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 전자메일 등 3가지 차단기술 특허출원...올해 70억 매출 목표

‘어제 잘 들어 가셨어요’ ‘부탁하신 자료입니다’ ‘오빠 연락 좀 줘요’ 등.최근 스팸메일이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다. 제목뿐만 아니라 발송수법도 점점 교묘해지고 있다.스팸메일 차단 솔루션이 설치돼 있어도 [광고]라고 적혀 있는 전자메일들이 버젓이 발송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스팸메일 발송자가 광고라는 문구를 HTML언어로 작성하면 실제 화면에는 ‘광고’라고 표기되기 때문이다.이런 스팸메일들은 개인들에게는 ‘짜증’을 주는 정도지만 기업들에는 메일서버 증설 등으로 이어져 막대한 비용을 야기시킨다. 실제 스팸메일로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은 연간 2조6,000여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모비젠(대표 이명규)은 이런 스팸메일을 원천봉쇄하겠다고 나선 벤처다. 현재 이 회사는 스팸메일과 관련해 3가지 기술을 특허출원한 상태다. 특히 사용자가 없는 전자우편주소를 활용해 스팸메일 발송자를 유인하는 방법은 이 회사가 자랑하는 기술 중의 하나.김형근 팀장은 “사내 가상의 전자우편주소를 인터넷 게시판 등에 올려 스팸메일 발송자를 유인하는 것으로, 이쪽으로 발송된 메일은 100% 스팸메일”이라며 “기존의 필터링이나 동일 본문을 확인하는 기술과 연결될 때 차단확률을 훨씬 높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이 회사는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KT의 메일 시스템을 통합하는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 프로젝트는 KT 산하에서 개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한미르, 하이텔, 메가패스 등 회원수만 2,000만명 이상인 메일 시스템을 단일 플랫폼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메일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또 지난해 말에는 중소기업을 겨냥한 ‘크레딧 메시징 솔루션’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기존 대용량 웹메일 시스템에 스팸메일 차단 기능을 비롯해 대량 메일 발송 시스템, 설문조사 기능 등을 갖춘 종합 메일 관리 솔루션이다.지난 2000년 3월 설립된 모비젠은 이동통신업체들의 통신망을 관리하는 업체로 출발했다. 현재 매출의 70% 가량도 이 부문에서 올리고 있다. 이명규 사장을 비롯해 임원진도 대부분 신세기통신, KT 등 통신업체 출신으로 탄탄한 기술력을 자랑한다.이사장은 “통신망 관리나 스팸메일 솔루션 모두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에 바탕을 두고 있다”며 “국내 이동통신업체들과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관련 기술을 하나씩 개발해 왔다”고 밝혔다. 기존 노하우를 바탕으로 앞으로는 이동통신 부가서비스 사용 요금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모바일 콘텐츠도 선보일 예정이다.사내 직원 36명 중 30명이 기술직인 만큼 사내 문화도 독특하다. 수익이 나면 ‘직원 30%, 주주 30%, 재투자 40%’라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또 자신이 가진 기술을 여러 사람과 공유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이 회사는 지난해 25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지만 순이익은 9억원에 이를 정도로 외형보다 내실을 추구한다. 앞으로는 단순히 통신망을 관리하는 업체에서 벗어나 네트워크에서 생성되는 수많은 정보를 관리하는 종합정보관리업체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이사장은 “이미 신규사업이 구체적으로 가시화돼 올해 70억원 매출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단순히 숫자상의 성장보다 기업가치를 올리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포부를 보였다.