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값 온스당 350달러 넘어, 일부 전문가 700달러 돌파 전망

화제의 리포트&애널리스트 / 김승식 삼성증권 증권조사팀장최근 주가움직임이 좋지 않다. 1월 초의 상승세를 비웃기라도 하듯 주가는 연일 약세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미국ㆍ이라크 전쟁과 북핵문제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와 더불어 미국의 주가 약세가 국내 주가의 발목을 잡는 큰 이유라고 진단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달러약세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전문가도 늘고 있다.김승식 삼성증권 증권조사팀장은 최근 <국제금값의 상승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designtimesp=23441>와 <달러약세가 증시 및 기업수익에 미치는 영향 designtimesp=23442>이란 보고서를 냈다. 접근방식은 다르지만 두 편 모두 ‘달러약세는 결국 국내 증시에 악영향’이란 결론을 내리고 있다.지난 1월10일 <국제금값… designtimesp=23450>이란 보고서를 냈습니다. 국제금값이 상승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국제금값의 움직임은 세계경제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금값 상승기를 분석해 보면 경제상황이 좋지 않을 때라는 공통점이 있죠. 70년대 이후 금값이 상승세를 보인 시기는 모두 세 차례입니다.우선 70년대 초반과 80년대 중반, 달러가 약세를 보일 때는 금값이 상승세였습니다. 또한 70년대 후반에도 금값이 크게 상승했는데, 이때는 인플레가 심각하던 때였습니다. 즉 금값은 달러가치가 하락할 경우나 인플레 우려가 있을 때 상승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최근의 금값 추이와 전망은 어떻습니까.최근 국제금값은 온스당 350달러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1월 초에 비해 30% 이상 올랐죠. 앞으로도 상승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듯합니다. 지난 연말부터 외국 애널리스트들을 중심으로 금값이 700달러 이상 오를 거라고 보는 주장도 늘고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는 최근 3년간 주식시장의 흐름을 비교적 정확히 맞힌 CLSA증권 크리스토퍼 우드 아시아지역 대표 투자전략가도 포함돼 있어요.금값이 오를 거라고 보는 근거는 무엇입니까.무엇보다 달러가치의 하락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금은 80년대 전만 해도 ‘통화’와 마찬가지였습니다. 달러에 대한 ‘대체통화’였죠. 하지만 이후에는 금을 통화의 한 수단으로 여기는 국가는 많지 않게 됐습니다. 금을 매각한 대신 달러보유를 늘려 나갔습니다.하지만 최근 달러 폭락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금이 다시 대체통화 역할을 되찾고 있습니다. 헤지펀드나 뮤추얼펀드 등이 위험관리 차원에서 금을 매수하고 있는 것입니다. 달러가치가 지금보다 더 하락한다면 일반투자자들도 금 매수에 나설 수 있습니다.이렇게 되면 금값은 더 올라가게 되죠. 주목할 점은 금값의 상승은 달러가치 하락을 예상할 수 있는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달러가치가 하락하기 전에 금값이 먼저 오른다는 점이죠. 최근 금값의 상승세는 이런 점에서 달러가치의 추가 하락을 점치게 하고 있습니다.그렇다면 달러가치는 왜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까.달러화는 올 초 이후 주요국 통화 대비 15%가 넘게 절하됐습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적자규모가 5%를 넘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대이라크 전쟁 가능성 등으로 미국증시가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달러가치 하락세가 이어지면 우리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칩니까.지난 1월10일 보고서를 낸 후 기관투자가와 외국인투자가로부터 하루에 10통이 넘는 문의전화를 받았습니다. 금값이 왜 달러화와 연동이 되는지, 앞으로 얼마나 더 상승할 것인지, 달러가치는 얼마나 더 하락할 것인지, 국내 수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습니다.1월16일에 <달러약세가… designtimesp=23476>이란 보고서를 발간한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보다 직접적으로 설명해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었죠.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달러약세는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나라는 수출의존도가 높기 때문이죠.이전에는 달러약세의 경우 엔화강세로 이어져 국내 수출업체에 긍정적 영향도 있었던 것 같은데요.과거에는 그런 등식이 성립했습니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일본 엔화는 반대로 강세를 띠었고, 이는 일본의 수출부진으로 이어져 경쟁국인 우리나라의 수출은 증가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원화는 엔화와 1대10의 비율로 일정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엔화강세는 곧바로 원화강세로 이어집니다. 수출기업에는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셈이죠. 따라서 미국과 중국 등에 대한 수출비중이 40%를 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감안한다면 앞으로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이하로 떨어지면 수출기업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달러가치 하락시기에 효율적 투자대안은 무엇입니까.원/달러 환율이 하락한다면 우선 달러부채의 보유비중이 큰 기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원자재의 수입비중이 큰 기업에도 수혜가 예상됩니다. 예컨대 환율이 1,250원에서 1,150원으로 떨어진다면 아시아나항공의 순이익 증가율은 5%에 이를 전망입니다.또한 환율이 급속히 떨어지면 정부의 내수경기억제책도 상당히 완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경우 그간 낙폭이 컸던 내수관련주가 수출관련주에 비해 초과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돋보기 / 달러 하락기, 어떤 업종이 유망할까항공·운수업종을 주목하라달러가치가 지금보다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면 어떤 투자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을까. 증시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이하로 하락할 경우 제조업을 중심으로 기업의 수익은 크게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특히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더욱 그렇다. 예컨대 연말 원/달러 환율에 대한 가정이 1,250원에서 1,150원으로 바뀐다면 수출비중이 높은 현대모비스의 순이익은 3%가 넘게 줄어들 것으로 삼성증권은 내다보고 있다. 또한 현대차, 기아차, 삼성SDI, 삼성전자 등의 순이익도 1~2% 줄어들 것으로 추정한다. 이에 최근의 삼성전자 등의 주가 약세를 이런 관점에서 풀이하는 시각도 등장하고 있다.반면 원/달러 환율 인하로 인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업종은 단연 항공운수업종이다. 삼성증권은 연말 원/달러 환율에 대한 가정이 1,250원에서 1,150원으로 바뀌었을 때 항공운수업종의 순이익은 150%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정유, 전기가스, 철강업종 등도 수혜업종으로 전망된다.종목별로는 아시아나항공의 순이익 증가율은 4%가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다음으로 한진해운과 대한항공 등 항공 및 운수기업의 순이익 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그렇다면 현재로서는 이들 업종에 속하는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유망한 셈이다. 반면 삼성증권 관계자는 “순이익이 증가한다고 주가가 꼭 오르리란 법은 없다”면서 “호재 및 악재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을 수도 있다”고 신중하게 투자할 것을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