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ㆍ원룸ㆍ사무용으로 개조, 고정수입 창출 …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 급성장 예상

올해 부동산시장 기상도가 지난해와 다르게 흐릴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는 가운데 대체 수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건물의 성격과 용도, 모양을 통째 바꿔 부동산 가치까지 업그레이드시키는 리모델링도 그 가운데 하나.리모델링은 무분별한 재건축을 억제해 부동산가격을 안정시키고 자원낭비 등을 막는다는 장점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도 지원책을 서둘러 마련하고 있다. 게다가 부동산 가치가 보잘 것 없는 애물단지 건물을 리모델링을 통해 ‘황금거위’로 탈바꿈시킨 사례도 적지 않다. 리모델링 전문업체 리노플러스닷컴의 이미애 기획팀장은 “리모델링은 건물을 개보수한다는 물리적인 의미만이 아니라 건물의 성격과 용도를 포함해 특성까지 변모시키고 더불어 수익성까지 높인다는 뜻을 내포한다”고 말한다.25년 된 낡은 상가 고급음식점으로 ‘대변신’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홍인우씨는 지난해 가을 25년이 넘은 상가주택을 오리요리전문점으로 리모델링해 ‘대박’을 터뜨렸다. 죽은 건물을 순식간에 살려낸 케이스다.(오른쪽 상단 사진)기존 건물은 대지 105평에 연면적 48평 규모의 지하 1층, 지상 2층짜리 상가주택이었다. 너무 낡아 임대가 시원치 않았던데다 바로 옆 상가 역시 권리금도 회수하지 못한 채 비어 있는 이른바 ‘죽은 상권’이었다. 게다가 이곳에는 홍씨의 부모만 거주, 쓸데없이 남는 공간이 많았다. 홍씨 형제는 이곳을 대형식당으로 개조해 직접 운영해 볼 생각으로 리모델링을 의뢰했다.의뢰를 받은 수목건축은 이 건물의 입지가 중심상업지구는 아니지만 배후 인구밀집도가 높고 자동차로 접근하기 좋다는 점에 착안했다. 주변에 3,000세대가 넘는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는데다 1,000세대 이상의 아파트가 이미 입주해 있어 독특한 컨셉만 가미하면 가족단위 고객 끌기에 문제가 없으리라는 판단이었다. 또 인근에 숙박시설과 병원, 업무용 시설도 많아 직장인들 회식장소로도 인기를 끌 만하다고 분석했다.건폐율과 용적률을 최대한 활용, 리모델링 후 연면적은 총 179평으로 늘어났다. 건물 옆의 비어 있던 상가는 철거해서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지하층은 부모님이 생활하도록 주거용으로 꾸몄다.지상 1, 2층은 오리고기전문점으로 탈바꿈했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좋은 건강식이어서 가족단위, 직장인 고객 모두를 겨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깨끗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 전면 통유리를 달고 우아한 젠스타일로 외관을 살렸다. 실내는 베이지색 마감재와 원목을 활용해 산뜻하면서도 우아한 느낌을 주었다.리모델링비용은 증축을 포함해 평당 225만원씩 4억원 정도 들었다. 공사기간은 6개월 정도 걸렸다. 문제는 매출이 그만큼 올라야 한다는 것. 홍씨 형제는 개업 후 지역매체를 적극 활용하는 등 홍보에 주력해 개업 4개월 만인 현재는 한 달 매출이 7,000만원에 달할 정도로 기반을 잡았다. “1~2년 정도면 투자비를 충분히 회수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최근에는 타 지역에서 이름을 빌려달라는 문의가 쇄도해 프랜차이즈 창업도 고려하고 있다.리모델링 후 이 건물을 평가한 장대섭 감정평가사는 “투자비 4억원을 은행에 예치했다면 1년 이자가 현재 매출 대비 월 순수익 정도에 그치지만 리모델링을 통해 상당한 운용수익을 창출했다. 게다가 증축을 통해 부모님에게 넓은 새 집을 선사했고, 부동산 가치는 50%나 상승했다”고 말했다.무료 견적 서비스, 역경매 사이트도 등장이처럼 낡은 건물을 최신식으로 바꿔 부동산 가치를 상승시킨 사례는 많다. 주택을 사옥으로 바꿔 임대하거나 대학가 단독주택을 원룸으로 바꿔 월세수입을 확보하는 경우, 농가주택을 전원주택으로 개조해 가치를 높인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특히 리모델링은 신축에 비해 비용이 절반 정도에 불과하고 공사기간도 짧아 매력적이다. 통상 리모델링 평균비용은 주택의 경우 평당 100만원 선, 상가는 150만~200만원 선으로 잡는다. 공사기간은 3~6개월 정도면 충분하다.최근에는 리모델링업체들이 앞다퉈 무료견적서비스를 내놓고 있어 상호비교를 통한 선택이 가능하다. 수목건축(www.renoplus.com), 한국리모델링센터(www.remodeling.co.kr) 등은 리모델링 컨설팅부터 시공, 사후관리까지 지원하며 굿리모델링(www.goodremodeling.co.kr)과 리모델링114(www.remodeling114.co.kr)는 시공업체를 대상으로 한 역경매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현재 리모델링을 지원하는 제도는 지난해 5월 도입된 국민주택기금 대출제도가 대표적이다. 전용면적 25.7평 이하이고 사용승인 후 20년 이상이 경과된 공동주택을 집단으로 리모델링 할 경우에 한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가구당 3,000만원 이내에서 소요자금의 80%를 연 6%로 지원한다는 게 골자. 하지만 근저당이 설정돼 있는 경우 대출이 금지돼 있고 재건축을 억제하기 위해 낡은 아파트만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은 앞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경제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바에 따르면 국내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은 2020년께 50조5,000억원 규모로 급팽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2001~2005년에는 6조5,093억원으로 늘어나고 이후 5년마다 2배 이상 성장한다는 것. 이는 80년대 후반 주택 2백만호 공급계획에 따라 건설된 수도권 5개 신도시 아파트가 리모델링 시장 중심이 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