무엇일까? 지난 세기를 돌이켜보면 이스라엘의 미래는 비록 발전을 하고 있지만 예전보다 더 불안정하다. 이스라엘 경제가 세계시장과 점점 더 밀접한 통합관계를 이루고 있지만 정치는 내부적으로 분열됐고 지역적으로 고립돼 가고 있기 때문이다.이 책은 건국과 발전사, 그리고 중동지역의 복잡하게 얽혀 있는 특수한 상황들을 하나의 유기체로 이해함으로써, 그리고 이스라엘 내부 자본주의의 형성과 발전, 통치계급의 변화, 그리고 세계화를 체계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오늘날 이스라엘과 미래의 이스라엘에 대한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있다.우리가 그동안 잊고 있었던 이스라엘에 대한 피상적인 이해를 넘어 본격적인 연구자료로서 유용한 책이다.최종옥·북코스모스 대표 jochoi@bookcosmos.com신간안내해리 포터의 과학로저 하이필드 지음/이한음 옮김/해냄/400쪽/1만2,000원세계 100명의 과학자들이 해리 포터의 마법세계를 파헤쳤다. 1부는 마법이 가능한가를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데 할애한다.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 수 있을까 등 얼핏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마법과 과학이 멋지게 만난다. 2부는 미신, 믿음, 마법과 같은 사고방식의 기원에 대해 탐구한다. 베스트셀러 <시간의 화살 designtimesp=23427> 등을 쓰기도 한 저자는 과학의 대중화에 관심이 많다고.오만한 CEO 비틀스래리 레인지 지음/강주헌 옮김/나무생각/280쪽/9,800원록밴드 비틀스를 ‘성공’이라는 코드로 다시 보는 책. 저자는 리버풀 출신 네 청년이 이뤄낸 성공은 천재적인 음악성의 산물만은 아니었다고 전제하고 다섯 개의 키워드를 통해 이를 분석한다. 결국 비틀스 성공의 핵심은 오만할 정도의 자신감. 존 레넌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비틀스가 세상에 전해준 메시지가 하나 있다면, 그것은 수영하는 방법을 배우라는 것뿐이다. 수영하는 방법을 배운 다음에는 힘차게 수영하라!”이코노미스트 세계대전망이코노미스트 지음/현대경제연구원 편역/한국경제신문/472쪽/1만5,000원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designtimesp=23440>가 매년 발간하는 세계전망서의 2003년판이 나왔다. 자유무역주의, 생명의학, 중동의 미래, 일본의 개혁, 아시아의 분쟁지역 등 관심사가 전세계를 아우른다. 필자의 면면을 보면 이코노미스트의 편집인들을 비롯해 <파이낸셜타임스 designtimesp=23441> <워싱턴 포스트 designtimesp=23442> 등 세계 유수 언론의 기고가들과 각 지역 언론 및 기업 대표 등이 참여하고 있다.나는 한번도 중국인에게 속은 적이 없다가나마루 겐지 지음/이정환 옮김/이비즈니스/248쪽/9,500원중국 비즈니스 안내서들이 범람하는 가운데 나온 이 책은 저자가 일본인이라는 점에서 특이하다. 저자는 친절하고 매우 구체적이다. 30년간 중국과 관계를 맺으면서 쌓은 노하우를 중국에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과 행동, 중국인에게 속지 않는 방법, 중국인과 충돌하지 않으면서 일을 추진하는 방법, 중국에 진출할 때 지역이나 개발구역을 체크하는 법 등으로 나눠 소개하고 있다.애널리스트 :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손노성호 지음/거름/392쪽/1만2,000원10년 경력의 증권 기자가 안내하는 애널리스트의 세계. 책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첫 대목에서는 증권 애널리스트가 어떤 직업인지를 설명한다. 무엇을 하는가, 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 하지만 이 책의 백미는 뒷부분에 있다. 바로 우리나라 대표 애널리스트 60인의 생생한 인터뷰로, 전부 읽고 나면 여의도 모든 증권사 리서치센터를 사랑방 삼아 분석가들과 한담을 나누고 난 듯한 착각마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