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억 6,000만화소의 화질로 아날로그 못지않은 선명도 자랑

“처음에는 아날로그 사진도 어느 정도 찍을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사업을 시작할 때 구입한 필름이 아직까지 남아 있을 정도로 디지털카메라만 사용하고 있습니다.”도경선 사장이 이끌고 있는 토브12는 국내 최초 디지털 전문 스튜디오라는 수식어가 따른다. 아날로그 사진 위주였던 광고업계에 디지털바람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대중 속으로 파고든 디지털카메라의 인기에 비해 광고업계에서 디지털 도입은 다소 소극적인 편이었다.기존의 아날로그 방식에 대한 맹신과 디지털 사진에 대한 인식부족, 초기 투자비용 부담 등 여러 장벽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사장이 이러한 기존의 ‘틀’을 과감히 깨고 디지털 촬영을 고수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실제 디지털사진의 경우 일분일초를 다투는 광고시장에서 시간절감이란 최대 강점을 발휘한다. 촬영, 현상, 스캔이 한 번에 이뤄지므로 촬영과 동시에 인쇄용 원고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대 1억6,000만화소의 화질로 아날로그 못지않은 선명도를 자랑한다.도사장이 디지털 사진 촬영을 구체적으로 생각한 것은 97년 일본에서 열린 한 IT박람회에서였다. 당시 그는 박람회에 전시된 프로용 디지털 장비들을 보고 비용, 시간절감, 선명도 등 모든 부분을 고려할 때 디지털 사진의 시장성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 고가의 디지털 장비를 구입해 처음에는 시간이 다급한 광고주들을 대상으로 서서히 파고들기 시작했다.기존 아날로그 방식에 익숙한 광고주들에게는 디지털 방식과 아날로그 방식으로 동시에 작업해 장단점을 비교해 보이기도 했다. 광고주들에게 호응을 얻으면서 장비를 구입한 지 두 달 만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했다. 이어 2001년 3월 본격적으로 법인을 설립해 현재 우리홈쇼핑, SK텔레콤, 현대홈쇼핑, 하이트맥주, 제일제당 등을 주요 광고주로 두고 있다.토브12의 강점은 단순히 디지털 사진 촬영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국내 대부분의 스튜디오가 오너 1명이 광고영업, 사진촬영, 스튜디오 운영 등을 모두 책임지는 개인 스튜디오인 반면, 이 회사는 모든 직원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전문성을 갖춘 기업형 스튜디오를 지향한다. 3명의 전문 사진작가들을 갖추고 영업, 촬영, 컴퓨터그래픽 등이 분업화돼 있다. 또 지난해에는 직원들의 맨파워를 강화하기 위해 한 달에 한 번씩 일본에서 디지털카메라 전문가를 초빙해 직원교육을 실시했다. 꾸준히 공부를 해야 사진도 잘 찍을 수 있다는 도사장의 고집 때문이다.서울 강남 신사동에 위치한 토브12의 스튜디오는 일반 광고사진 촬영이 없는 날이면 골동품 등 국내 문화유산을 촬영하느라 분주하다. 도사장은 “우리나라 70년대 풍경사진을 구하려면 외국업체를 통해 사야 하는 게 현실”이라며 “하루빨리 우리 것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따라서 평소에도 국내 앤티크 컬렉터들의 소장품, 국내 모델사진, 문화재 등 ‘한국적인’ 사진자료를 모으는 데 주력하고 있다. 향후 이런 ‘한국의 미’를 외국에 판매하겠다는 야심도 가지고 있다. 도사장은 “고객이 원할 때만 사진을 찍는 수동적인 스튜디오를 벗어나야 한다”며 “앞으로는 디지털 장비 렌털, 교육사업 등 다양한 수익모델을 만들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